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표…과연 지역구‘관리’덕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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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표…과연 지역구‘관리’덕 볼까?
  • 이범석 기자
  • 승인 2008.03.2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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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총선에서 충청 지역이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충청권 맹주격인 국민중심당이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했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결합, 자유 선진당으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자유선진당은 30석 가량을 목표로 충청이라는 텃밭을 놓칠 수 없는 상황이다. 당 지도부가 수도권과 충청에 직접 지역구 출마를 강행하는 등 다른 정당들과 강하게 맞붙을 태세다. 특히 충남 홍성·예산은 이회창 당대표가 직접 출마를 외치고 나서 현역인 한나라당 홍문표 의원과 맞붙게 돼 더 눈길을 끈다.
홍성·예산은 한나라당으로서 충청권에서 유일하게 현역을 내세우고 있는 지역으로 수성에 성공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누가 나오나?
홍성·예산에서 출마를 희망하는 사람은 우선 현역 지역구 의원인 홍문표 한나라당 의원이 있다. 여기에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선영이 이곳이라는 인연을 내세워 지역구 출마를 결심했다. 이로 인해 자민련 출신으로 국회부의장까지 지낸 조부영 전 의원과 신대철 예비후보가 자유 선진당에 공천을 신청했다 사퇴했다. 또한 같은 당에 이찬세, 신동찬, 이선우 예비후보와 통일교 계열 정당으로 알려진 평화통일가정당은 이윤석 예비후보를 세웠고 무소속 유병학 씨도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자유선진당, 올드 보이들의 내전?
우선 관록과 경력이 화려한 올드 보이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 이 지역구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평화당 이윤석 후보와 무소속 유병학 후보가 40대로 상대적으로 젊은 편임을 제외하면 현역 홍문표 의원이 60대이고 대부분의 자유당 후보는 50~70대선이다.
그렇다면 그 다음 관심이 쏠리는 대목은 자유당 내부에서 이들 후보들 간에 대격돌이 일어날 것인가 하는 점과 일부 공천 탈락자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우선 신대철 예비후보는 이 총재의 출마선언에 대해 “예비후보들에게 공천신청까지 받아놓고 막바지에 와서 출마선언을 한 것은 당 총재로서 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며 탈당을 결행했다. 지역에서 오랜 기간 이 총재를 도왔던 이선우 예비후보도 “당 차원에서 지역의 예비후보를 배려하지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도 생각할 것”이라는 서운함을 나타냈다. 이회창 후보를 도왔던 인사인 신동찬 예비후보 역시 “현명하게 입장을 결정 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조부영 전 의원도 무소속 출마할지 눈길을 끈다. 나이도 한 살 차이로 이회창 대표와 엇비슷한 그는 국회의원 선수로 봐도 큰 정치인이다. 따라서 그가 이번에 지역구 출마를 강행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조 전 의원은 13대 신민주 공화당으로 김종필 현 자민련 총재의 후광을 업고 국회의원이 되었다. 그 후 3당 통합으로 탄생한 민자당 후보로 재선(14대)을 기록했다. 이후 15대에는 당선되지 못하고, 16대 국회 때 3선을 하고 국회부의장까지 지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그가 지역구 의원으로 다시 등장할 가능성 혹은 무소속 출마 강행 시 당선 가능성을 따질 때 희망적 예측보다는 다소 어두운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다. 15대 총선 때 자민련 사무총장을 했지만 신한국당 이완구 후보에게 밀렸고 이에 대해 지역구 관리에 만전을 기하지 못했다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또한 16대 국회에서 금배지를 다시 달았지만 이것도 지역구에서 올린 성과가 아니라 당시 전국구(지금의 비례대표)로 진출한 것이다. 물론 그간 지역정치인으로서 쌓은 명성과 상당한 재력가로서 지역에 뿌리박은 점이 든든한 뒷 배경이기는 하나 ‘최악의 경우’ 홍문표와 이회창이라는 두 거물을 상대로 전쟁을 치를 경우 승리를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역시 이회창’ VS ‘그래도 홍문표’
결국 핵심 전선은 홍문표 의원과 이회창 대표 간에 형성될 수밖에 없다. 이회창 대표가 전국구 정치인이라면 홍문표 의원은 지역 밀착형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명망가의 지역 진출이냐, 지역일꾼을 다시 한 번 택하느냐를 놓고 표심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회창 대표는 이 지역에서 지난 17대 대선 당시 상당한 지지율을 올린 것이 이번 총선에서도 든든한 밑천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선영이 있다는 인연과 충청을 기반으로 자유 선진당을 웅비시키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무소속 출마도 불사한다는 자유 선진당 계열의 무소속 후보군이 대거 등장할 경우 이 표를 어느 정도 잠식당할 우려가 있다. 대세를 뒤흔들 적들은 아니지만 가랑비에 옷 젖듯 잠식하는 피해가 만만찮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더욱이 지난 대선 등 주요 국면에서 지역 바람몰이를 했던 일꾼들이 지역구 공천 문제로 이회창 후보 지원에서 인연을 끊는다는 소리와도 일맥상통하는 대목이어서 손해가 만만찮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 ‘중앙 정치판’에서 큰 역풍이 한 번 불면 말단조직까지 장악하고 있는 상태보다는 여파가 크게 마련이고 심지어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홍 의원은 지난 4년간 지역 농업인들에 대한 관리를 제법 잘 해 온 정치인으로 꼽힌다. 홍 의원은 지난 5일 오전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한때 제가 (한나라당 시절에 당 총재로) 모시던 분과 경쟁한다는 것이 죄송스런 생각도 있다”면서 “그렇게 갈 곳이 없으셔서 이곳까지 오셨을까 하는 인간적인 생각을 많이 한다”는 공세적 발언을 가하면서 한판승부를 예고했다.
결국 이회창 대세 열풍이 일찌감치 불고 있는 가운데 홍 의원으로서는 ‘그래도 홍문표’라는 여론이 일어나 주기를 바라며 쉽지 않은 승부를 벌여야 하는 처지가 됐다. 그간 지역구를 바닥부터 다져온 노력이 발휘될지, 아니면 워낙에 거물과 맞붙는 불운을 탓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지 홍문표의 위기일발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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