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내포문화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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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내포문화축제
  • 범상스님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12.09.20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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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내포문화축제’의 막이 내렸다. 축제장의 짧은 동선은 예년에 비해 구경하기에 편리했고, 풍성한 볼거리와 전반적인 진행에서 점차 진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세계적인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언제나 근본적인 연구는 지속되어야 한다고 본다. 지금부터의 이야기는 <내포인물세미나>와<만해추모다례>에 직접 참여한 필자의 반성이며, 아래와 같은 입장에 있음을 미리 밝혀둔다.

작년, 축제가 끝나고 몇몇 지인들과 축제에 대한 평가와 미래비전을 이야기 한 적이 있다. 물론 축제에 직접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었지만 홍성의 미래를 걱정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심도 있는 논의가 펼쳐졌다. 자리가 끝나갈 무렵 청운대 장동민 교수(건축과)가 “지적한 문제는 누구나 동감한다. 그러나 그것을 극복하고 실체화 시킬 수 있는 방도가 있는지”를 물었다. 역시 건축가다운 지적이었다. 건축가는 건축주의 수많은 요구를 구체적으로 실체화 시켜야 한다. 그러므로 실체화 시킬 수 없는 문제 제기는 자칫 비판을 위한 비판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번 ‘홍성내포문화축제’는 8회이지만 이와 같은 축제는 17번째를 이어오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관주도의 행사로써 군수를 비롯한 많은 공무원들이 동원되어 군정의 공백은 불가피했다. 그리고 간략한 의전절차이긴 하지만 여러 번 반복되면서 축제를 경색시켰으며, 참여 단체 간의 불필요한 경쟁을 야기했다.

둘째, 축제는 공연과 관람객의 간극이 좁을수록 성공한다. 그래서 관람객이 공연으로 들어올 수 있는 문(門)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아는 것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알아야 신명이 나고 동참을 해야 지속적인 관심이 생긴다. 이것이 없으면 구경꺼리에 비해 재미가 반감되며, 매년 관객동원이라는 부담을 가지고 가야 한다. 예를 들면 다음 축제에는 충남무형문화재공연을 체험프로그램과 같은 방식으로 기획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이것은 신명이라는 우리의 정서에 비추어 보면 축제의 전부가 될 수 있다. 민속학 학자들은 외국에 비해 우리민족의 일상은 축제라고 한다. 셋만 모이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춤과 노래를 하며, 노래방에 가면 대부분 마이크를 독차지하려 하고, 특히 라디오프로그램에 전화로 노래자랑을 하는 것은 외국에서는 불가사의에 속하는 일이라고 한다. 그래서 어떤 방법이 되었든 축제는 한국인들이 가지는 흥과 신명풀이의 장이 되어야 한다.

셋째는 문화는 내면[心]의 외화(外化)라는 측면이다. 그래서 축제의 기획은 마치 학제 간 연구처럼 각 분야의 사람들이 참여해야 한다. 예를 들면 민속학·심리학·철학·역사 등등의 논의를 통해서 다양한 공연이 하나의 연속극처럼 이어지면서 내포문화축제라는 하나의 주제 속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매우 산만했던 것 같다.

앞서 말했듯이 축제기획자들은 이러한 다양한 의견들을 모아, 마치 건축가처럼 실체화시켜 나갈 때 내포축제는 명실공이 세계적인 축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소회를 피력해본다.



<홍주일보·홍주신문 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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