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도시재생, ‘폐허로 방치된 건물·공간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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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 도시재생, ‘폐허로 방치된 건물·공간 활용’
  • 취재·사진=한기원 기자
  • 승인 2017.12.0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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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도 폐기된 공공건축물의 재활용 방안 〈5〉
독일 베를린 남부에 위치한 우파 파브릭 마을 주민들이 마을 내 게시판에 행사 및 교육프로그램 홍보물을 붙이고 있다.
독일 베를린 남부에 위치한 우파 파브릭 마을 주민들이 마을 내 게시판에 행사 및 교육프로그램 홍보물을 붙이고 있다.

독일의 베를린은 공동 소비라는 형태를 통해 공동체 문화로 변화를 실천하는 대표적 도시다. 많은 소비재가 공유로 전환되는 등 소유의 패러다임이 달라지고 있는데서 찾을 수 있는 문화다. 이는 공간의 문제에서도 마찬가지다.
 

■우파파브릭, 문화예술인들의 사회적 기업
독일 베를린 남부에 위치한 우파 파브릭(Ufa Fabrik)은 폐허로 방치됐던 영화촬영소를 복합문화공간으로 가꾼 대표적 사례다. ‘Ufa’는 영화사의 이름이고 ‘Fabrik’은 공장으로 ‘영화공장’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1920년대 영화를 찍고 현상하던 공간이었다. 1965년 폐쇄된 후 방치됐는데 이곳에서 70여 명의 학생들이 공간을 관리·임대하는 조합을 만들었다. 이들은 문화, 음식, 건강, 생태 관련 그룹을 조직하고 공연장, 게스트하우스, 식당, 어린이놀이터 등을 만들며 활동영역을 넓혀갔다. 이들은 손수 시간과 정성을 들여 건물을 리모델링했고, 1979년 6월 공식적으로 문을 열었다고 한다.

특히 우파파브릭은 사회적 기업이면서 마을공동체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2차 세계대전까지 독일 영화의 본산지 역할을 했던 ‘우파(UFA)’ 영화 제작소였으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재정문제로 14년간 방치됐다. 이후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 작업을 하기 시작하면서 1978년 3개월 동안 이들이 실험적으로 작은 생활공동체를 만든 이후, 1979년에 100명의 예술가집단이 함께 현재의 ‘우파파브릭’ 단체를 설립했다고 한다.

단체는 환경과 문화, 지역생활공동체를 핵심가치로 하고 있으며, 비영리단체로 유기농제과점, 게스트하우스, 유아보육과 노인 돌보기 사업으로 200여명의 고용창출을 이뤄내기도 했다. 운영에 따른 재정은 건물과 부지를 베를린 정부로부터 66년간 저렴한 비용으로 임대계약을 맺어 사용하고 있으며, 베를린 정부와 유럽연합에서 전체예산의 약 60%를 지원받고 있다.

방문객이 연 20만 명이 넘을 만큼 유명해진 이곳은 국제문화센터와 영화상영장, 연극무대, 열린 무대, 빵 제조 및 판매장, 레스토랑, 게스트 하우스(43개), 대안형 자유학교 등의 시설이 설치돼 있다.

우파파브릭에 있는 공동체자립센터(NUSZ)는 우리나라의 문화센터와 유사하지만 그 범위가 더 넓다. 유아와 청소년, 임산부, 노인층 등 다양한 계층의 주민들이 이곳을 찾고 있으며, 합기도, 유도, 요가 등 스포츠교육을 시행하기도 하고, 명상, 태교, 성악, 미술, 요리 등의 수업을 제공하기도 한다. 수업을 듣기 위해서 베를린 전역에서 우파파브릭을 찾는다고 한다. 여기에는 독일 물가에 비해 저렴한 가격도 크게 한 몫 한다. 일주일에 두 차례 진행되는 교육의 한 달 수업료가 30유로(한화 4만원)가량 된다는 설명이 그렇다.
 

■쿨투어 브라우어라이, 문화공간으로
베를린 도심의 프렌즐라우어 베악(Prenzlauer Berg)에 위치한 쿨투어 브라우어라이(Kultur Brauerei)를 직역하면 ‘문화양조장’이다. 1842년 처음으로 이 지역에 작은 양조장이 생긴 이후, 1853년 욥스트 슐타이스(JobstSchultheiss)가 자신의 이름을 딴 맥주를 이곳에서 생산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양조장으로서의 역사가 시작됐다.

독일의 자유롭고 다양한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며, 젊은이들의 활력이 넘치는 곳이다. 이 지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활기를 잃어버렸다가 예술가들과 지역 주민들에 의해 다시 활기를 되찾은 곳으로 유명하다.

