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가족 도란도란
고향집에 웃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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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가족 도란도란
고향집에 웃음꽃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4.01.23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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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설]

 

어릴 적 설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면 아련하다. 어린 시절 설을 기다리는 마음은 설레임 그 자체였다. ‘섣달그믐에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샌다’는 어머니의 말에 밤을 꼬박 지새우다 뒤늦게 잠이 든 탓인지 설의 아침은 항상 늦잠이다. 그래도 마음만은 시원 상쾌했다. 설 아침에 까치 소리가 들려오면 콧노래가 절로 흘러나왔다.
설 아침에는 어머니가 사다 주신 때때옷으로 설빔을 차려입었다. 알록달록한 색상의 때때옷이 더럽혀 질까봐 길을 걸을 때도 조심조심하며 발밑을 살피곤 했다.
어릴 적 설 아침은 세뱃돈을 받는 시간이 가장 기다려졌다. 빨리 세뱃돈을 받고 싶은 마음에 조상께 올리는 차례가 왜 이리 더디냐고 괜시리 심통을 부리기도 했다. 바지춤에 찬 복주머니에 가득 차는 세뱃돈을 쳐다보면 세상의 모든 것이 내 것인 양 뿌듯하기만 했다. 세뱃돈을 받고 난후에는 아이들과 쪼르르 달려 나가 동네 입구의 구멍가게에서 군것질을 하면서 재잘대기도 했다.
설 아침에는 모락모락 김이 나는 떡국 한 그릇은 필수였다. 어린 시절에는 왜 그리 한 살이라도 빨리 먹고 싶었는지 떡국을 게 눈 감추듯 먹어치우고 “나 두 살 먹었다”라며 또래 아이들에게 자랑하기도 했다.
일주일후면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이다. 설이 연휴의 개념으로 점차 바뀌어 가고 있어 안타깝기는 해도 설은 여전히 우리의 추억 속의 아련함을 불러일으켜 준다. 올 설에도 양손 가득 선물꾸러미를 들고 고향을 찾아 가는 발길이 줄을 이을 것이다. 몇시간씩 고생하면서 힘들게 찾는 고향이지만 마음만은 늘 즐겁고 푸근하다. 아무리 세태가 변했다 해도 우리에게 설은 여전히 고향의 정과 전통을 찾아가는 즐거운 명절이다.
모든 분들 ‘청마의 해’ 갑오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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