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아엎는 배추밭, 무너지는 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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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아엎는 배추밭, 무너지는 농심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1.11.2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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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 전역 산지 폐기 물량 5100여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값이 폭락하자,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하고 있으며, 이에 농협이 나서서 폐기처분을 하고 있다.
농협충남지역본부는 지난 22일 무·배추값 폭락 현상을 진정시키기 위해 올 계약재배 물량을 산지에서 폐기처분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3.3㎡당 (평균 10포기) 5000원에 거래되던 배추값이 200원 이하로 폭락해 농민들이 수확을 포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급조절을 위해 농협이 계약재배한 배추를 산지에서 폐기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수매 및 폐기 대상은 홍성, 예산, 서산 등 도내 무와 배추 주산지 12개 농협에서 계약 재배한 것으로 모두 6100여 톤이다.
수매 가격은 농림부에서 정한 최저보장가격으로 배추는 kg당 70원, 무는 kg당 60원이며, 농협자체자금을 투입한다.

충남농협 관계자는 “올 가을 무·배추 작황 호조로 값이 크게 떨어져 추가 하락을 막으려면 수급조절이 필요하다”며, “당초 약정된 생산비를 보조해 주고 폐기처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산지 출하 무·배추 값은 5톤 차량 기준 110만원과 130만원 선으로 지난해의 절반 이하로 폭락한 상태이다.

한편 군내 최대 배추생산지인 은하면에서도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화봉리 배추밭을 마지막으로 약 6000평에서 재배된 70만 포기의 배추를 산지에서 폐기했다. 광천농협 은하지점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에 폐기된 배추 물량은 농협과 계약재배를 체결했던 농가 중 약 60%에 해당하는 규모”라며, “보조금은 300평당 60만8000원에, 평당 608원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농협중앙회 홍성군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은하면을 포함한 홍성군 전역의 산지 폐기 물량은 5100여톤이며, 이는 당초 홍성군농협이 산지폐기물량으로 신청한 59만2723㎡ 중 60%인 36만4763㎡ 면적에 해당하는 수량으로, 보조금 평균액수는 배추의 경우 300평당 60만 8000원, 논은 58만 8000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농협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재배 면적이 늘었고 날씨까지 좋아 올해는 김장배추값 낙폭이 더 커졌다”며, “정부가 생산량 조절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개입이 없을 경우 도산하는 농가가 속출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 당국 역시 지난해 가격폭등에 따른 기대 심리가 커지면서 올 들어 재배면적이 크게 늘어난 것이 이번 배추값 폭락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다음주 중으로 배추 주산지인 강원도와 전남도에서 본격적인 출하가 시작되면 가격은 더욱 떨어질 전망이다. 은하면에서 배추를 재배하는 농민 김모(56) 씨는 “배추 가격 파동을 겪었던 지난 해에도 배추값은 350원대였는데 올해는 250원대여서 피해가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최근 농산물 도매시장에 출하되는 배추가격이 1망(3포기)당 1300~1500원으로 포기당 출하가격이 500원 이하이다. 하지만 망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차량운임 35만원, 작업비 35만원, 망값 14만원 등 작업비용만 84만원이 소요돼 1포기당 최소 850원은 받아야 적자를 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농민들은 매년 반복적으로 널뛰기하는 배추가격 파동의 재현에 대해 재배면적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등 가격 안정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편 농협과 홍성군 관계자는 “올해 풍부한 일조량 등으로 배추 작황이 좋아지면서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폭락사태가 나타났다”며, “산지 폐기처분을 통해 가격안정을 유도하는 한편 배추 팔아주기, 김장 한포기 더 담그기 등 범국민 소비촉진 운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농협중앙회 홍성군지부에서는 군내 각 기관단체를 대상으로 ‘배추·무 팔아주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갈산농협을 통해 배추 한 포기당(2.5kg) 1000원, 무는 개당(1kg이상) 800원, 절임배추를 20kg에 2만6000원 가격으로 판매·배달하고 있음을 홍보하며, “배추·무 가격의 폭락으로 인해 관내 생산농업인의 고통이 무척 크다. 농업인의 고통을 일부 덜어주기 위해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니 관내 기관단체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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