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농촌은 누가 지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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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농촌은 누가 지킬 것인가?
  • 임태환(갈산면 갈산로)
  • 승인 2015.07.0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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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은 오랜만의 큰 가뭄이란다. 지금 중부지방 농촌의 밭과 천수답은 타들어가고 있다. 30도를 오르내리는 태양열에 밭작물은 한 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시들어가고 천수답의 논은 갈라져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한 줄기 소나기라도 시원스레 내려 주었으면 하는 농부의 마음마저 아랑곳없이 애써 가꾼 농작물이 시들어 가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기후 온난화 현상으로 우리나라도 아열대성 지방의 기후로 변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 아침저녁으로는 서늘하고 낮에는 태양이 작열하는 고온으로 고기압이 물러가지 못한다니 가뭄이 계속되는 양 싶다. 그래도 평야지 수도 답은 저수지 축조와 지하수 개발로 별 걱정 없이 경작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된다.

이 가뭄을 제일 어렵게 대처하는 사람은 물론 농민들이다. 연세가 거의 육십이 지나고 칠팔십 대 고령의 나이에도 농사만을 천직으로 삼고 일만 하는 농민들을 볼 때, 저렇게 일을 해야만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자식들이 있어도 거들어 주지 못한다. 거의가 객지에 나가 살고 있으며 집에 있다 해도 직장에 다니거나 다른 사업에 종사하기 때문에 일손은 태부족이다. 또한 어렵사리 농사를 지어봐야 수입농산물에 밀려 제값을 못 받아 이것저것을 제하면 남는 것이 없다. 그저 먹고사는 것뿐이지 노후대책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마다 레코드판처럼 돌아가는 곳이 농촌일 것이다. 지금은 백세 시대를 살아가는 현실이지만 농촌의 장래는 그리 밝다고는 못 할 것이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란 말은 옛말이 된지 오래다. 인력은 고급화 됐는데, 누가 힘들게 농사를 지으려 하겠는가. 편하고 좋은 직장을 찾으려 도시로 내몰린 탓에 농촌만 일손이 딸려 늘그막에 힘들게 일하고 있다.

칠팔십 대 농민들은 과거 지긋한 어려움을 이기고 오늘의 농촌을 일궜지만 그에 대한 보상은 충분치 못한 것 같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GNP 2만 불 시대를 살고 있는 이때 무거운 짐을 벗어놓고 편안한 여생을 보내야 할 시기지만 농촌의 농민들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는 농촌의 모습이 어떻게 변할까. 물론 영농방식도 과학적으로 발전해 상상 이외의 변모를 보일 것이며, 여건상 대규모 영농작업으로 운영될 것이다. 하지만 다수의 소규모로 작농하는 농민들이 문제다. 백세 시대를 살고 있는 농민들은 무슨 소득으로 시대에 맞춰 살아갈 것인가. 자식들에게 너무 부담을 지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선진국과 같은 노인 복지사업으로 편안한 여생을 보낼 수만 있으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만, 우리 농촌사회는 아직은 시기상조인 듯싶다. 이러한 현실은 우리 농촌의 농민들뿐만 아니라 모두가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농촌이 잘 살면서 과거와 같은 인정 넘치는 농촌 사회로 재탄생하려면 우선 젊은이들이 농촌을 지켜야 할 것이다. 어려운 살림에도 무조건 대학에 진학해 좋은 직장만을 고집할 게 아니라, 고등학교 졸업 후 자기취향에 맞는 직업을 채택하든가 아니면 노력의 대가를 받을 수 있는 농사에 열중하면서 농촌을 지켜야 할 것이다. 지금은 귀촌, 귀농, 귀향도 늘고 있다고 한다. 문전옥답을 묵힐 수는 없지 않은가. 또한 수입농산물에 전부 의존할 수도 없다. 2~30년 후가 아닌 자손만대 우리 농촌은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이다. 신토불이 우리 농산물이 우리 몸에 최고란 것을 알아야한다. 우리 모두가 지혜를 모아 인정 넘치고 활기찬 농촌으로 가꿔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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