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산마늘 홍보 영상 선정성 비판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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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산마늘 홍보 영상 선정성 비판 ‘일파만파’
  • 윤신영 기자
  • 승인 2022.08.0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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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대전 버스터미널에서 송출되며 문제 발단
1일 전여농 충남도연합·전농 충남도연맹 비판 성명서
전문성·가이드라인 갖춰 양질의 콘텐츠 지속 제작 필요

홍산(홍성)마늘 홍보 동영상의 선정성을 두고 전국적인 비판이 거세다. 해당 동영상은 홍산마늘의 홍보를 위해 지난 2020년 홍성군의 의뢰로 제작된 영상으로 2004년 개봉한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의 한 장면을 패러디한 30초짜리 동영상이다. 

영상은 한 여성이 마늘 탈을 쓴 출연자 신체 일부를 만지며 “알이 참 굵고 가까이서 보니까 더 잘 생겼네. 우리 홍산이 하고 싶은거 다해”라는 대사를 하다 마늘 두 쪽이 있는 화면으로 바뀌며 ‘굵고 단단한 홍산마늘’이라는 소개가 진행된다.<사진> 

이 영상은 유튜브에 게재됐던 2년간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홍산마늘 출하 시기에 맞춰 지난 7월 한 달간 서울과 대전지역 버스터미널에 해당 영상이 상영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버스터미널을 이용하려던 한 충남지역 여성 농민이 해당 영상을 보고 성인지 감수성에 문제가 있는 영상이라고 항의한 것이다.

관련 제보를 받은 이정희·최선경 홍성군의원은 “결국 군의 승인을 받아 나간 영상”이라며 “군의 성인지 감수성에 문제가 크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최 의원은 “일부 담당 공무원들이 ‘뭐가 문제냐. 노이즈 마케팅도 모르냐. 유튜브 조회수가 높았다. 심지어 제작사 대표가 여성이다’라는 등의 답변을 줬다”면서 “윤리의식 부재와 부족한 감수성을 엿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문제는 다수의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으며, 지난 1일에는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충남도연합(회장 서짐미)과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의장 이진구)이 ‘홍성군의 선정적이고 부적절한 농산물 홍보영상 규탄 및 사과 요구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성명문은 “이 영상은 성적표현을 연상시키는 내용이 사용됐는데, 선정성을 넘어 보는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줬고, 농민들이 애써 농사지은 농산물의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줬다”면서 “홍성 군민들의 혈세로 선정적이고 부적절한 농산물 홍보영상을 만들어 지자체가 나서 홍보했다는 것은 홍성군의 저급한 성 평등 의식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남성과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농민들이 애써 생산한 농산물까지 성적대상화한 홍성군은 즉각 군민들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성군은 지난달 29일 해당 영상의 유튜브 송출을 중단했다.

군 관계자는 이번 사안에 대해 “당시 모든 관계자들은 홍산마늘의 홍보를 위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튀고 개성 있는 영상을 만들고자 하는 의욕이 앞서 있었다”면서 “미처 챙기지 못한 부분이 생겨 송구스럽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이번 일로 공무원들의 활동이 위축돼 무난하고 평범한 콘텐츠만이 제작될까 걱정”이라며 “앞으로는 더 많이 신경을 써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내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영상과 관련해 강력히 비판해 왔던 최선경 군의원도 “관공서 같지 않은 특이함과 재미, 감동까지 선사하는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위해서는 결국 고도의 전문지식과 기술을 겸비한 홍보 전문 인력과 홍보 예산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원론적 매뉴얼이 아닌 홍보 담당자들이 상황에 맞게 참고할 수 있는 홍보의 실천적 가이드라인을 세워 앞으로도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홍산(홍성)마늘은 홍성군의 대표적인 특산물 중 하나로 항암, 간 기능 개선, 고지혈증 완화 등에 효과가 있는 클로로필 성분이 다른 마늘에 비해 월등히 높다. 품질을 인정받은 홍산마늘은 전국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에서 판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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