산골학교의 스마트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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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학교의 스마트 축제
  • 김종성 충청남도교육감
  • 승인 2011.06.23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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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논산 벌곡면에 위치한 도산초등학교를 찾았다. 대둔산 자락에 위치한 조그만 산골학교로 한 때는 학생수가 적어서 폐교 직전까지 갔었다. 지방도에 접하고 있었지만, 대둔산 관광지 수락계곡 입구에 자리해 자연과 동화되어 있는 아담한 학교이다.

이러한 산골학교에 교육공동체가 함께하는 축제의 함성이 가득했다. 운동장 가운데에는 밸리댄스가 펼쳐졌다. 한 쪽의 승마장에서는 학생들이 말을 호기롭게 몰고 있었다. 비거리 30미터 정도의 골프연습장에서는 어린 학생들이 박세리 선수처럼 골프공을 목표점으로 날렸다. 운동장 둘레에는 우레탄 트랙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크고 작은 학생들이 보호헬멧을 쓰고서 S보드·IQ보드·M스키·킥보드를 줄지어 타고 달리는 장관을 연출했다.

실내 복도에는 모든 학생들이 그린 한국화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간혹 수준급의 화폭도 눈에 띄었는데 초등학생임을 감안할 때 일품(逸品)이었다. 족자로도 만들어 컴퓨터를 활용해 낙관을 찍어 놓은 모습이 제법이었다. 다목적실에는 모든 학생들이 검도 운동을 할 수 있는 용품이 비치되어 있었고, 음악활동을 위한 사물놀이 공연에 필요한 도구를 갖추고 있었다.

산골학교에는 우리교육청에서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체육문화예술 강화 교육이 실현되고 있었다. 1교 1스포츠, 1인 1악기, 미술전시회 참여와 관람이 스펙트럼 사이클처럼 주도면밀하게 추진되는 모습이었다. 미래 스마트사회를 주도할 인재육성을 위한 감성교육이 든든히 자리하고 있었다.

더욱 바람직한 모습은 이러한 교육이 선배들을 멘토로 해서 자연히 이루어지는 시스템이었다. 골프나 승마, 밸리댄스는 외지에서 나오는 전문강사가 가르쳐주고 있었지만 S보드, M스키 등은 선배들이 비법을 전수해 주는 대물림 교육이 이루어졌다.

교직원들의 교육사랑 열정도 돋보였다. 소규모학교의 몇 분 안 되는 선생님들이 도교육청에서 지정한 스마트학교 연구시범학교를 운영하고 있었다. 넷북과 아이패드를 활용한 스마트수업이 이루어졌다. 스마트수업으로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키워가고 있었다. 이는 학생들의 실력향상을 가져오고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높여줄 것이다.

이렇게 바른 품성과 창의성, 감성교육이 실시되는 학교에는 ‘왕따’라는 말이 없었다. 사이좋게 어울려 있는 교육공동체 틀 속에서 모든 학생이 가족 같아 보였다. 보육원 학생도 몇 있었지만 당당하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는 모습이 넉넉해 보였다. 돌봄이 필요한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도 개개인 맞춤식 교육으로 구제하고 있었다.

이제 40여명에 불과했던 학교는 90명으로 늘어나고 있었다. 며칠 동안만 하더러도 전가족이 이주해 서울 등에서 4명이 전입했다 한다. 남아돌던 교실이 이제는 모자라 걱정하게 되었다. 사교육이 있을 수 없는 산골 벽지지만 알찬 교육과정 운영으로 학생이 행복한 매력 있는 학교로 변화하고 있었다.

학교는 매력 있는 학교가 되어야 한다. 우리교육청에서는 매력 있는 학교 만들기 정책을 강력 추진하고 있다. 이는 학교 구성원이 학교 특성에 맞는 매력포인트를 설정하고 이를 특화시켜 나가는 것이다. 학교의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이제 도산초등학교는 똑똑한 학생들과 매력 있는 선생님들이 스마트한 축제를 만들어가며 행복한 교육마당을 열어가고 있었다.

앞으로 사회는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스마트사회로 바뀐다. 스마트사회에 적응하고 주도해 나갈 인재를 키우기 위해선 학생들에게 바른 품성과 창의성, 감성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교육청에서는 학생들의 바른 품성을 키우기 위해서 바른 품성 5운동을 확산해 나가고 있다. 창의성을 길러주기 위해서 학력증진 프로젝트를 전개하며 독서와 신문읽기, 쓰기와 캠프활동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영어 교과서 외우기도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제 교과서 영어문장을 외우는 소리가 학교와 가정에서 들리고 있다. 학생들은 외운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창의성을 길러 나갈 것이다. 또한 감성교육을 위해선 문화 예술 체육교육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50년 전의 유년기 시절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그 당시는 방과후학교 교육이나 사교육이라는 단어가 없었다. 먼 거리를 걸어 다니랴 주중에는 놀 시간이 없었고, 휴일이나 방학 때 연날리기, 팽이치기, 얼음지치기, 자치기, 땅뺏기 놀이를 하면서 지냈다. 지금은 미래의 꿈나무들이 체계적인 교육과정 속에서 스마트사회를 주도할 인재로서의 바른 품성과 창의성, 감성을 키워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학생들이 좋은 교육을 받아서 세계를 경영하는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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