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마리 참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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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마리 참새
  • 이용록 <홍성군 전 부군수>
  • 승인 2021.04.0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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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일 ‘홍성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겠습니다’ 기자회견이 있은 후 많은 지인들로부터 응원의 메시지를 받았다. 그동안 나의 삶의 많은 부분에서 함께한 다양한 계층의 응원은 다시 한 번 힘을 내는 계기가 됐고 목표의 구체화에 결정적 영향을 받았다. 더불어 나를 아끼는 많은 분들의 염려와 우려 섞인 말을 듣기도 했다. 그 의견들을 종합해 한마디로 표현하면 “잘할 수 있는 것은 확실한데 할 기회를 얻기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세부적인 조언으로 조직을 구성해야 하는데 될 수 있으면 많은 조직원이 만들어져야 하고 읍면 단위부터 소규모 모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계층을 아우르는 조직을 만들라는 것이다. 좀 더 디테일하게 접근하면 여성조직에 집중하고, 홍성읍과 홍북읍이 가장 중요하며, 그동안 선거에서 많은 역량을 발휘한 참모의 도움을 받으라는 것이다. 어느 면은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하고 어느 아파트는 누가 제일 힘이 세며 어느 노인회는 의사 결정권이 아무개에게 있다는 정보도 다양한 각도에서 나왔다. 맞는 조언이고 가슴깊이 새겨 명심해야할 말씀이다. 

감사한 조언에 힘입어 그동안 군민들께 드리지 못한 말씀을 지면을 통해 전하고자 한다. 선거에 임하며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조직이나 전략이나 뛰어난 참모가 아니라 ‘군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공직생활을 통해 군민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이고 발전방향이 어디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봄철이면 나는 악취의 근원이 무엇인지도 알고 있고 홍성의 미래를 위한 관광 산업의 방향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더 많은 고민을 했고 나름의 답을 갖고 있다. 선거를 위해서는 그동안 선거판에서 많은 역량을 발휘한 좋은 분들에 대한 정보도 충분하고 이기는 선거의 방법에 대해서도 많은 말씀을 통해 배웠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조건을 안다고 선거를 통해 주민들의 선택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소 부족하더라도 군민들의 마음을 알고 섬기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우선 지면을 통해 나의 부족한 점에 대해 정확히 말씀드리고 싶다. 

첫 번째, 나의 부족한 점은 불효자라는 것이다. 노모를 모신지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도 어머니의 마음을 잘 헤아리지 못한다. 농촌에서 평생을 사신 어머니를 내 삶의 편의를 위해 아파트에서 모시고 있다. 주말에 텃밭을 일군 금마에 모시고 가면 소녀마냥 행복해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내 편의를 위해 아파트에서 함께 살게 해드린 내 모습이 항상 죄송한 마음이다. 
두 번째, 나의 부족한 점은 표정관리 익숙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아직도 아내에게 “웃는 얼굴 보기 어렵다”는 핀잔을 듣는다. 공직에 있을 때도 나의 표정에 많은 직원들이 불편해 했을 것이란 생각을 한다. 웃는 표정으로 살갑게 해야 할 이야기도 나의 감정과는 상관없이 표정의 변화가 별로 없다. 최근 거울을 보며 많은 연습을 한다. 그러나 친구들의 반응은 어색한 미소라고 말한다. 

세 번째, 나의 부족한 점은 소소한 일에도 너무 진지하게 임한다는 것이다. 공직생활 많은 시간을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곳에서 근무하다 보니 우스겟 소리에도 진지하게 반응하기 일쑤다. 친구들에게 “개그를 다큐로 받는다”는 핀잔을 듣는다. 

이 외에도 많은 부족한 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시골 농부의 자식으로 태어나 성실함 하나를 장점으로 살아 왔으니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나의 허물을 군민들께 먼저 알리고 이러한 부족함을 채워가는 모습으로 군민들께 다가가려 한다. 

불효자이고 표정관리도 제대로 못하고 유머러스하지 못한 단점을 이제부터 장점으로 만들며 군민들께 한걸음씩 다가가면서 군민들의 선택을 받기위해 노력할 것이다. 홍성 발전의 새로운 청사진만을 제시하며 군민의 마음보다 우선시해 다른 곳에 눈을 돌리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먼저 지면을 통해 인사드리는 것이다. 

유머러스한 퀴즈로 인사를 마무리 지으려 한다. 전봇대의 세 마리 참새 중 가운데 참새를 향해 총을 쐈다. 몇 마리 남았을까?

 

이용록 <홍성군 전 부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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