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문화를 향유한 유럽 연수기 ⑤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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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화를 향유한 유럽 연수기 ⑤독일
  • 조승만 문학박사
  • 승인 2020.03.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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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꽃의 나라라고 하는데, 어디에 가든 집 앞에 창가에 꽃이 있어 보는 이를 즐겁게 한. 또한 칸트, 헤겔 등 수 많은 철학가와 문학가과 베토벤 등 유명한 음악가가 탄생한 문학과 철학, 음악의 나라라고 하며 독일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가운데 하나로 자동차와 철·강철 제품을 수출한다. 1871년 비스마르크가 통일 독일제국을 건설했다. 1차 세계대전 패배 후 많은 영토와 모든 식민지를 잃었다히틀러가 1939년 폴란드를 침공함으로써 제2차 세계대전이 유발됐다. 히틀러는 600만 명의 사람을 조직적으로 학살한 홀로코스트를 자행했다. 1949년 동서로 분할됐다가 1990년에 통일됐다. 현재 EU 회원국 간의 결속을 통해 서유럽과의 정치적·경제적 통합을 지향하고 있다.

처음에는 조그마한 건물에만 적합한 것이었지만 로마인들이 거대한 규모의 석공반구를 도입하여 로마의 판테온과 같은 육중한 지지벽을 필요로 하는 돔을 구성했다게르만족은 오랑캐라고도 하는데 세계 2차 대전의 패전국인 독일이 EU의 중심국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검토해 보면서 무엇이 패전의 폐허 속에서 몇 십 년 만에 유럽의 제일 강국으로 발전하게 됐는지를 알아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독일과 우리나라는 2차 대전 후 세계의 유일한 분단국가로서 전쟁을 치른 폐허에서 나라를 발전시킨 유사한 점이 있는 국가이다그러나 현재 독일은 통일을 이루고 동독을 아울러서 낙후된 경재를 일으키고 동독주민을 자본주의 경제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해 사회통합을 이뤄가고 있다. 우리나라가 남북이 극한 대립으로 적대시 하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그러면 무엇이 이처럼 큰 차이점을 만들어 내었을까독일인에게 그들의 역사 속에서 가장 훌륭한 인물이 누구냐고 물으면 누구나 베토벤이라고 서슴없이 대답한다. 어린 시절 우리는 영국 사람은 셰익스피어를 인도와도 바꾸지 않는다고 배웠다.

과연 그 질문을 우리에게 한다면 성웅 이순신 혹은 세종대왕이라고 대답하지, 박연이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되겠는가. 그리고 보니 독일에서는 어디를 가도 베토벤광장, 괴테하우스, 모차르트거리, 바그너거리, 슈만거리, 등 다 적을 수 없을 정도로 문화인을 기리는 명칭이 수도 없이 많다흔히 독일적이라는 표현에서 우리는 엄격한 규율, 다소 고지식할 정도의 정확성 등을 연상하게 된다. 그래서 이런 독일적인 모습은 성질이 급한 우리에게는 때로 답답해 보이기도 한다매사에 원리원칙을 강조하는 모습이라든가 도로공사 하나를 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고, 집을 짓는다 하면 보통 200년 정도의 수명을 내다보고 짓는 그들의 자세에서 확실히 우리와는 다른 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 볼 때 이러한 점이야말로 바로 우리가 독일에서 배워야 할부분이 아닌가 여겨지기도 한다.

독일제 물건은 얼핏 우리 제품과 비슷해 보이지만 그 값은 비싼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독일에서 몇 년을 살다보면 모든 제품의 질이 정확히 그 값에 비례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언제나 아귀가 정확히 맞는 창틀에서 웬만해선 깨어지지 않는 기왓장에서, 비뚜로 박힌 나사못 하나 발견하기 힘든 물건들에서 우리는 이 잡힌 안정된 사회의 모습을 보게 된다이런 면은 대학과 학문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필자의 지도교수는 필자의 박사논문의 초고를 통틀어 3~4회 정도 정독했는데, 맞춤법은 물론 쉼표 하나, 참고문헌 표기 하나에 이르기까지 빈틈없는 점검을 했다. 그는 필자로 하여금 윤리학의 기초가 될 만한 내용 하나를 깨닫도록 하기 위해 근 1년을 기다린 적이 있었는데 결국 필자는 스스로 그것을 알아낼 수밖에 없었다.

토론식 수업인 이른바. ‘세미나에서는 흔히 단어 하나의 정확한 쓰임새를 놓고 장시간 논란이 벌어지곤 했다. 잘 알다시피 지금 EU 경제의 중심은 독일이다. ‘브렉시트로 영국이 떨어져 나가면서 자연스레 프랑스와 독일이 주도권을 쥐게 됐지만 그 중에서도 경제가 탄탄한 독일의 영향력이 가장 크다. 독일의 경제는 통일 이후 동독지역 재건을 위한 통일비용 부담 때문에 한동안 휘청거렸지만 지금은 안정을 되찾았다구 동독출신인 메르켈을 대통령으로 맞아 탈 원전을 선언하고 시리아 난민을 대거 수용하며 자국이기주의로 기우는 미국이나 반인륜적 전쟁범죄를 부인하는 일본에 대해 당당하게 할말을 하는 독일의 행보에서 우리는 성실함과 도덕을 갖춘 자의 자신감을 읽을 수 있다따지고 보면 미국이 자랑하는 달로켓의 원천 기술도 2차 대전 당시 독일의 V_1.V_2로켓에서 왔고 첨단 잠수함의 기술도 유보트를 만들던 독일의 기술자들에게 빚진 바가 크다. 오늘날 비대칭 전력의 핵심을 이루는 잠수함 건조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는 용접기술이라고 한다장기간 작전을 수행하는 잠수함이 심해의 엄청난 수압을 견디려면 아주 작은 결함도 허용치 않을 정도의 정교한 용접기술이 필요한데 그것은 오랜 역사를 통해 축적된 기술을 지닌 독일 장인에게서 전수된 것이라고 한다독일 서남부 지역에 소규모 공작기계 제조업체들이 많이 있었고 여기에 외국 연수생들의 발길이 끊기지 않았던 것도 모두 이러한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 였던게 아닌가 싶다.

