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의 범람시대, 유권자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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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의 범람시대, 유권자의 자세
  • 하은식 <홍성군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 승인 2020.12.0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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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제21대 국회의원선거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사태 속에서도 완벽한 방역으로 한 건의 감염전파 사례 없이 높은 투표율로 잘 마무리 돼 국민의 성숙한 민주시민의식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K-선거란 이름으로 세계의 찬사를 받을 만큼 잘 마무리된 선거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바로 일각에서 아직도 제기하는 부정선거 의혹이다. 개표소에서 심사계수기의 숫자 조작, 투표지분류기에서 특정 후보자로의 투표지 분류 조작 그리고 사전투표함 바꿔치기 등이다. 이런 의혹 제기는 마음만 먹으면 우리가 쉽게 접하는 뉴미디어에서 금방 검색을 해서 볼 수가 있다. 그 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사전투표함 바꿔치기이다. 

 사전투표는 투표일에 투표를 할 수 없는 유권자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2013년 재·보궐선거에서 처음으로 도입됐다. 선관위는 최근 투표율이 다시 높아지는 주요 원인을 바로 사전투표로 보고 있다. 특히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선거에서 그 효과는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사전투표가 부정선거의 소지를 안고 있어 폐지돼야 한다는 근거 없는 의혹과 주장이 있어 매우 안타깝다. 

그런 주장을 요약해 보면, 선거일 전 5일부터 이틀간 실시하는 사전투표의 투표함이 개표일까지 관할 선관위에 보관되는 중에 누군가가 투표함을 바꿔치기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전투표함의 이송과 보관은 그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매우 정교한 절차를 따르고 있다. 투표함 개폐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참관인이 서명한 특수 봉인지를 사용하고 있으며, 투표함 이송과 보관의 전 과정에는 각 정당과 후보자가 추천한 참관인과 경찰관이 동행을 한다. 또 사전투표함 보관장소는 별도의 보안장치를 설치해 출입을 폐쇄하고 출입구를 특수봉인지로 봉인하며, 이에 더해서 CCTV로 24시간 녹화를 하고, 그 화면은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다. 따라서 각 정당 및 후보자가 추천한 참관인과 선관위 위원·직원, 경찰 등이 모두 공모하지 않는 한 사전투표함을 바꿔치기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지난 5월 중앙선관위는 투·개표 시연회를 개최해 투표지분류기와 심사계수기 등 개표와 집계 과정에 사용되는 장비를 해체해 통신장비 부착이나 해킹 등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물론 이 과정은 수 많은 언론 앞에서 민간 전문가 주도로 했으며, 국회의원선거에 직접 사용된 장비로 시연했기에 무결성도 확보했다. 

또한 개표작업은 지자체 공무원, 중앙 공무원, 농협 직원, 교사, 일반인 등 소속이 각기 다른 많은 사람들이 합심해 진행하기에 그 과정에서 부정이 개입될 여지는 전혀 없다. 
그간 중앙선관위는 각종 의혹 제기에 대해 적극적인 해명과 반박을 내놓았으며 그런 자료는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서 얼마든지 확인이 가능하다.

우리는 뉴미디어 발달로 인해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급속히 확대·재생산되는 의혹의 범람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이런 의혹은 매우 정교하고 그럴싸하여 사실로 받아들여지기 쉽다. 그리고 그 의혹은 또 다른 의혹을 낳고 있다. 따라서 의혹의 범람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올바른 판단을 위해 선거에 관심을 가지고 객관적인 사실과 검증된 자료를 찾아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선관위를 비롯한 공신력 있는 기관이 내놓는 자료와 발표를 먼저 찾아보는 것이다.

 

하은식 <홍성군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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