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 한용운의 발자취를 찾아서] ⑥ 만해 선양사업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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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 한용운의 발자취를 찾아서] ⑥ 만해 선양사업 활발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4.05.0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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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관·민족시비공원 등 생가지 재정비 시급”

타지역서도 선양사업 추진 홍성만의 차별화 전략 필요
“홍성하면 만해” 떠오르도록 군민 힘모아 홍보 앞장서야


 

 


만해 한용운은 백야 김좌진, 고암 이응노, 명무 한성준, 매죽헌 성삼문, 최영 장군, 남당 한원진, 지산 김복한 등 홍성이 배출한 수많은 위인 중 한 명이다. 만해는 독립운동가, 민족시인, 종교인으로서 조국이 위기에 처했을 때 민중의 선봉에 서며 조국독립을 위해 평생을 바쳤던 인물로 전해지고 있다.
올해는 만해가 영면에 든지 70년이 되는 해이다. 홍성군에서는 홍성문화원을 중심으로 만해 한용운의 업적을 체계적으로 선양하기 위해 ‘만해기념사업회’를 발족시키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고 오는 8월에는 서울 성북구 심우장과 예산 수덕사와 함께 대대적으로 ‘만해추모제’를 거행키로 했다. 기념사업회가 정식 출범하면 만해의 고향인 홍성의 정통성을 내세워 보다 체계적인 각종 사업들이 추진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역 예술단체 등에서도 만해 서거 70주기를 맞아 오는 8월 중순 전국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문학캠프를 준비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화in장꾼(대표 김현자)이 추진하는 이번 문학캠프는 도·군비 4000여만원이 투입돼 전국 대학 중 문예창작과에 다니고 있는 학생 1000여명을 대상으로 만해 생가지 일원에서 각종 세미나와 강연, 체험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강원도 백담사, 서울시 성북구 등 만해가 일정기간 머물며 독립운동과 저서집필, 수양 등의 활동에 정진했던 지역에서도 만해 서거 70주기 관련 행사를 개최했거나 대규모 행사를 준비 중에 있다. 성북구에 소재한 심우장은 올해가 3·1절 95주년이라는 점에 착안, 지난 2월 26일 ‘성북구 독립운동 역사·문화 알리기 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심우장은 3·1운동 민족대표 33인이자 독립을 위해 끝까지 민족자존심을 지켰던 만해 한용운이 말년을 보낸 곳이지만 이를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다른 독립투사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성북구는 한용운을 비롯해 일제에 의해 약탈되는 우리 문화재를 지킨 간송 전형필,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우당 이회영의 아내로 독립활동을 뒷바라지한 이은숙, 우당의 뒤를 이어 독립운동에 투신한 아들 이규창 등 애국지사의 숨결이 고스란히 담긴 현장이 소재해 있지만 대중의 관심이 낮아 이를 환기시키고 잊혀진 애국지사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독도지키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애국단체 ‘반크’ 등이 참여했으며 성북구를 비롯해 독립정신과 관련한 역사·문화 현장을 알리고 보전하는데 공동의 노력을 펼쳐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가 긍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교류할 것을 합의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종로구 선학원에서도 오는 6월 29일 매년 치러왔던 ‘만해 한용운 추모다례제’를 심우장에서 봉행키로 했다.
 이와 관련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은 “유관단체와 함께 추모다례와 기념학술회의를 성대하게 개최할 생각”이라며 “음악회와 시낭송회 등 문화행사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담사 만해마을에서도 올해 만해 축전, 만해 평화의 길 조성 등 대대적인 행사를 준비 중에 있다. 만해마을 김윤길 교육원장 등에 따르면 올해 만해 서거 70주기를 맞아 설악산 백담사에서 건봉사를 거쳐 금강산 유점사까지를 연결하는 80km구간의 ‘만해 평화의 길’을 조성하고 있다. 만해마을 측은 올해 ‘만해평화의 길’ 탐방프로그램을 시범운영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백담사, 건봉사, 유점사는 만해와의 인연이 깊은 곳이다. 백담사에서 만해는 사미계를 받고 공부했으며 3·1선언으로 인한 투옥생활 이후 ‘님의 침묵’을 창작하는 등 문학, 연구 활동을 했던 곳이다. 건봉사는 일제시대까지 교육도량이었고 만해가 건봉사 강사로서 교육사업에 투신했던 곳이다. 유점사는 만해가 경전공부를 매진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만해마을 측은 동국대학교와 함께 백담사에서 건봉사까지 100리(40km) 코스를 5개 권역으로 나눠 우선 조성한다는 방침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DMZ를 통과해서 금강산 유점사까지 개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해마을 관계자는 “만해평화의 길 조성사업은 만해 서거 70주기를 맞이해 남북 분단 상황에서 남북의 평화공존과 통일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측 불교계와 공동으로 기념행사도 추진된다. 불교계와 학계가 힘을 합쳐 만해 기일(6월 29일)이나 만해축전 기간(8월)에 남북공동학술토론회를 연다는 계획으로 현재 사업 구상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홍성 뿐만 아니라 서울, 강원도 등지에서 만해 서거 70주기를 추모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행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홍성군에서는 홍성문화원이 추진하고 있는 만해기념사업회 등을 중심으로 만해의 고향 홍성을 널리 알리기 위한 각종 선양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으로 이 사업들이 탄력을 받기 위해선 타 지역의 행사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만해 생가지에서 치러질 예정인 만해추모다례제와 대학생 문학캠프 개최 이전에 만해문학체험관 등 생가지 일원을 다시 한번 재정비 하는 작업도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건립 10여년째 천편일률적인 만해문학체험관의 전시물들을 교체하고 만해의 일생을 재조명하는 특별전 등의 준비가 필요하다. 아울러 1층 전시공간을 제외한 세미나실, 창작실 등은 거의 이용되지 않고 있어 시설 이용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요구된다. 세미나실과 창작실은 당초 만해의 정신을 이어받은 전국 문학인들의 활발한 창작·공동연구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설계됐지만 연평균 이용객이 고작 47명에 불과한 실정이어서 문학인들을 비롯한 지역민들 사이에서도 철저히 외면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본보가 지적한 만해생가지 뒤편 ‘민족시비공원’의 친일시인 시비 철거 여부도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해야 하는 문제 중 하나이다. 지역 문학계 일각에서는 오는 8월 예정에 있는 추모다례제와 문학캠프 이전에 해당 시비를 일단 철거 후 타 시인의 작품으로 교체하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홍성문화원 등이 추진하고 있는 만해 선사 묘소 이전 계획 등이 속도를 내기 위해선 만해의 혈육인 한영숙 여사와 지속적인 유대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홍성문화원 측은 오는 8월 만해추모다례제에 한영숙 여사를 초청하는 것은 물론 만해기념사업회 회원으로 우선 영입한다는 방침이지만 직접적인 의사타진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만해 한용운의 고향으로서 홍성의 대내외적 홍보는 아직까지 미약하기만 하다. 국민 대부분은 만해를 떠올릴 때 그가 수도에 정진했던 백담사를 떠올리기 마련인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올해 만해 서거 70주기를 맞이해 홍성문화원과 홍성군 등이 추진하는 선양사업들에 군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기도 하다. 만해가 홍성군민들만 아는 이 지역의 역사인물 중 한명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한 새로운 도약의 해가 될 수 있도록 온 군민의 관심과 노력이 집중돼야 할 시점이다. <끝>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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