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들이 만든 홍성의 유일한 첼로 동아리 ‘첼로포에버’
상태바
아마추어들이 만든 홍성의 유일한 첼로 동아리 ‘첼로포에버’
  • 황동환 기자
  • 승인 2019.11.30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실용음악과는 다른 정통 클래식을 맛볼 수 있는 곳
말총꼬리 마찰력이 내는 저음의 풍성한 소리가 매력
홍성문화원이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하는 제2회 생활문화동아리 문화제 공연 준비를 위해 연습 중인 ‘첼로포에버’ 동아리 강사와 회원들.
홍성문화원이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하는 제2회 생활문화동아리 문화제 공연 준비를 위해 연습 중인 ‘첼로포에버’ 동아리 강사와 회원들.

“홍성의 첼로동아리는 첼로포에버가 유일무이하다. 동아리가 없던 몇 년 전에는 홍성에서 첼로를 배우려면 개인레슨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할 수 없이 보령까지 배우러 다녔으나 홍성 사람이 보령까지 가서 배운다는 것을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홍성문화원에 첼로반 개설을 부탁했고, 다행히 문화원이 호응해줘 홍성에서도 드디어 첼로 동아리를 시작할 수 있었다.”

올해 홍성문화원의 생활문화동아리 지원 대상에 선정되면서 동아리 운영에 약간의 숨통이 트인 ‘첼로포에버’에 처음부터 합류했던 한 회원의 말이다.

작년 2월에 결성한 첼로포에버. 많을 때는 회원이 12명이었는데 현재는 9명으로, 공연무대에 선다. 행사나 축제 공연에 참여하면서 연주 실력을 키우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한다.

임인빈 동아리 회장은 “현악기가 쉽지 않다. 적어도 6개월 이상은 꾸준히 연습해야한다. 첼로는 악기크기가 작지 않아 휴대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것도 첼로에 쉽게 접근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 원래 바이올린을 켰다. 예전에 베토벤바이러스라는 드라마를 봤는데 극중에서 중년의 여인이 켜는 첼로에 반해서 눈을 돌리게 됐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차 첼로의 저음이 내는 매력에 빠지게 됐다”고 본격적으로 첼로를 잡게 된 계기를 설명하면서 “쉽지 않다”고 고백한다.

동아리 강사로 활약하고 있는 신영빈 선생의 말로는 첼로포에버가 홍성에서 유일한 첼로동아리이기도 하지만 전국적으로도 아마추어들만으로 구성해 첼로 동아리를 만든다는 것이 드문 경우라고 한다. 무엇보다 첼로 악기 자체도 크기 때문이다. 동아리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기쁜 일이라는 것이다.

“첼로는 바이올린과 같은 가족이다. 바이올린이 먼저 만들어졌다. 비올라, 콘트라베이스 등의 악기들과 가족이다. 바이올린보다 덩치가 커 낮은 음역대에서 발산하는 묵직한 음색이 사람의 육성과 비슷한 것이 매력이다. 처음 현을 잡고 어느 정도 연주가 가능한 상태까지 걸리는 시간은 매주 성실히 꾸준히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1년정도 걸린다고 보면 된다.”

첼로 앙상블을 하려면 성부를 나눠야 한다. 기본 앙상블을 하기 위한 조건은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의 4성부다. 이럴 때 화성학적으로 꽉 차고 좋다고 한다. 4파트의 화음이 어우러진 앙상블 팀을 꾸리기 위해 회원 9명이 선생님의 지도하에 개인연주 실력을 연마하고 있다. 

첼로포에버 동아리는 실용음악과는 다른 클래식한 맛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모여 동아리 모임을 하다보니 세대간 친목도 이뤄진다. 재능기부 활동도 하려고 한다. 첼로포에버 동아리는 회원들의 개인실력이 어느 정도 쌓이면 재능기부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이를테면 병원의 어린 환우들과 이주민들을 위한 공연이다. 

첼로포에버에서 첼로를 배우려는 이들이 부담하는 수강료는 3개월에 9만원이다. 동아리 측은 강사료를 좀 더 많이 주되 수강생들에게는 저렴한 가격으로 안정적인 동아리 운영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그렇게 하려면 재정적으로 후원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야한다. 이런 상황을 두고 임 회장은 “군립 오케스트라만큼의 실력은 안되더라도, 군립 오케스트라에 지원하는 금액의 일부만이라도 동아리에 지원이 된다면 많은 발전이 될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신 선생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20년 넘게 첼로만 꾸준히 연주활동을 했다. 서울에서 활동하다 보령에 내려오면서 서울에서의 활동이 힘들어지자 가까운 곳에서 활동할 수 잇는 곳을 찾다 만난 동아리가 홍성의 첼로포에버다. 신 선생의 말이 여운을 남긴다.

“100세 시대 아닌가. 인생의 1기 2기 3기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내 인생에서 악기하나쯤은 다뤄보고 싶은 분들이 많을 텐데… 첼로라는 악기는 말총꼬리의 마찰력에 의한 소리의 풍성함이 있는 악기이고, 100세 시대라는 점을 생각해봤을 때, 다른 악기보다 더 쉽다는 이야기는 할 순 없지만, 한번은 도전해볼만한 악기라고 생각한다”라는 신 선생의 말이 여운을 남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