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이 담기란 뜻으로
방 귀퉁이‘조리’ 걸어두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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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이 담기란 뜻으로
방 귀퉁이‘조리’ 걸어두기도
  • 서용덕 기자
  • 승인 2014.01.27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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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특집] 세시풍속

설빔은 보통 대보름까지 입어
주인 대신 인사다니는 여종 문안비
신발귀신 야광귀 쫓으려 체 걸어둬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설은 한해의 시작이자 새로운 생명이 움트는 봄의 시작이기도 하다.
설이라는 명칭의 유래에는 세 가지의 설명이 있는데 새로 온 날이 ‘낯설다’라는 의미에서 ‘설다’에서 왔다는 해석과 ‘선날’ 즉 한해가 새롭게 시작되는 날을 부르던 말이 바뀌었다는 시각, 그리고 자중하고 근신한다는 뜻을 가진 옛말인 ‘섦다’에서 왔다는 설이 존재한다.
설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알 수 없으나 새해의 첫날을 기념하는 명절인 만큼 역법이 갖춰져야만 지낼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자체적인 역법을 갖고 있었던 부여시절부터 설날 풍습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구체적인 설날 풍습에 대한 기록은 신라시대에 전해지는데 ‘수서’에 의하면 신라인들은 새해 첫날에 서로 문안을 드리고 왕이 성대한 잔치를 베풀어 일원신에게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다.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전통적으로는 설날부터 정월 대보름까지 쭉 이어지는 민족 최대의 축제 기간이었다.
가족 친지가 한자리에 모이는 설날의 세시풍속을 함께 즐기며 세시풍속이 갖고 있는 의미를 함께 나눠 보면 어떨까?


◇설빔
설빔은 새해 첫날 입는 새 옷을 말한다. 아이들은 색동옷으로 단장했으며 어른들은 차례를 지내기 위해 두루마기나 도포 등을 갖춰 입었다. 설빔은 보통 대보름까지 입었다. ‘열양세시기’ 원일조에 따르면 남녀노소가 모두 새 옷을 입는 것을 ‘세비음(설빔)’이라 한다.
설빔이 아니면 새 옷을 입어보기 어려웠던 시절에는 온 가족이 설빔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차례
차례는 돌아가신 조상들께 새해를 맞아 차를 대접하는 의미에서 차례라 한다. 음식은 일반적인 제사와는 달리 밥 대신 떡국이 들어간다. 설에는 떡국을 먹어야 한 살이 먹는다고 한다. 과거에 아이들은 어른이 빨리 되고 싶다는 마음에 떡국을 여러 그릇 먹고 배탈이 나기도 했다. 차례는 차례 지내는 주체가 돌아가신 4대조까지 모시며 차례가 끝나면 차례상에 올린 음식을 나눠 먹는데 음복이라고 한다. 음복을 통해 조상의 덕을 물려받는다고 믿어진다.
◇세배
세배는 친족과 웃어른을 찾아가 문안의 뜻으로 올리는 인사다. 새해를 맞아 정월 초하루를 시작으로 정초에 하는 세배를 ‘새세배’라 부르며 섣달그믐날에 올리는 세배를 ‘묵은세배’라 한다. 차례가 돌아가신 조상들께 올리는 예라면 세배는 살아 계신 어르신들에게 공경을 표시하는 행위다. 설날의 세배는 새해를 맞이해 심신을 일신하고 새 출발을 다짐하는 뜻이 담겨 있다. 세수를 하고 새 옷으로 갈아입고 난 뒤 축원을 담아 인사를 올린다. 절을 받는 어른은 아랫사람에게 덕담으로 화답한다.
◇문안비
예전에는 설날에 여자는 세배를 하러 돌아다니지 않았다. 대신 중류 이상의 양반 가문의 부인들은 자기 대신 잘 차려 입은 여종을 친척집 등에 보내 새해 인사를 전했다. 이렇게 주인 대신 인사를 다니는 여종을 문안비라 불렀다. 문안을 받는 집에서는 반드시 문안비에게 세배상을 차려주며 세뱃돈도 줬다.
◇복조리
설날 아침 혹은 섣달그믐 자정이 지나 대나무를 엮어서 만든 조리를 벽에 걸어두는 풍습이 있는데 이것을 복조리라 부른다. 조리는 쌀을 이는 기구이므로 그해의 행운을 조리로 쌀을 이듯이 취한다는 뜻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리를 각 가정에서는 몇 개를 한데 묶어 방 귀퉁이나 부엌에 매달아 두었다가 쓰곤 했다.
◇야광귀 쫓기
설날 밤에 야광이라는 귀신이 집에 들어와 사람들의 신을 신어보고 자기 발에 맞으면 훔쳐 간다는 속설이 있다. 만약 설날 신을 잃어버리면 야광이 신을 신고 간 것이라 그해 운수가 나쁘다고 해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 신을 방 안에 들여놓기도 했다. 야광귀를 막기 위해 대문 위에 체를 걸어 두기도 했는데 이것은 야광귀가 와서 체의 구멍을 세어 보다가 신을 신어 보는 것을 잊어버리게 하기 위해서 라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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