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 소리, 좋은 소리 형평성 있는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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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소리, 좋은 소리 형평성 있는 기사
  • 김옥선 기자
  • 승인 2018.03.27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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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성상회 송성근 대표
관성상회 앞에서 포즈를 취해준 송성근 대표.

장날이 아닌 평일에는 홍성전통시장 안이 한가롭다. 예전에 비하면 사람들 발길이 거의 절반 이상으로 줄어든 것이다. 물론 한두 해의 일은 아니다.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각 지자체마다 고심을 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은 없다. 관성상회 송성근 대표는 “정부에서 인위적으로 하는 사업만으로는 절대 시장을 살릴 수 없다”며 “자연스럽게 하려면 어느 정도 흐름을 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어 송 대표는 “젊은이들이 시장에 일단 많이 들어와야 하고, 젊은이들 스스로 노력하고 이것이 내 직업이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관성상회가 문을 연지 어느새 80여 년이 되어간다. 송 대표의 어머니가 됫박 장사로 시작한 쌀가게는 이제 송 대표의 자식에게 승계해 줄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물러나야지. 은퇴할 때가 된 거지.”
예전 홍성전통시장은 윗 싸전과 아랫 싸전으로 나뉘었다. 각 싸전을 따라 소 구루마를 끌고 다니는 장사치들과 지게를 지고, 리어카를 끌고 다니는 사람들, 장을 보러 나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냇둑에는 나무전, 지금 마늘전 자리는 우전 등 각 품목들마다 자리 이름이 있었다. 우리 어머니는 자금 여기 가게 앞에 자리를 하고 앉아 도매와 소매 장사를 같이 했다.”
그 덕분에 송 대표는 어릴 적 적어도 밥은 굶지 않고 살았다고 회고한다.
“그 당시에는 모두 됫박으로 개량해서 됫박장사라 불렀다. 개량기가 나온 것은 1982년 이후다.”

관성상회에서는 농부들이 직접 생산한 쌀이나 곡식 등을 직접 매입하기도 한다. 한 할머니가 강낭콩 20kg을 들고 가게로 들어온다.
“콩 색이 좀 변했네.”라고 말하면서도 바로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값을 쳐준다.
“이게 왜 그런지 모르겄슈. 묵은 건 아녀.”
“근디 이런 걸 묵은 거라고 그려. 보관을 잘못해서 그랴.”
“아, 그래도 이천 원 더 줘.”
“이천 원으로 뭐 할라구. 손자 사탕 사 주게?”

그렇게 말하는 송 대표는 어느새 이천 원을 꺼내 내주면서 서랍에 든 사탕까지 내어준다. 할머니는 사탕까지 야무지게 받아들며 마른 침을 뱉어 지폐를 세보고 씨익 웃으며 돌아선다. 할머니가 가고 나니 이주여성 다섯 명이 가게로 들어온다. 익숙하게 쌀을 사 본 듯 얼마냐고 물어본다. “이만 이천 원.” 이주여성은 돈을 내고 번쩍 들어 손수레에 싣고 간다. 송 대표 역시 익숙하게 “땡큐~”하며 손을 흔든다. 관성상회 앞에는 옛 주막에서 볼 법한 한지로 만든 사각등이 걸려 있다.

지난 홍성내포문화축제에 관성상회는 쌀 800kg을 기증했다. 용봉산에 등산 온 관광객들이 입장권에 도장을 받아오면 쌀 1kg씩을 포장해 선물로 드렸는데 그 축제 당시 선물로 받은 것이다. 그 사각등이 묘하게 관성상회의 분위기와 썩 잘 어울린다. 마치 관성상회의 오랜 역사를 대신 말해주고 있는 듯 하다. 송 대표는 홍주신문에 대해 “평생독자로서 늘 잘 보고 있다. 신문은 좋은 소리만 내서는 안 된다. 쓴 소리 좋은 소리가 모두 골고루 섞여 있는 형평성 있는 기사들이 많이 실리는 신문이 좋은 신문이다.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하면 좋을 것 같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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