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 여성탓이라고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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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 여성탓이라고만 생각하세요?
  • 서용덕 기자
  • 승인 2014.05.19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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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불임, 정계정맥류

남성 불임 30% … 정자 수 감소·정자무력증 초래
고환 감싸는 그물모양 정맥 비정상 확장되는 질환
고환에 울퉁불퉁 혈관 느껴지면 정확한 진단 필요

아기를 얻지 못해 마음 고생하는 불임 부부들 중의 절반은 남성에게 생식 능력이 없는 남성불임이 원인이라고 한다. 남성의 생식 능력은 난자와 수정이 이루어질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고 정상적인 정자를 만들어내는 능력과 성교를 통해 정자가 질 내로 잘 들어가게 하는 능력에 의해서 결정된다. 이러한 두 가지 요인 중에서 어느 하나라도 문제가 있을 경우에 남성에게서 불임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특히 남성에게서 나타나는 불임 원인 중 30%를 차지하는 질환이 정계정맥류다.

정계정맥류란 고환정맥의 역류에 의해 상단에 위치한 그물모양 정맥 다발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음낭에 굵은 우동 면발같이 늘어진 정맥이 구불구불하게 보이며 특히 배에 힘을 주거나 오래 서 있을 경우 날씨가 더운 여름철에 더 늘어나 보인다. 95% 이상이 좌측 음낭에 발생한다.

남성의 음낭은 양측에 성기능과 종족 번식을 위한 생식기능에 관여하는 고환이 들어있다. 고환에서 정상적으로 정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환의 온도가 체온보다 2~3도 낮은 상태가 유지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계정맥류가 있는 경우 늘어난 정맥류가 고환 주변을 싸고 있기 때문에 몸 안에서 역류돼 내려오는 정맥피가 고환의 온도를 상승시킨다. 이 기간이 길어질수록 고환의 정자생성 기능은 점점 떨어져 정자 수가 감소하게 되고 생성된 정자도 운동성이 떨어져 정자무력증이 생기게 된다. 정계정맥류는 정도에 따라 임상적으로 3단계로 나눈다. 1단계는 배에 힘을 줄 때만 정계정맥류가 만져지는 경우이며 2단계는 눈으로는 알 수는 없으나 손으로 만져지는 경우다. 3단계는 가만히 서 있어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경우다.

평소에 본인의 눈으로 확인될 정도로 진행된 경우는 대부분 3기 정도의 심한 상태로 이 경우 정액검사를 하면 정자 수가 감소해 있고 정자의 운동성이 크게 떨어져 임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정계정맥류는 특히 첫 아이를 출산한 후 아무런 이유 없이 임신이 되지 않는 2차 불임부부 중에서 불임의 원인이 남성의 정계정맥류인 경우가 많다.
정계정맥류는 통증이 나타나지 않는 사례도 많아 조기발견이 어려운 편이다. 간혹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는데 대개 사타구니나 음낭에서 통증을 느끼며 바로 누운 자세를 취하면 증상이 없어지거나 감소한다. 자가진단 방법은 고환의 모습을 보면서 차이를 느끼거나 울퉁불퉁한 혈관을 만져보는 방법이 있다. 이상을 느낄 경우에는 음낭체온감지술, 음낭혈류청진술, 동위원소촬영술 혹은 칼라도플러 초음파 등을 사용해 확인할 수 있다.

정계정맥류는 비교적 치료가 무난한 질환이다. 정계정맥류 치료방법으로 크게 수술적 치료방법과 비수술적 치료방법이 있다. 수술적 치료방법은 접근 방법에 따라 후복막 접근법, 서혜부 접근법, 서혜하부 접근법이 있으며 정계정맥류의 원인이 되는 고환정맥을 찾아 절단하고 묶어 역류를 차단하는 방법이다. 색전술치료는 투시영상을 보면서 라면 굵기의 가는 카테터라는 관을 고환정맥까지 찾아 들어가 코일과 경화제를 이용해 막는 방법이다. 정맥 안으로 들어가서 문제가 되는 정맥만 막음으로써 주변 동맥이나 림프관 손상이 없어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이 없다. 시술 시간도 40분 정도로 짧아 당일 시술 후 퇴원이 가능하며 시술 후 바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열린의원 조성욱 원장은 “정계정맥류가 남성불임의 중요한 원인이지만 적절한 수술을 통해서 손쉽게 생식능력을 되찾을 수 있는 질환”이라며 “불임 의심시 가까운 비뇨기과에 가서 정계정맥류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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