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지역 구심점으로 거듭나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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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지역 구심점으로 거듭나다 -2
  • 최선경 편집국장
  • 승인 2012.05.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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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로 지자체가 나서 ‘복지시설’로… 태안군 동작구휴양소(안중초 신야분교)

 

 

 

 


전국 각지에서 폐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문화, 교육시설을 적극 유치하거나 만들면서 다시 부활의 싹을 틔우려 하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폐교는 마을의 흉물이 아니라 지역경제와 지역공동체 활성화의 거점으로 얼마든지 재탄생이 가능하다. 교육지원청과 자치단체에서는 광천읍의 소규모학교 통폐합논의와 더불어 폐교에 대해 관심을 갖고, 폐교가 지역의 문화·교육 및 주민 복지시설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성화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안을 함께 제시하면서 소규모학교 통폐합 논의를 추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
1. 폐교의 부활, 지역주민 위한 공간으로 다시 개교하자
2. 전국 최초로 지자체가 나서 복지시설로…태안군 동작구휴양소(안중초 신야분교) 
3. 행정과 주민의 중간에서 농촌에 활력을… 완주군 지역경제순환센터(삼기초)
4. 도시와 농촌이 더불어 살아가는 농촌어메니티…장수군 하늘내 들꽃마을(연평초)
5. 기업이 후원, 함께 꿈꾸는 체험캠프공간…양평군 새싹꿈터(금왕초)
6. 폐교 ‘무한변신’…지역 경제· 공동체 활성화의 거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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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뛰어놀던 학교가 폐교된 뒤 노인휴양소로 탈바꿈한 사례가 있다. 태안군 동작구휴양소가 그런 곳이다. 동작구휴양소는 지방자치단체가 전국 최초로 시골 폐교를 매입해 직접 복지시설(노인휴양소)로 운영하는 사례다.

지난 2000년부터 관내에 노인복지시설을 마련하려던 서울 동작구청은 부지 매입과 건축비용 때문에 관내에 마땅한 장소를 찾을 수 없어 지방으로 눈을 돌렸고, 마침내 폐교로 방치돼 있던 충남 태안군 안면읍 신야리의 안중초등학교 신야분교를 찾아냈다. 동작구는 숲과 바다가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조건을 지닌 해상 휴양지인 안면도에 자리 잡은 2층짜리 폐교를 콘도와 펜션 형식의 휴양소로 개조해 노인과 장애인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휴양소로 만들었다. 2001년 7월 개원 이후 수만 명의 주민들이 다녀갔을 만큼 인기다.

이처럼 비싼 땅값 때문에 주민 편의시설 부지 마련에 애를 먹고 있는 서울시내 자치구들이 농촌지역 폐교로 눈을 돌리고 있다. 부지 및 건물 마련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시와 농촌 간 교류 협력의 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시와 농촌이 윈-윈 하는 전형적인 사례다.

 

 

 

 

 




저렴한 폐교 활용해 주민복지시설 확충 
동작구휴양소는 안면도에 있는 2층짜리 폐교를 콘도와 펜션 형식으로 개조해 동작구민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1박 기준으로 성수기에 11평형 콘도는 동작구민 3만6300원· 타지역 주민 6만500원이며, 24평형은 동작구민 10만 8900원· 타지역 주민 14만 5200원이다. 만약 65세 노인동반가족은 이 가격의 70%만 내면 된다.

들어가는 입구에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이웃과 함께’라는 슬로건이 보인다. 1층 안내소에서는 지역특산품도 판매하고 계단에는 노인분들과 장애인분들이 휠체어를 타고 이동할 수 있도록 전동차가 설치돼 있다.
별나게 멋진 내부는 아니지만 여느 콘도 못지않을 정도의 시설은 갖춰져 있다. 깨끗한 침대방과 온돌방, 거실, 화장실이 있었고 정수기와 TV, 에어콘도 자리잡고 있다.

아주 크진 않지만 족구 정도 할 수 있는 운동장과 노래방, 강당, 식당과 경치를 바라보며 달릴 수 있는 런닝머신도 준비돼 있어 회사나 모임에서 단체로 찾는 경우에도 편리하다.
자전거 대여도 해주는데 1인용은 1시간에 2200원, 2인용은 3300원이다. 15분 정도 자전거를 타고 가면 아름다운 해수욕장이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는 데도 제격이다.

