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창공원의 빈 무덤과 ‘백야 장군, 만해 선사’를 기다리는 홍성사람들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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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창공원의 빈 무덤과 ‘백야 장군, 만해 선사’를 기다리는 홍성사람들의 마음
  • 홍주사람 홍암 이상선
  • 승인 2022.10.29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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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나갈 때 여우도 고향 쪽을 바라보며 눈을 감는다는 수구지심(首丘之心)이 있다. 그런데 하물며 인간의 마음이야 오죽하겠는가.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용산에 있는 효창공원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사연이 애환을 느끼게 한다. 백범 김구 선생은 항일독립투쟁을 하시다 순국한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의사를 효창공원에 장사지냈다. 그런데 세분의 무덤 옆에는 비석도 없이 어느 분의 묘소인지 모르는 봉분이 있는데 그곳을 찾는 이마다 의아심을 갖게 됐다.

사연을 알아보니 빈 무덤은 김구 선생이 언젠가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찾게 되면 안중근 의사를 빈 무덤에 묻어 생전에 친밀했던 독립투사들과 함께 묻으라고 했는데, 그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1949년 타계했다. 안중근 의사는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인 1910년 우리의 숙적인 이등박문(이토히로부미)을 하얼빈역에서 권총으로 사살해 조선 민족의 의기를 만천하에 펼쳤다. 

태연하게 ‘대한민국 만세’를 부르며 체포됐고 여순감옥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교수형을 당했다. 사형이 집행된 후 유해를 유족에게 돌려주지 않고 매장된 장소를 철저히 은폐시켜 100여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안 의사의 유해를 찾을 수 없어 백범 선생은 애국투사들을 모실 효창공원의 세분 옆으로 빈 무덤(가묘)을 만들고 안중근 의사를 모시도록 분부했는데 그 소원을 이루지 못한 채 돌아가셔서 안타까움을 더하게 하는 애환을 갖게 됐다. 

일본은 안중근 의사의 묘소가 알려지면 조선인의 성역이 될까 염려해 모르게 한 것이다. 언제라도 안 의사의 유해가 발견돼 모시게 되면 모셔야 할 효창공원의 빈 무덤은 우리 민족의 분노를 느끼게 하고 항일운동을 하시다 순국하신 넋을 추모하게 하자. 빈묘에는 안 의사의 혼백이라도 묻히시게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자랑스런 홍성 출신 항일 애족 투사이신 백야 김좌진 장군과 만해 한용운 선사는 고국에 오셨으나 그렇게도 그리워하시던 고향 땅에 못 오시고 백야는 보령에, 만해는 망우리공동묘지에서 고향에 오고 싶다고 망향가를 부르시고 있다. 묘소를 찾아 참배를 드리고 싶어도 당신이 있어야 할 고향 땅에 묘소가 없으니 참으로 홍성사람들 체면이 말이 아니다.

대표적인 항일열사의 고장 홍성에 모셔 오는 것이 올바른 도리라고 생각돼 홍성의 각급 지도자들이 모여 공론화하고 증지를 모아 두 분을 고향 땅에 모셔 오기를 간절히 요청한다. 

군민의 대표인 군의회와 단체장의 결단이 아쉽다. 두 분이 고향에 못 오실 이유가 없다. 안동김씨 청주한씨 종친회에서 앞장서서 두 분을 모셔 오기를 촉구한다. 

고향 출신 순국선열을 고향 사람들이 앞장서서 모셔야 함이 정답이다.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는 영웅들이 바로 홍성인이라니 참으로 자랑스럽다. 정의롭고 예의 바른 홍성사람들의 참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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