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값 폭락 … ‘축산농 빈사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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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값 폭락 … ‘축산농 빈사 상태’
  • 최선경 편집국장
  • 승인 2012.01.1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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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한 한우값 안정화 대책 필요


소는 청와대가 키워라!
한우가격 폭락에 성난 전국의 축산농민들이 한우를 정부에 반납하는 대규모 상격투쟁을 벌이려 했으나 경찰의 저지로 무산됐다. 전국한우협회는 지난 5일 청와대 앞 서울 청운동사무소에서 ‘한우 말살 정책 저지와 쇠고기 빅딜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한우 2000여 마리를 청와대에 반납하는 시위를 할 예정이었으나 경찰력에 가로막혔다.

전국한우협회는 성명을 내어 “지난해 12월 한우 암소 송아지 가격은 92만 1000원을 기록해, 지난해 평균가격 217만 4000원 대비 57%나 하락했으며, 600kg 큰소(수소)는 지난해 평균가격 533만 7000원 대비 40%하락, 319만 3000월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농민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대책은 마련하지 않고 한우산업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정부를 규탄하며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소를 키워야 체계적이고 경쟁력 있는지 청와대가 직접 보여달라”

축산농가, 농협 한우대책에 ‘현실성 없다’는 반응
농협이 지난 12일 한우 암소 도태자금을 추가 확보해 암소 10만마리를 감축하고 목우촌을 통해 위탁 사육하는 한편 육우송아지 5800마리를 구매해 요리를 개발키로 한 것과 관련, 축산농가는 근본대책이 빠진데다 현실성도 떨어진다는 반응이다.

전국한우협회 강원도 변경현 지회장은 “최근 석 달간 농협중앙회에서 한우를 판매한 것이 1600마리에 불과한데 어떻게 10만마리를 소비할 수 있겠냐”며 반문하는가 하면 한 축산 농민은 “농민은 한우 암소 도태 장려금을 현행 5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 중인데 농협은 이를 무시하고 도태량만 늘리려 한다”고 지적했다.

홍성군, 소값 안정화대책 추진
홍성군이 축산농가의 어려움 해소를 위한 소값 안정화대책 추진에 나섰다. 군에 따르면 가축시설현대화를 지원하는 한편, 3억 6900만원을 들여 우수정액 지원사업을 펴고, 8억300만원을 투입해 청보리 등 사료작물의 재배를 지원하고, 한우 초음파 진단료 지원에 3000만원을 투입하는 등 한우사육농가의 생산비 절감을 위한 지원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한우가격 하락에도 고급육은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적기 때문에, 고급육생산 농가에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등 시장차별화 정책을 벌여 장기적으로 지역 축산업가격 안정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우량암소 개량사업에 2000만원을 투입해 저능력우의 도태를 유도하고, 각종 지역행사에 한우의 직거래 판매를 활성화시키고, 할인판매를 통해 한우소비를 늘리는 한편, 설을 앞두고 홍성한우를 명절선물로 적극 홍보하고, 활용토록 유도해 한우소비 촉진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작년부터 군에서 추진해 왔던 매주 금요일 ‘한우고기 먹는 날’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참여 기관을 확대토록 요청하는 등 한우소비 촉진 운동을 더욱 강력하게 펼칠 계획이다.

축사 볼 때마다 억장 무너져…사료값은 천정부지
심장보 결성지회장(엄지농장 대표)은 “얼마 전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소값 하락과 관련하여 소 수매요구는 일체 수용하지 않을 것이며 소를 끌고 올라오는 행위에 대해 해당 농가에 구상권 등 패널티를 부여하고 구제역이 발생할 경우 이를 막지 못한 지자체에 예산 삭감 등 강도 높은 조취를 취하겠다고 밝혔는데 축산농가의 현실을 전혀 모르는 발언이다. 현 MB정권은 해도해도 너무 한다. 한미 FTA 대책은 차치하고라도 당장 반토막 난 소값 하락으로 소를 키울수록 생산비를 못 건져 빚을 지고 도산하고 있는 축산 농가를 좀 봐 달라. 청와대와 재정부가 한우를 키우고 있는 우리 농민들을 버렸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소 한 마리 출하할 때마다 100만원 이상 손해”
심성구 전국한우협회 홍성군지부장은 현재 축산농가의 실상에 대해 “번식우와 비육우를 나눠서 봐야 할 것 같다. 번식우의 경우 송아지 한 마리를 생산하는데 최소 170만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된다. 그런데 지금 송아지 가격은 좋은 것이 120만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현재 출하되고 있는 비육우의 경우 송아지를 입실시킬 때 250만원 이상을 주고 구입한 것이며 2년 동안 비육하는데 비용이 350만원이 든다. 지금 비육우의 평균 가격이 500만원 정도다.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축산 농가는 그나마 폐사라는 마지막 결단이라도 내리겠지만 50두 이상 축산 농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현재의 어려움을 이겨 나가기 위해서는 정부의 특단의 조치와 함께 축산인들도 변해야 한다. 적정 사육두수 유지야말로 가격 안정의 기본 조건이다. 정부는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처방전을 빨리 내놔야 할 것이다”라고 답답한 심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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