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각각인 쓰레기 배출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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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각각인 쓰레기 배출 언제까지?
  • 윤신영 기자
  • 승인 2022.01.21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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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배출 방법·장소 등 정해지지 않은 채 방치돼
군민 의식 개선·쓰레기 배출 관리 동시에 이뤄져야

지난해 홍성군에 이직하게 된 김 아무개 씨는 본래부터 귀촌을 꿈꿨기 때문에 홍성에서의 생활이 대단히 만족스럽다.

그런데 김 씨는 홍성에서 살아가면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깨닫게 됐다. 그 아쉬운 점은 김 씨가 홍성의 주택가 인근 빌라에 이사 온 첫날부터 시작됐다.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 김 씨는 도무지 어디에 쓰레기를 버려야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고 군청 환경과에 문의했지만 쓰레기 배출에 대한 기본적인 이야기를 들었을 뿐 자세한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쓰레기를 배출하는 방법도 문제였지만 쓰레기를 버리는 장소도 문제였다. 아무런 기준이 없이 그냥 쌓여져만 있는 쓰레기봉투로 인해 폐지를 수거하는 사람들이라도 다녀가면 차곡차곡 쌓여져 있던 쓰레기봉투가 무너져 미관상 좋지 않았다. 쓰레기봉투가 차에 밟히거나 들짐승에 의해 찢기는 경우엔 동네에 쓰레기가 흩날리기도 했다.

김 씨는 “새로 이사 온 주민이 음식 쓰레기 배출 방법을 놓고 기존 주민들과 싸우는 것도 종종 봤다”며 “쓰레기가 정돈된다면 새로 온 주민들은 거주지에 대한 인식이 더 좋아지고 기존에 사시던 분들도 더 행복할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러한 상황을 들은 군 환경과 관계자는 “홍성군의 쓰레기 배출방법과 수거 방법에 대해서는 오랜 기간 진통을 겪고 있는 문제”라며 “주민들의 의식 수준, 관리 주체 유무, 주민 연령 등 다양한 요인으로 마을별 쓰레기 배출 관리 상태가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아파트 관리사무소, 부녀회 등의 특별한 관리 주체가 있는 경우에는 제대로 된 쓰레기 분리 배출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오래된 주택가나 빌라촌 등 특별한 관리 주체가 없는 곳에서는 쓰레기 분리 배출이 잘 실시되지 않고 그나마도 수거차량이 진입할 수 없는 곳에서는 쓰레기 수거조차 원활히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마을별로 관리 가능한 수준에 따라 쓰레기 분리 배출이 이뤄지고 있고 별도로 쓰레기 배출 장소가 정해지지 않아 관습적으로 정해진 지역도 많은 상황이다.

환경과 관계자는 “관습적으로 정해진 쓰레기 배출 장소에 규격화된 쓰레기 분리수거 함을 두면 통행에 불편을 느낀다면서 항의하는 군민이 있다”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 상황에 있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주민들의 의식 개선을 통한 쓰레기 분리 배출 강화”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군의 답변을 들은 제보자는 납득할 수 없었다. 김 씨는 “이도저도 안된다고 아무것도 안하게 되면 결국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 아니냐”며 “일단 쓰레기를 배출하는 장소라도 관련 시설 설치를 통해 정해진다면 그에 따라 주민들이 지역별 내부 방침을 정할 수 있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환경 단체 활동가들은 군이 쓰레기 배출 교육을 통한 군민 의식 개선과 쓰레기 분리 배출 관리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금녕 홍성군지속발전협의회 사무국장은 “군민들의 의식 개선을 이뤄야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쓰레기 분리 배출에 대한 교육을 주민들에게 진행하면서 의식 개선을 기대해야한다”며 “군민들의 자원 순환 개념에 대한 교육과 지역별 쓰레기 배출을 관리할 ‘쓰레기 관리사’ 제도를 도입해 주민들의 순환 자원에 대한 의식 개선과 현실 개선을 동시에 꾀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이미 대도시에서 이뤄지는 요일별 수거제도를 우리 군에도 확립하기 위해선 관리와 교육이 필요하다”며 “그냥 버려지는 쓰레기를 자원으로 순환해 쓰레기 관리사들의 임금 예산의 일부를 확보한다면 지자체 입장에서는 예산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지역 개선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그동안 군민들의 쓰레기 관련 의식 개선을 위한 교육과 쓰레기 분리 배출 개선을 이룰 ‘쓰레기 관리사’에 대한 논의는 오래됐지만 행정적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쓰레기 관련 교육과 관리 역할만으로 도입하기 어렵다면 현실적으로 고독사가 많은 농촌 마을의 경우 고독사 방지 역할까지 겸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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