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라 언어도, 우리말도 ‘척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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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라 언어도, 우리말도 ‘척척’
  • 최선경 편집국장
  • 승인 2012.05.2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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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기획 특집> 다문화 가정, 이제 편견이 아닌 배려로…3

다문화가정자녀, 이중언어 교육으로 정서적 유대감 증대

△ 왼쪽부터 조율, 강민서, 강은서, 김귀화 강사, 강수정


‘어린이 날’과 ‘어버이 날’로 대표되는 가정의 달을 맞아 국제결혼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언어와 생활 습관 등 문화적 차이로 인해 크고 작은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새롭게 적응해 가는 다문화가정을 4회에 걸쳐 재조명한다. 어렵게 찾아 온 새로운 조국에서 아이들과 함께 부대끼고 뒹굴며 행복에 겨워하는, 소중한 우리의 며느리며 어머니인 이주 여성들의 미소가 5월 가정의 달을 넘어 평생토록 계속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가져 본다. <편집자 주>

1. “딸의 행복한 모습 너무 보기 좋아요”
2. 노래로 마음을 달래다
3. 엄마 나라 언어도, 우리말도 ‘척척’
4. 나의 반쪽 만나 새로운 가정 일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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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국제 결혼이민자 부모 출신국 언어를 나타내는 용어 정립이 필요하다’
지난 2010년 12월 한국여성정책연구원과 한국교육개발원이 펴낸 ‘다문화가족 자녀의 결혼이민 부모 출신국 언어 습득을 위한 교육지원 사례 연구’에서 지적된 사항이다. 현재는 결혼이민자 부모 출신국 언어를 이중언어로 부르고 있다. 그러나 정확한 명칭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는 지난 2010년 시범사업을 거쳐 2011년 처음으로 다문화가정 자녀에게 엄마 또는 아버지 나라 말을 가르치는 ‘언어영재교실’ 사업을 시작했다. 여성가족부가 주관이 돼 전국 200개 다문화 가족지원센터 중 100개 센터에서, 만 3세 이상부터 초등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러시아어, 캄보디아어, 몽골어를 가르치고 있다. 문화감수성을 지닌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비다문화가정(일반가정) 자녀를 비롯해 결혼이민자의 배우자, 시부모 등 다문화가족도 참여하도록 했다.
현재 홍성군에서는 홍성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주축이 돼 미취학아동과 취학아동을 대상으로 이중언어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홍성사회복지관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미취학아동 대상 이중언어교실을 참관했다. 모두 4명의 어린이가 수업에 참여해 열심히 기초중국어를 배우는 모습이 기특하고 매우 인상적이었다.

담당 교사인 김귀화 이중언어 강사는 본인 스스로가 중국 출신의 다문화가정의 어머니였다. 1994년 인천에 있는 무역회사에 취업해 한국에 들어와 근무하던 중 지금의 남편을 만나 홍성에 자리잡은 지 벌써 18년째로 슬하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김귀화 강사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다른 친구들이 하지 못하는, 나만이 잘 할 수 있는 뭔가를 가지게 된다는 자존감을 심어줌으로써 학습에 있어 동기유발이 되고 있으며 학교 생활에도 좋은 영향을 미처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낸다”고 밝혔다.

1주일에 두 번씩 모여 엄마 나라의 언어인 중국어를 배우는 강은서(6세) 양은 또렷한 발음으로 명쾌하게 사성을 표현하면서 중국어를 배우고 있었다.
“선생님한테 배운 말을 집에 가서 엄마한테 얘기하면 엄마가 아주 기뻐해요”라며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또박또박 대답을 한다.

김귀화 강사는 “부모를 대상으로 한글 교육을 하다 보니 부모가 가르치지 못해 아이들의 언어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 너무 안타까웠다. 부모들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어머니와의 교감 부족, 어머니 나라에 대한 인식 부족 등으로 학교생활에서 교우관계나 학습 면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중언어 교육은 어머니와의 정서적 유대감과 이를 바탕으로 한 의사소통 능력 확보, 어머니 나라에 대한 자긍심 고취 등의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홍성다문화가족지원센터 김인숙 센터장은 “앞으로 부모 출신국 언어교육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그 저변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중언어 교육지원의 필요성에 대해 “어머니와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이중언어 교육이 필요하다. 가족이라면 서로가 언어의 장벽 없이 원만한 대화가 이뤄져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또한 이중환경에 접해있는 자녀들에게 이중언어교육을 시킴으로써 언어교육의 효과는 물론 자신감까지 증대시킬 수 있다. 아울러 다문화가정 자녀에게 이중언어와 이중문화 등을 국제적인 감각으로 잘만 교육시킨다면 글로벌 인재로 성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말이 통하면 마음도 통할 것이다. 다문화가정의 정착을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이중언어교실이 보다 활성화되어 소통하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으로 인식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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