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緣木求魚(연목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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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緣木求魚(연목구어)’
  • 김종대 <내포문화숲길 사무처장·칼럼위원>
  • 승인 2016.04.05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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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사고가 발생한지 벌써 5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인류에게 안겨 준 커다란 재앙이며 경고로 기억된다. 전후 한정된 자원의 한계를 극복하고 경제도약을 이룬다는 명분으로 추진된 일본의 원전사업은 일본인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만을 남겨주었다. 단지 전력생산단가가 싸다는 이유로 원전개발에 몰두 했던 일본은 이를 바탕으로 전후 경제대국의 꿈을 이루는가 싶었지만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일본내각에서조차 ‘일본의 멸망’까지 우려할 정도의 커다란 공포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사고발생으로 인한 피해만도 수백조원과 그에 상응하는 복구비용을 지불해야 했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복구에 얼마의 비용이 들어갈지도 모르며 파괴된 자연환경의 원상회복은 기약이 없다.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배경에는 탐욕으로 얽히고설킨 정부와 원전마피아들이 있었다. 원전마피아들은 서로의 이익을 위해 복잡한 구조로 얽혀 서로의 이익을 위하여 국민들의 안전이나 국가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안전과 원칙을 중시한다고 알려져 있던 이웃나라 일본의 사정이 이러할 진대 다리가 무너지고, 백화점이 무너지고, 대형여객선이 침몰해도 ‘사후약방문’식의 처방을 입으로만 안전을 외쳐왔던 우리나라의 원전 관리운영상황은 보지 않아도 심히 우려가 된다.

지난 정권의 4대강 사업은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물 부족을 이유로 수십조 원의 돈이 들어간 대규모 토목사업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며 역사가 평가를 해야 한다고들 하지만 물길을 막아 많은 보를 만들고 강을 호수로 만들며 발생한 환경파괴의 사례는 너무 많았다. 금강에서는 수십만 마리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고 큰빗이끼벌레의 대규모 증식과 폐사로 인한 수질의 오염, 녹조라떼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냈었던 것을 기억한다. 큰빗이끼벌레를 비롯해 보통 오염지표를 알려주는 실지렁이, 깔따구, 녹조 등 이전에 찾아볼 수 없던 생물들이 자리를 잡아가며 생태계의 변화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금강의 수질은 4등급으로 생활용수로도 사용하기도 어렵다는 분석도 있을 정도니 앞으로의 환경피해가 언제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지난해 충남 서북부지역에 극심한 가뭄으로 지역민들이 식수로 사용하는 보령댐의 수위가 급격히 줄면서 제한급수까지 해야 했고, 예당평야의 젖줄인 예당저수지의 저수율 또한 낮아 올해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하는 우려가 있었다. 가뭄에 대한 대비는 필요하다. 하지만 근시안적인 대책보다는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특히 국민들의 혈세가 천억원이 넘게 투여되는 사업임을 감안하면 더욱 챙겨볼 여지가 있다. 지난해 예당저수지의 저수율이 너무 낮아 금강보의 물을 끌어다 예당저수지로 물을 끌어 오는 도수로 사업을 너무 성급하게 추진, 결정한 측면이 없지 않아 보인다. 현재 예당저수지의 저수율이 90%에 이르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보통 6개월 걸리는 예비타당성조사를 비롯한 행정절차를 생략하고 추진해야 했는지 다시금 고민해 보아야 한다.

예당저수지의 저수율이 보통 65%만 있으면 한해 농사가 문제가 없다고 한다. 또한 예당저수지의 물을 하류에서 취수해 먹는 물로 사용하는 예산군민들의 경우에 수질문제가 심히 우려되는 금강보의 물을 끌어다 먹어야 하는 상황 또한 고려할 여지가 있다. 조금 늦더라도 여러 가지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절차를 지켜가며 보다 나은 대안은 없는지 많은 사람들의 지혜를 모으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동네의 느티나무 하나도 베어내는데 신중했던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배울 필요가 있다.
머릿속에 자꾸 맹자의 ‘緣木求魚(연목구어)’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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