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회원 간 내부 분열이 극단적 충돌로… 지역사회 신뢰 흔들

[홍주일보 홍성=김영정 기자] 최근 광천읍의 한 민간단체에서 내부 갈등이 격화되며 폭력 사태로까지 이어져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해당 단체는 지역 상인들을 중심으로 자율적으로 운영돼 온 조직으로, 지역 활성화 사업과 상인 권익 보호 등을 목적으로 해왔다.
그러나 최근 공금 집행의 투명성과 회장 선출 과정에서의 의견 대립이 불거지며 파벌 간 갈등이 누적됐고, 그 끝에 물리적 충돌이라는 극단적 사태가 발생했다.
이번 폭행 사건의 피해자 A씨는 해당 단체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 온 상인으로, 공금 사용에 대한 의문과 운영 방식에 대한 개선을 요청해왔다고 전했다.
A씨는 “나는 단체가 좀 더 투명하고,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몇 가지 문제를 제기했을 뿐이었다”며 “그런데 그것이 분란을 일으킨 행동으로 몰려, 폭력까지 당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폭행은 A씨의 가게에서 발생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A씨는 “평소처럼 오전 9시쯤 가게 문을 열고 손님맞이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B씨가 갑자기 들어와 다짜고짜 뺨을 때리고 거친 욕설을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B씨는 나보다 훨씬 어린데, 이후 멱살을 잡고 밀치며 폭력을 이어갔다. 너무 당황해서 처음엔 말도 못 했고, 근처 상인이 그 장면을 보고 말려줘서 그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B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 앞에서도 폭언을 멈추지 않았으며, 제지하려던 경찰을 밀치는 등 격한 행동을 보였다. A씨는 “누가 말려주지 않았더라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며 당시의 공포를 생생히 전달했다.
A씨에 따르면, 갈등의 직접적 계기는 회장 추천 과정이었다. A씨는 “시장통 인물이 아니라 옆 마을 상인을 추천했다는 이유로, B씨가 ‘왜 그쪽 편을 드냐’며 몰아붙였다”며 “다 같은 지역 상인인데, 단지 출신 마을이 다르다는 이유로 공격당한 건 너무 억울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평생을 이 지역에서 살아왔고, 단체 활동도 헌신적으로 해왔지만, 이번 사건으로 한순간에 평판이 무너진 느낌이다. 주변 상인들의 시선도 두렵고 장사를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정신적 고통을 토로했다.
지역 주민들과 상인들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개인 간 다툼이 아닌 공동체 내 오랜 갈등 구조가 터져 나온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 주민은 “단체 내부의 갈등을 방치해온 게 문제였다. 회장 선출, 예산 집행 등 중요한 사안을 일부 인원만 논의하고 결정하면서 불만이 쌓였던 것”이라며 “지역 내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운영의 투명성과 절차의 공정성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과 유사한 상인단체 간 갈등은 비단 광천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전남 완도에서는 5일장 자리 배정 문제로 상인 간 폭행이 발생했고, 서울 용산구 전통시장에서도 상인회 임원과의 대립 끝에 한 상인이 중상을 입는 사건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태가 반복되는 원인으로, 민간단체의 자율성과 공공성 간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광천 지역사회에서는 ‘신뢰’와 ‘상생’을 다시 되새겨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단체 운영의 투명성 확보, 파벌 해소, 외부 중재 시스템 도입 등 근본적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주민은 “이제는 누구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의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려면 구조 자체를 뜯어고쳐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B씨는 <홍주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일에 대해 할 말이 없다”면서 인터뷰를 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