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체험관광, 프로만이 살아남는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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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체험관광, 프로만이 살아남는다 -7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2.07.1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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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타현 아지무마치 “농촌을 이해하고 싶다면 이곳으로 오라”
선진사례를 통해 본 홍성군농어촌체험관광의 현재와 미래 - 7

 

아지무마치 농박을 대표하는 타구치 부부


바야흐로 농어촌체험관광, 그린투어리즘 시대가 도래했다. 전문가들은 도시민들의 변화된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관광형태가 농어촌관광이라고 입 모아 이야기한다. 전원 휴식공간으로서 농어촌지역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변화와 주5일제 수업·근무 확산으로 인해 국내관광수요가 날로 증가함에 따라 농어촌관광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으며, 농어촌체험관광에 대한 도시민들의 관심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번 기획취재는 국내외 농어촌체험관광의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며, 각 마을별로 그간의 추진과정과 그들만의 특화된 농어촌체험관광 프로그램을 살펴보고 이를 홍성군의 농어촌체험마을의 프로그램 구상, 독자적 상품 개발 등에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아울러 농어촌체험관광을 통한 외지관광객 유입이 휘청이는 시골 농가들의 새로운 소득창출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제안하고, 지역경제활성화에 미치는 과정과 파급효과 등 홍성의 농어촌체험관광 활성화를 통해 홍성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너도나도 뛰어드는 ‘농어촌체험관광’…차별화 ‘관건’
② 남해 다랭이마을-천연자원을 활용한 전통체험프로그램이 ‘인기비결’
③ 자연과 문명의 완벽한 악수, 정보화 마을을 선도하는 서산 회포마을
④ 단양 한드미마을-농어촌체험관광의 승패, 마을주민의 ‘단결’이 좌우한다
⑤ 농촌에 새로운 문화코드를 입힌다 - 해남군의 ‘농촌파티’
⑥ 농촌 민박의 선두자, 일본 오이타현 아지무마을 성공기
⑦ 일본 오이타현 아지무마치 “농촌을 이해하고 싶다면 이곳으로 오라” 
⑧ 농어촌체험관광, ‘프로’만이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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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아지무마치의 연간 방문객은 약 8000여명 정도로 대부분은 중·고 수학여행팀이라고 한다. 아지무마치를 중심으로 확산된 농박체험은 도시의 학생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좋아 이전까지 명승지, 유적지, 혹은 해외로 가던 수학여행의 판도변화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더욱이 아지무마치를 찾는 방문객들의 급격한 증가는 농박체험 신청을 받고 각 농가와 방문객 사이에서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아지무그린투어리즘사무국의 원활한 업무분담을 필요로 했고, 현재 아지무그린투어리즘사무국에는 회장을 제외한 5명의 직원이 아지무마치 농박의 홍보와 체험프로그램 운영 등 각종 업무를 맡아보고 있었다. 이 직원들 중 아지무마치가 속해있는 우사시 출신은 1명으로 나머지 직원들은 아지무마치의 농박프로그램에 관심이 있어 지원한 타 도시 출생이다.

취재일행을 인솔하며 아지무마치 일원을 안내·설명했던 우에다 준코(33) 사무국장 역시 도시에서 농촌이 좋아 귀촌한 유형으로 그린투어리즘사무국 생활 4년차에 접어들며 아지무마치의 농박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을 보여줬다.

 

 

 

 

왼쪽부터 타구치 부부, 그린투어리즘 사무국장, 취재기자



우에다 사무국장은 “아지무마치에서 처음으로 농박을 시도하려 했을 즈음 마을사람들 사이에서도 ‘인근에 벳부나 유후인 같은 유명한 온천관광지가 있는데 이곳으로 사람들이 올까’하는 의문을 많이 가졌었지만, 실제로 우리가 겪어보니 도시 사람들은 논과 밭밖에 없는 천연 시골을 더욱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사실 아지무마치 농박의 성공은 모두의 예상을 깬 결과”였다고 말했다.

더욱이 아지무마치 사람들은 도시민들이 농박을 체험하며 대리만족을 느끼는 대안의 삶이 시골의 여유와 풍요, 건강한 식탁 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마을 전체에서 생산하는 모든 농산물을 친환경으로 재배하고 있었다. 아지무마치의 대표적 특산물인 친환경 포도는 특히 유명하며, 대단위 면적을 자랑하는 포도밭 한 가운데 자리한 와이너리는 농박체험 참가자들의 필수 방문코스로 자리 잡았다. 농박참여자가 늘어남에 따라 자연스레 와이너리 방문객 숫자도 늘어났고, 와인숍과 인근의 레스토랑까지 생기면서 마을 내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체험객이 머무는 방을 안내하고 있다.



시골집에 온 것 같은 편안함, 그리고 즐거움 
현재 아지무마치에서 농박체험에 참여하고 있는 농가는 약 20여가구 정도이다. 타카코 타구치(76)·히데토시 타구치(78) 씨 부부는 아지무마치 농박을 대표하는 농가로, 지금까지 수많은 방문객들이 이들 부부의 오붓한 보금자리에서 시골의 정을 느끼고 돌아갔다.

이들 부부의 집 입구에는 ‘아지무그린투어리즘 농박부’라는 인증 팻말이 붙어 있으며, 일본 시골 집 특유의 2층 건식 다다미 구조로 1층은 부부가 사용하는 부엌과 응접실, 손님용 화장실, 손님들 숙소 등으로 사용하고, 2층은 부부의 개인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타구치 부부의 아들이 4년전 농박체험으로 이 집에서 잠시 머문 도쿄의 아가씨와 결혼해 가정을 꾸렸다는 점이다. 아지무마치의 농박이 활성화되면서 타구치 부부의 아들과 같은 도농간 결혼이 현재까지 3쌍 탄생했으며, 적막했던 마을에 아이들이 태어나며 조용한 산골마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었다. 히데토시 타구치 씨 역시 이달로 6개월에 접어든 손녀(아야 타구치) 자랑에 얼굴에서 웃음이 가시지 않았다.

