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영향력가게’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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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영향력가게’를 아시나요?
  • 황희재 기자
  • 승인 2021.08.12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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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홍대 ‘진짜파스타’서 시작된 자영업자 공동체
홍성 관내 업체 단 2곳 등록… “언제든 찾아와 주길”
구항면 백월한우·홍성읍 에제르바이올린스튜디오
선한영향력 가게 홈페이지 메인화면. 이 곳을 통해 선한영향력가게로 등록할 수도 있고, 지역별 등록된 업체에 대한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선한영향력 가게 홈페이지 메인화면. 이 곳을 통해 선한영향력가게로 등록할 수도 있고, 지역별 등록된 업체에 대한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소년소녀가정,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어려운 형편에 처한 아이들에게 식사·진료·강의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며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영업자 공동체가 있다.

서울 소재 식당인 ‘진짜파스타’의 오인태 대표가 처음 시작한 ‘선한영향력가게’는 결식아동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는 공동체에서 현재는 치과, 학원, 정육점, 안경원, 헤어숍 등 다양한 업종으로 확대되는 중이다.

지난 10일 기준, 전국에 2675곳의 ‘선한영향력가게’가 운영되고 있으며, 충남은 120곳, 홍성에는 구항면에 위치한 식당 ‘백월한우(대표 이상권·양진숙, 041-632-8898)’와 홍성읍 소재 바이올린 교습소 ‘에제르바이올린스튜디오(대표 김수지, 010-6471-9176)’ 등 2곳이 선한영향력가게로 등록돼있다. 

백월한우 양진숙 대표는 “지금까지 가게를 찾아온 학생은 한 명밖에 없었다”면서 “학생들이 혼자 오기는 힘들 것 같아서 보호자로 동행하신 분에게도 무상으로 식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김수지 에제르바이올린스튜디오 대표는 “저소득 한부모가정, 차상위계층,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이나 꿈자람카드를 소지한 결식아동들이 찾아오면 악기 대여와 교습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싶은데, 아직 찾아온 아이들이 한 명도 없다”면서 “만약 아이들이 찾아오면 다른 수강생들과 마찬가지로 레슨 시간을 정해 제대로 된 교습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군은 현재 결식아동들을 위한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꿈자람카드를 배부해 취약계층 아동들이 학교 밖에서도 끼니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소외계층 학생들에게 스포츠 교육 수강료를 지원해주는 정책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지원 혜택들이 아이들에겐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꿈자람카드에는 과도한 소비와 끼니해결 외에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일일한도와 품목제한이 존재한다. 한 달가량 카드를 사용하고 남은 잔액은 방학 중엔 다음 달로 이월되지만 학교에서 급식을 실시하는 학기 중엔 달을 넘기면 전부 소멸된다. 이렇듯 복지예산은 조세를 통해 형성된 공금이기 때문에 낭비 없이 알뜰하게 사용될 수밖에 없다.

선한영향력가게는 이런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시작됐다. 대상자들은 간단하게 가게로 전화해 이용방법을 문의하면 된다. 혹은 꿈자람카드와 같은 아동복지카드를 가지고 가게를 직접 찾아가 보여주는 방법도 있다. 민간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복잡한 서류절차나 증명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게 큰 장점이다.

선한영향력가게 원조인 ‘진짜파스타’ 매장 벽면에는 ‘하나, 가게에 들어올 때 쭈뼛쭈뼛 눈치 보면 혼난다. 둘, 뭐든 금액 상관없이 먹고 싶은 거 얘기해줘. 눈치 보면 혼난다. 셋, 매주 월요일은 쉬고 일요일은 5시 30분까지만 영업을 하니 미리 알고 있으면 좋겠구나. 넷, 다 먹고 나갈 때 카드 한번 보여주고, 미소 한번 보여주고 갔으면 좋겠다. 다섯, 매일매일 와도 괜찮으니, 부담 갖지 말고 웃으며 자주 보자. 별거 없지? 당당하게 웃고 즐기면 그게 행복인 거야. 현재의 너도, 미래의 너도 행복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라는 글귀가 적혀있다. 

식당 앞에서 눈치를 보며 서성이는 아이, 사고 싶은 물건이 있어도 당당하게 사달라고 말할 수 없는 아이들에게 선한영향력가게가 희망을 주고 있다.

진짜파스타의 오인태 대표는 국내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전국의 많은 삼촌 이모가 진심으로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받은 상처 때문에 의심할 수 있는데 한 번만 더 믿어주고 찾아와줬으면 좋겠다”면서 동참을 고려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는 “대부분 나눔을 하려는 사람들이 ‘내가 없는데 뭘 어떻게 해’라고 하는데 술 한 잔 안 먹으면 되고, 외식 한번 줄이면 충분히 된다.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 바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1원이든, 단 한 그릇의 음식이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한편, 많은 사람들이 선한영향력가게로 등록된 가게들의 선행을 지지하고 응원하기 위해 소위 "돈쭐 내주러 가는 것(매상을 올려주는 것)"이 유행을 타며 화제가 되고 있다. 선행이 홍보가 되며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선한영향력가게를 후원하거나 동참하고 싶은 사람은 선한영향력가게 인터넷 홈페이지(선한영향력.com)에 접속해 신청하면 된다. 선한영향력가게는 회원들에게 회비를 받지 않는다. 가입이나 탈퇴도 자유롭다.
 

홍성지역 선한영향력가게인 구항면에 위치한 백월한우.
홍성지역 선한영향력가게인 홍성읍 소재 에제르바이올린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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