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란 이름을 떨쳐내고 서로 이어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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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란 이름을 떨쳐내고 서로 이어가기
  • 이은희 <장애인창의문화예술연대 대표·주민기자>
  • 승인 2016.02.25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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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올해가 장애를 가지고 살아간 세월과 비장애인으로 살아간 시간의 딱 반쯤 되는 해이다. 돌이켜 보면 장애인으로서 삶이 불행해질까봐 두려워 더 바쁘고 치열하게 살아온 것 같다. 장애를 이유로 나란 존재가 세상에 묻혀 버릴까 두려워 세상에 다시 나가기 위해 시작한 사회복지와 심리학은 갑작스런 사고로 장애를 가진 내게 세상과 이어주는 연결고리와도 같았다. 그러다 장애를 갖기 전 전공이었던 글씨를 쓰는 사람으로 돌아왔을 때는 예술이 나와 세상을 연결해 주고 있었다.

장애인으로, 장애학생자립지원센터국장으로, 캘리그라퍼 강사로… 많은 경험을 하면서 갖게 된 삶의 화두. “장애를 가진 나는, 이 땅의 장애인은 무엇을 어떻게 하며 살아야 행복할까” 장애, 비장애를 떠나 누구에게나 행복은 최고의 관심사겠지만 장애인에게 좀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 사회는 아직도 장애인은 능동적이지 못하고 수동적으로 살게하는 복지마인드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장애인은 무엇을 하기보다는 어떤 도움이 필요한가를 먼저 떠올린다. 일방적인 장애인복지서비스로는 장애인을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살아갈 수 없게 만든다. 좀더 적극적으로 행복을 쟁취하기 위해서 우린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에 대한 답을 문화예술을 통해 얻었다. 장애인,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예술 활동을 통해 나 자신을 능동적으로 표현하고 결국 주최적인 삶을 살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자신을 표현하는데 두려움 따위는 없애고 이 사회에 동등한 사회구성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 마음으로 지난해 ‘잇다’라는 장애인문화예술단체를 결성했다. 문화예술로 나와 세상,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람과 사람사이를 이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내포되어 있는 단체 이름 ‘잇다’. 간혹 “단체 이름이 뭐예요?” 물어보실 때 “잇다 예요”라고 대답하면 “이에 받침 시옷하나? 시옷두개?” 라고 다시 반문하시는데 사실 ‘잇다’는 ‘이어주다’라는 의미와 글자를 읽을 때 소리로만 듣고 이해하는 ‘있다’의 의미도 내포돼 있다. “나 여기 있어요. 우리 여기 있어요. 누구보다 치열하게 삶을 살고 있어요”라는 장애인들의 존재에 대한 외침이다. 장애에 앞선 자신의 개성과 예술성에 빛을 발하는 장애예술인들이 많이 발굴되어 장애란 이름을 굳이 인식시키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하고 당당하게 이사회에 나아가길…

최고의 문인 세익스피어, 중국최대의 병법가 손자, 이솝우화의 이솝, 돈키호테처럼 살다간 세르반테스, 프랑스음악의 거장 라벨, 앉아서 연주하는 이자크펄만, 영혼의 목소리 호세 펠리치아노, 팝음악의 살아있는 신화 스티비원더. 장애인이기 전 예술가로 당당하게 함께 살아낸 이들처럼 더불어 살아가야할 세상...이제 당신이 아닌 내가 먼저 함께하자고 손을 내민다.

1월부터 충남도청에 로비에서 월 1회 시작한 장애인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공연과 3월부터 준비하는 장애인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뮤지컬로 우린 또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이어주고 세상과 이어줄 다리하나 놓게 될 것이다. 자 이제 내가,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밉니다. 잡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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