통일을 앞둔 우리가 독일에서 배울 점은 무엇일까. 첫째는 2차 대전의 원죄에 대한 뼈저린 반성에 기초한 휴머니즘 정신이다. 일단 자국에 체류 허가를 받고 거주하는 모든 사람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주는 독일의 복지정책은 물론 탄탄한 경제력에 기초한 것이다하지만 인류 보편 가치에 근거한 그들의 정책은 탈북민이나 이주노동자에게 그리 너그럽지 못한 우리의 정책을 돌아보게 만든다. 북한 이탈 주민이나 다문화가족 구성원들의 마음도 얻지 못하면서 어떻게 북한 사람들의 동의를 얻어낼 것이며 어떻게 열강의 승인을 얻어낼 것인가.

둘째는 성실하게 기초를 다져가면서 긴 호흡으로 추진하는 경제정책이다. 그간 주로 성장위주의 근시안적 정책에 매달리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과 복지는 소홀히 해온 정책기조를 바꿔 비록 느리더라도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정책을 펴야 한다. 성실함과 도덕성을 갖춘 정부라면 성급함의 타성에 젖어 있는 국민을 설득하고 북한 동포의 신뢰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어떤 점은 독일에서 배울 점도 많다. 시간을 잘 지킨다던가, 부모한테 무조건 의지하지 않고 자기 일은 스스로 처리하게 한다던가, 누가 왔을 때나 어느 집을 방문했을 때 아이들까지 일일이 악수하며 반겨 준다던가, 아이들 말을 끝까지 열심히 들어준다던가.

한국적이라고 해서 다 좋은 점만 있는 것도 물론 아니다. 많은 부모들이 죽자 사자 자식들한테 지나치게 많이 해주고 또 지나치게 많이 되돌려 받으려고 한다. 단것만 받아먹어 쓴맛도 있다는 것을 모르고 단맛만 아는 자식으로 키우는 한국부모들도 많다. 자식들의 관심사를 종종 귀담아 듣지 않으며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고 부모생각을 따르라고 강요한다. “나 자랄 때는, 나 학교 다닐 때는하면서 실감도 나지 않는 말로 아이들을 짜증나게 만든다.

독일의 고속도로를 들어서니 주행차들은 거의 차선을 바꾸는 경우를 별로 없었다. 도로변의 정비 상태가 양호하고 깨끗했고 잡초를 잘 정리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독일로 파견된 광부와 간호사를 이야기하기도 했는데 과거에 동독에서 서독으로 갈려면 검문소 우리나라 아이들은 네명 중 한명은 의사·변호사가 됐다고 한다.

광부들은 돼지족발을 갈아서 먹어 진폐증에 좋다고 했다는 것이다. 들꽃에 소꼬리를 푹 끓여 먹어 돈을 아꼈다고 한다. 독일 사람과 결혼한 간호사도 있다고 한다. 공부는 인도 한국 사람이 1등을 다퉜다고 하며 가이드의 외삼촌은 광부인데 간호사와 결혼해 독일에서 산다고 하며 간호사 일부는 미국으로 갔다고 한다한국인은 마늘을 먹어 마늘냄새가 난다고 했고 친절하고 주사도 잘 놓는다고 칭찬이 자자해서 동양에서 온 천사라고 했다는 것이다. 간호사들이 일부 시체를 닦았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도 한다.

많은 한국 간호사들은 영주권을 받았으나 광부들은 연장이 안돼 영주권이 나오지 않아서 한국 남자들은 비자로 살았다고도 한다. 김두관 남해군수가 한국으로 리턴한 광부나 간호사들을 위해 독일마을을 조성하기도 했다화려한 외출이라는 영화는 남해를 배경으로 한예슬과 오지호가 출연한 작품이다. 독일마을 주택에 관광객 잔디밭에 들어와 사진 찍고 사람이 들어오고 관광촌으로 생각해 골치가 아프다고 한다. 옥토버 페스티벌, 독일다큐멘터리 독일마을을 떠나는 사람이 있으며 남해마을 시기하기도 한다고 한다. 인생의 연륜을 무시 못 한다고 한다.

독일광부와 간호사는 특히 호남사람들이 많았는데 독일 내에서도 가장 단합이 잘되고 한인회에서는 교민 광복절 행사에 1년에 한번 만난다고 한다. 77년이 막내라고 하며 한국으로 돈을 보내었다고 한다그리고 월남 파병한 사람들도 끈끈이모여 단합을 한다고 한다. 하이델베르그 독일어권에서 650년 된 일류대학이라고 한다. 유럽에서는 프라하 카를대학 오스트리아 빈대학, 하이델베르그 대학을 손꼽는다고 한다.

도의원이 돼 안전건설해양소방위원회 도의원들과 조심스럽게 다녀 온 해외연수과정으로 영국과 프랑스, 독일, 스위스 4개국을 연수하면서 연수과정을 꼼꼼히 기록하고 중요한 것은 사진도 찍고 메모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 것 같다요즘에 국회의원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의 해외연수에 대해 국민들은 국민의 혈세를 들여서 가는 연수인 만큼 그리 달갑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정말 필요한 연수가 되도록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하고 외유성 해외여행이 아니고 국민이 공감하는 해외연수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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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만 <충남도의회 의원·충남도의회 내포발전특별위원회 부위원장·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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