농박이 활성화되면서 제일 큰 변화가 있었던 부분에 대해 묻자, 타카코 타구치 씨는 “물론 경제적으로 많은 도움이 됐지만, 무엇보다 시골에서 여자들의 몫이 커졌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전통적인 일본의 농가에서 여성의 역할은 극히 미미했고, 집안일이 전부였다고 한다면 현재 농박프로그램은 전적으로 여성들이 도맡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타카코 씨는 “예전엔 집안일을 하고 시간이 남으면 남편의 농사일을 조금씩 거들었지만, 지금은 사시사철 농박체험객을 받으면서 각자의 영역이 확실하게 구분됐고, 경제권도 여성이 더욱 커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지무마치의 농박 농가들은 100~200명 단위의 단체 방문객들을 원활히 수용하기 위해 각 농가당 적절한 인원수를 배정받아 각자의 방식대로 농박체험을 운영하고 있었다. 일단, 단체관광객이 마을에 도착하면 공민관(公民官, 마을회관)에서 전체 마을사람들과 체험객들이 대면식을 갖고, 이후 각 농가로 흩어져 본격적인 농박체험을 하게 된다. 이 체험프로그램은 보통 1박2일로 진행되며 농가주들은 체험객들과 24시간 함께 동행하며 방문객이 원하는 체험을 함께하는 식이다. 봄, 가을에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모내기, 추수, 풀베기 등 논에서 이뤄지는 농사체험이 주를 이루고, 근처 강에 가서 물고기를 잡거나 아지무마치의 또 다른 특산물인 버섯재배농장에서 버섯채취 체험을 하기도 한다. 이미 소개한 와이너리는 비가 와서 야외체험이 힘들 경우 대안책으로 활용된다. 무엇보다 체험객들이 제일 즐거워하는 식사시간에는 아지무에서 재배한 친환경농산물로 각 농가에서 마련한 밥상에 모두가 둘러앉아 식사를 하며, 오이타현 전통음식인 단고지루(각종 야채를 넣고 끓인 된장국에 얇고 넓적한 수제비가 들어간 탕)나 자라탕(아지무 특산물)이 특히 인기가 좋다.

방문객들이 시골 외갓집에 찾아와 편히 쉬면서 시골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도록 항상 최선의 준비를 한다는 타카코 씨는 “종종 방문객들로부터 안부편지를 받거나, 이곳을 잊지 못해 다시 방문을 하는 경우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일본 내 바탕스법 제정 추진 

 

 

 

 

미야타 세이치 회장
일본에서 그린투어리즘이라는 단어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약 12년 전으로 약 100여년 전부터 그린투어리즘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유럽의 영향을 받았다. 일본내 그린투어리즘의 발상지인 아지무그린투어리즘연구회 미야타 세이치 회장은 “아지무그린투어리즘의 목표는 지금도, 앞으로도 유럽모델”이라며, “올해로 13년째 많은 회원들이 사비를 들여 독일로 벤치마킹을 이어오고 있고, 이런 열정과 관심이 아지무마치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야타 회장은 “현재 아지무마치의 농박을 찾는 대부분의 방문객은 단체 수학여행객이 대부분이지만, 우리의 목표는 일반 가족단위 관광객으로 확대하는 것”이라며, “유럽의 경우 ‘바캉스법(강제적 장기휴가)’이 제정된 이후 그린투어리즘이 크게 활성화된 것과 관련해, 아지무마치를 중심으로 오이타현 내 타 그린투어리즘연구회원들과 힘을 합쳐 일본 내 바캉스법 제정을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에도 그린투어리즘과 관련해 3~4차례 방문한 경험이 있다는 미야타 회장은 “한국에서는 아지무의 농박이 성공하게 된 배경에 지자체의 큰 지원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큰 오해”라며, “아지무마치의 농박은 뜻이 있는 몇 개의 농가들이 전액 사비로 자신들의 집을 개조해 농박 체험객을 받으며 시작됐고, 이것이 활성화 되면서 참여농가가 늘고 지자체에서도 지원부서가 생겨난 경우”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야타 회장은 농박을 중심으로 하는 농촌체험관광의 성공요인에 대해 ‘농가시설의 개조’와 더불어 중요한 것이 농가들의 교양·지적수준을 높이기 위한 교육이라고 조언했다. 미야타 회장은 “도시민들의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해선 농촌체험도 물론 중요하지만 농가주들에게서 얻는 인간적인 매력도 필수적”이라며, “사무국에서는 농가들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그린투어리즘 대학을 열어 함께 공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아지무그린투어리즘연구회의 자발적인 활동 가운데 2년 전에는 일본 최초로 농가체험의 추억을 담은 ‘행복한 농박’이라는 제목의 책자를 발행하기도 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농박으로 대표되는 그린투어리즘을 선도하고 있는 아지무그린투어리즘연구회 미야타 회장은 “우리 연구회의 캐치프레이즈인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라는 문구처럼, 지금 이 순간 우리들을 찾아오는 체험객들에게 어떻게 하면 그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항상 고민하고 노력할 것이며, 모두가 힘을 합치면 국가의 정책도 바뀔 수 있다는 긍정의 힘을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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