쿨투어 브라우어라이는 옛 동독의 폐쇄된 맥주공장을 문화예술, 교육적 공간으로 활용하며 지역사회에 경제적 효과를 가져 온 공간으로 꼽힌다. 1842년 세워진 맥주공장은 1967년까지 가동했지만,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20년간 방치됐다. 하지만 이 공장은 산업혁명 이후 지어져 가장 멋있는 건물 중 하나로 리모델링을 통해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넓은 공장 건물을 그대로 활용해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과 전시를 할 수 있도록 운영 중이다. 연간 2000여건의 문화행사로 100만 명에 가까운 관람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곳 건물에는 42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특히 잠바그룹은 15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장애인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인근의 맥주공장이었던 페퍼베르크는 5개 단체(업체)가 운영을 협의해 재단과 문화행사 컨설턴트, 일자리 창출, 사회교육 등을 담당하고 있다. 운영은 입주업체들의 임대료와 기부금으로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문화예술공간(연극 무대 2곳, 14개 아틀리에), 교육 공간, 대학연계 세미나 룸, 전시관, 상업공간(호텔, 레스토랑)등으로 운영된다.

문화예술 공간인 ‘예술가의 집’은 갤러리와 화가들의 창작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렇듯 유럽 선진국들은 구도심의 버려진 공간을 활용해 문화공간을 만드는 도시재생 사례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갖고 성공하고 있는 것을 홍성의 원도심 활성화에도 벤치마킹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니/인/터/뷰 - 우파파브릭 운영총책임자 힌데 씨

태양열 에너지 생산 가정에 보급
우파파브릭은 약 1만8000평 규모로 1920~30년대 영화극장으로 사용됐던 곳이다.  이후 영화 편집, 더빙 등의 전반적인 작업이 이뤄지는 영화제작소로 사용되다가 1961년 영화제작소가 이전을 하면서 용도를 잃게 됐다. 시에서 우체국으로 사용할 계획을 갖고 있었지만 1970년대 공연장으로 사용되면서 실제로는 우체국으로 사용되지는 않았다.

결국 1979년 시민들의 운동에 의해 협회 차원에서 운영하기로 했다. 1979~80년 단기(6개월~1년) 임대로 사용하다가 1988년부터 50년 동안 사용하는 것으로 시와 계약을 맺었다.

현재 부지임대료는 10만 유로, 건물임대료는 100만 유로다. 1979년부터 우파파브릭 주민들은 공동체 생활을 시작했으며, 1년에 300회 이상의 공연을 하고 있다. 사립초등학교 1개교가 있다.
또한 태양열로 에너지를 생산해 가정에 공급하고 있으며, 녹색지붕(건물 지붕에 식물을 심음)이고, 빗물활용 시스템을 도입해 화장실 변기에 사용되는 물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빵집과 게스트하우스 등도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정부와 시와 대사관 등 국제기관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외부투자가 3분의 2 정도, 내부 수익금이 3분의 1 정도 된다.

공연티켓 판매, 제과사업, 방문객 입장료, 장소임대 등으로 수익금이 생긴다. 장점으로는 우파파브릭 주변의 시민들은 문화적 혜택을 받는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외부에서 이곳의 아이디어와 방식을 통해 영향력을 끼쳐서 외부의 발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30여명의 거주민이 살고 있으며, 단지 내에는 200여명의 근무자가 있다. 문화·교육·공동체 소통 부분에 대해서만 지차제의 관리를 받고 있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미/니/인/터/뷰 - 쿨투어 브라우어라이  그라우 씨

폐맥주공장이 복합문화 공간으로
쿨투어브라우어라이는 세계에서 20세기 중반까지 가장 많은 맥주를 생산했던 ‘슐트하우스’ 맥주공장이 이전하면서 폐건물로 버려진 공장을 1842년부터 도시재생사업으로 순차적으로 주변 조성을 시작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동베를린 지역의 대표적인 사례다.

독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4만㎡에 20여개의 건물에 영화관, 대극장, 미술관, 상업시설 등이 입주해 시민들에게 복합문화 공간으로 역할을 다하고 있다. 1990년대 통일 후 동독지역 내 기관건물의 재활용 필요성을 자각해 문화와 상업공간이 공존하도록 했다. 4만㎡ 중 7000평이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나머지는 문화영역에 속한 기업들의 사무실 등 상업공간으로 임대하고 있다. 외부지원 없이 자체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는 점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슈퍼마켓, 수공예가구점, 컴퓨터 회사, 콘서트홀, 최대 1500석 규모를 자랑하는 8개관 극장, 태권도장 등으로 이뤄져 있다. 연간 200만 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으며, 동독인들의 생활상을 다룬 박물관도 있다. 건물들 사이 골목에서는 맥주축제나 길거리음식 행사 등을 상시 운영 중이며, 조명예술 행사 등도 열리고 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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