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시효 완성 후 등기한
제3자에 대한 점유취득시효 주장 가능한지
문) 저는 23년 전 甲으로부터 토지를 매수하여 계속 경작하고 있었으나 소유권이전등기는 하지 않고 있던 중, 최근에 丙이 나타나 甲의 상속인 乙로부터 위 토지를 매수하고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쳤으니 위 토지를 인도하라고 합니다. 그래서 알아보니 甲은 저에게 위 토지를 매도한 수년 후 사망하였고, 甲의 외아들인 乙은 객지에서 살다가 최근에 甲명의로 된 위 토지를 발견하고 그것을 丙에게 매도하였다면서, 甲이 저에게 위 토지를 매도한 사실에 관하여는 전혀 들은 바 없으니 매매계약서를 보여달라고 합니다. 저는 시간이 오래되어 그 매매계약서를 찾을 수 없었고, 그 매매사실을 알고 있는 증인도 현재로선 없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20년 이상 점유하고 있으면 시효취득으로 토지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그것을 주장할 수는 없는지요?
답) 점유자가 제3자(등기명의를 취득한 자)에게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가장 쉬운 기준은 제3자로의 부동산 소유권 이전등기가 점유자의 시효취득 완성 이전 혹은 이후인지입니다. 즉 점유자가 점유를 개시한지 20년 경과 전에 제3자가 이전등기를 경료하였는지 아니면 20년 경과 후에 이전등기를 경료하였는지가 중요한 기준입니다.
만일 제3자로의 이전등기가 20년 경과 전에 이루어지고 나서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면 점유자는 제3자에게 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지만, 20년이 경과 되고 나서 제3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다면 점유자는 제3자에게 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없습니다.
우리 대법원은 토지에 대한 취득시효의 완성을 이유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하려면 시효완성 당시의 소유자를 상대로 하여야 하며(대법원 1999. 2. 23. 선고 98다59132 판결), 취득시효기간만료 후에 토지소유자가 변경된 경우 새로이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한 사람에 대하여는 시효취득으로 대항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1992. 12. 11. 선고 92다9968, 9975 판결).
따라서 사안에서 甲에서 丙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질문자의 점유취득시효 완성 이후(20년 경과 후)에 경료되었으므로 질문자는 丙에게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없으므로 위 토지를 丙에게 인도해 주어야 합니다.
다만, 乙과 丙이 위와 같은 사실을 알고 허위로 등기를 이전한 것이라면 질문자는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지만 그와 같은 사정을 입증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