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스스로’ 기획한, 진로박람회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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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 ‘스스로’ 기획한, 진로박람회 열다
  • 이정은 기자
  • 승인 2025.11.27 06:58
  • 호수 918호 (2025년 11월 27일)
  • 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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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16개의 작은 꿈들
아이들이 직접 만든 축제
 3학년 김주환 학생이 무대에서 자신의 꿈을 소개하고 있다.

[홍주일보 이정은 기자] 자연 가까이에서 배우고 경험하며 성장하는 아이들이 있는 곳, 남당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신당초등학교(교장 우선희)에서 지난 20일 ‘전교생 진로 박람회’가 열렸다.

이번 진로 박람회는 전교생(1학년~5학년) 16명이 주도적으로 준비한 축제로, 1부 ‘개인 꿈 부스’와 2부 ‘장기자랑’으로 구성돼 진행됐다.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기 전, 1학년부터 5학년 학생까지 차례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의 취미와 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가수·나비 전문가·화가·요리사·유튜버·패션디자이너·경찰·사육사 등 천진한 얼굴들이 저마다의 꿈을 발표했다.

1부 ‘개인 꿈 부스’는 꿈자람관과 운동장에 총 14개의 체험 부스를 마련해 운영됐다. 학생들은 자신의 취미와 특기를 살려 △피아노 교실 △그림 그리기 △손댄스 배우기 △핫초코 만들기 △나비 알아보기 △스퀴시 만들기 △영어 동화 읽기 △캐리커처 그리기 △캐릭터 따라 그리기 △의상 디자인 △수학 문제 풀기 △핸드벨 연주 △테니스 교실 등을 이끌어갔다.

꿈 부스는 아이들이 직접 준비한 부스에서 방문객이 체험을 완료하면 부스 운영 학생이 스티커를 제공하고, 체험자들은 스티커 5개를 모아 경품 추첨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피아노 교실을 운영한 3학년 이지안 학생은 피아니스트 모슈코프스키의 ‘타란텔라’를 연주하고, 체험자들을 위한 간단한 악보를 준비해 피아노를 가르쳤다.

“오늘 꿈 부스를 위해 굉장히 오래전부터 준비했어요. 제가 1학년인가 2학년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는데요.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피아노를 가르쳐 준다는 건, 떨리면서도 뿌듯한 기분이 드는 것 같아요.”

체험자 추연은(남당리) 씨는 “아이들이 각자 원하는 부스를 운영하다 보니, 진로와 관련해서도 평소 몰랐던 것들을 체험해 볼 수 있고, 창의적으로 새로운 걸 만들어보는 기회도 되는 것 같다”면서 “아이들에게 신선한 경험이 되는 것 같아 앞으로도 이런 시간이 많이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부 ‘장기자랑’ 시간엔 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댄스 △피아노 연주 △훌라춤 △마술 △노래 △줄넘기 등을 선보였고, 환호성과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우선희 학교장은 “지금껏 있었던 학교 행사 중 오늘 가장 많은 보호자님들이 오셨다”며 “아이들이 직접 주도하는 행사이다 보니 더욱 관심을 보이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성장 열기가 넘치는 신당초가 너무 좋은데… 다음 해 3월 5일자로 인원에 따라 통폐합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어 많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한편 신당초등학교는 전교생이 16명인 소규모 학교로, 지난해 충청남도교육청의 ‘적정규모학교 육성추진계획’에 따라 학교 통합(폐교)을 위한 학교관계자(학부모, 교직원, 마을 이장 등) 투표를 진행했으나 만장일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신당초는 해변길 자전거 여행, 신당쿠폰, 학생자치회, 독서토론, 영어발표회 등 타 학교에서는 보기 드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도 바다낚시와 죽도 체험 같은 해양 생태 활동부터, 이번 진로 박람회처럼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자기주도적’으로 성장하며 삶을 배워갈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일 신당초 꿈자람관, 1부 ‘개인 꿈 부스’가 진행 중이다.
3학년 이지안 학생이 체험자에게 피아노를 가르치고 있다.
서부면 남당리에 위치한 신당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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