동작구노인요양휴양소로 시작해 60세 이상 노인을 위해 공짜로 개방하다가 2005년 7월 2층을 증축하고 현재는 동작구시설관리공단에 위탁운영하고 있다. 통계로 보면 방문객 가운데 동작구민이 70%정도이며 작년엔 2100여명이 다녀갔다.

 

 

 

 

 

 



지역 주민들과의 유대 관계 제일 중요 
처음엔 지역주민들과 마찰이 있었다. 개인에게 매각할 수 없다는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 상당히 거셌다. 마을의 중앙에 위치한 학교를 외지인에게 팔지 않으려고 주민들이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매입자금을 모았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따라서 폐교를 매입해 다른 용도로 활용할 때는 지역과의 유대관계가 제일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동작구휴양소 박준식 소장은 “폐교를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하도록 만들겠다고 해도 주민들이 마냥 좋아하지 않는다. 조용한 마을에 관광객들의 차량이 수시로 드나들고, 밤늦게 소음에 시달린다는 등 민원이 발생해 시골 정서와 어우러지는데 상당히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전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작구에서는 마을에 지원금을 내고 봄과 가을 정기적으로 방역활동과 농촌봉사활동을 병행했다.

또한 휴양소 한편에 농산물 판매거치대를 마련해 농민들과 관광객들이 직거래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저렴한 가격에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살 수 있으니까 관광객들의 호응이 무척 컸다. 한 마디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마을 주민들과 서서히 소통하는 법을 익혔다.

박 소장은 “폐교를 활용해 휴양소로 개조한 동작구의 이런 사업에 타 지역에서도 벤치마킹을 많이 온다. 물론 수익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적자폭을 좁히기 위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마련하고 있다. 애물단지로 전락하지 않도록 지자체에서 많은 신경을 쓴다. 복지와 여가선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효율적인 운영방안 다각도로 모색 
동작구시설관리공단 김성현 문화복지팀장은 휴양소의 효율적인 운영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처음에 노인휴양시설로 운영해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누구나 이용하기 쉽도록 일반휴양소로 바꿨다. 원래 수익사업은 아니었지만 한 해에 4억원이나 적자가 나다 보니 의회에서 매각할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본래 취지가 구민 복지를 위해 시작한 사업이므로 효율적인 운영방안을 찾아야 했다”고 초반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동작구시설관리공단(이사장 최영수)은 지난 1월 금천구시설관리공단과 ‘동작휴양소’ 이용협약 체결식을 가졌다. 그리고 현재까지 동작경찰서, 태안해양경찰서 등 23개 공공기관과 동작휴양소 이용협약을 체결해 요금 혜택 부분을 동작구민과 똑같이 주고 있다. 공실을 최소화 하는 게 적자 폭을 줄이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여겼다.
이어서 테마여행을 개발하고 단체 등을 유치해 워크샵 장소로 이용하게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지난 4월엔 공단시설 이용회원 및 지역주민들이 함께 한 ‘4월의 테마여행 안면도 여행’이 성황리에 끝났다. 1박2일 일정으로 고객들과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동작구휴양소를 베이스캠프로 잡고 다양한 체험활동과 인근지역 관광을 즐기는 테마여행을 기획한 것이다. 참가자들로 하여금 높은 호응을 이끌어내는 등 알찬 프로그램으로 정착하고 있다는 평이다. 또한 가족단위의 부대시설 확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김성현 팀장은 “원칙적으로 지역주민들과 융화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만약 주민들을 배제하면 나홀로 건물이 되기 때문에 운영상 어려움이 많으므로 지역 주민들과 같이 풀어가야 할 숙제가 많다. 현지 주민들의 모임에 참석해 주민들의 건의사항이나 현실적인 얘기를 많이 들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주민들과 함께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창출해냈다. 외부 관광객에게 자신 있게 추천해 줄 수 있는 것을 발굴하는 게 실패하지 않고 살아남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폐교 활용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운영자의 역량과 의지가 성패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고 그에 따르는 재정적 뒷받침이 필수다. 이렇게 볼 때 매년 늘고 있는 지역사회 폐교 시설들에 대한 지자체의 투자 의지가 높아야 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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