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탐방 홍성군직장인 밴드‘푸르뫼’
“밤이 깊었네~ 방황하며 춤을 추는 불빛들. 이 밤에 취해 흔들리고 있네요” 지난 13일 홍성읍 오관리 사거리목욕탕 지하에 위치한 연습실에서는 심장을 울리는 드럼소리와 함께 신나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노랫소리의 주인공은 직장인 밴드 ‘푸르뫼’의 ‘코뿔소’팀이었다. 노래로 불타는 토요일을 즐기고 있는 이들을 연습실에서 만났다. 지난 2009년 만들어진 ‘푸르뫼’에는 현재 34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노래가 좋고 음악이 좋아 모였다. 직장에 다니며 밴드 음악을 할 수 있는 것이 이들에겐 큰 기쁨이라고 한다. 하나둘씩 모이며 ‘코뿔소’, ‘핑크블루’, ‘구스사운드’, ‘utity 밴드’, ‘free밴드’, ‘여하정밴드’ 등 6개의 팀으로 나뉘어 연습과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브라스밴드를 하던 사람부터 군악대에서 악기를 배운 사람, 학창시절 혼자 기타를 튕기던 추억이 그리웠던 사람 등 밴드에 모여든 사람들의 면면은 각양각색이다.

회원들의 연령대도 다양하다. 직장인 밴드이긴 하나 직장인이 아니라고 해서 밴드에 들어오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얼마 전에는 19살 정수지, 정수진 쌍둥이 자매가 밴드에 들어오며, 현재 10대부터 50대가 함께 하고 있다. 연령대가 낮아지니 부르는 노래의 폭도 다양해졌다. “공연 때 주로 7080노래를 많이 불렀는데, 이 친구들이 들어오고 나서는 아델의 ‘롤링 인 더 (rolling in the deep)’처럼 요즘 사람들에게 많이 사랑받고 있는 팝송도 연습하게 됐어요” 부부가 함께 밴드활동을 하는 팀도 있다.
‘여하정밴드’는 박인규·김용분, 정철인·윤혜숙 부부가 함께 팀을 결성해 밴드활동을 하고 있다. 40~50대인 이들 부부는 함께 취미활동을 하며 부부간의 사랑도 키우고 있어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었다. ‘푸르뫼’는 음악을 하며 느낀 즐거움을 공연을 통해 지역민들과 함께 하고 있다. 좋아하는 음악을 통해 나눔의 정신으로 항상 푸른 산과 같은 삶을 만들어 보자는 의미를 담은 ‘푸르뫼’라는 이름도 그래서 붙여졌다.
서부면 속동마을에서 주민들을 위해 공연을 하기도 하고, 용봉산에서는 등산객을 위한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내포축제처럼 지역민이 함께 하는 큰 축제에도 빠지지 않았다. 오는 19~20일에 열리는 충남장애인체전에도 함께한다. ‘푸르뫼’는 자체적으로 매년 12월, 홍성문화원에서 정기공연을 펼치고 있다. 달마다 팀별로 돌아가며 연습실에서 정기발표회도 가진다. 한 달 동안 연습한 결과를 회원들에게 보이는 자리다.
‘코뿔소’팀에서 드럼을 맡고 있는 푸르뫼 윤기돈 회장은 사람들 앞에 서는 자리가 많다보니 자연스레 연습도 열심히 한다고 말한다. “학생들도 숙제가 있어야 더 열심히 하잖아요. 저희도 발표회 등 공연 일정이 많다보니 더 열심히 하게 되요. 연습에 연습을 통해 완성도를 높여 사람들 앞에 나서고 싶습니다” 퍼스트기타를 맡고 있는 신인훈(50)씨는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할 때의 느낌은 마치 흔든 맥주의 뚜껑을 땄을 때 같다”며 “연습은 힘들지만 공연할 때는 짜릿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어려운 점으로 늦은 나이에 음악을 다시 배우는 만큼, 배 이상의 노력이 드는 점을 꼽았다. “젊었을 때 배웠더라면 기술적 진전이 좀 더 빨랐을 텐데, 나이가 들고 직장에 다니며 시간을 쪼개 연습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시간이 더 드는 것 같아요. 연습실에서뿐만 아니라 개인이 틈틈이 시간을 내 연습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젊을 때보다 배움은 더디지만 즐거움은 배가 된다고 말한다.
“밤늦게 연습이 이어지지만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있다는 그 자체가 큰 기쁨입니다. 인생을 풍요로워 지는 것 같아요”, “살다보면 좋은 일도 있고, 궂은일도 있는데, 힘들거나 슬플 때 함께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있다는 게 큰 위안이 됩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주일 내내 연습실의 저녁은 음악소리로 가득하다. 혹, 밴드음악에 관심이 있거나 노래가 고픈 사람이라면 연습실의 문을 두드려볼 일이다. 마침 키보드를 연주할 사람을 찾고 있다. 푸르뫼 윤기돈 회장 010-2424-8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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