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수 시인, 수필로 영역 넓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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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수 시인, 수필로 영역 넓혀
  • 허성수 기자
  • 승인 2018.04.2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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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백문학’ 등단… 장르 초월하며 문학세계 펼쳐

서사적이면서도 서정적인 요소 잘 가미된 문학

홍성군 가정행복과 조종수 장애인복지팀장이 최근 수필가로 데뷔했다. <사진> 조 팀장은 ‘화백문학’ 2018년 봄호에 ‘산행과 짐’, ‘해바라기 꽃’, 2편을 추천받았는데, 이재인·정장수 심사위원은 심사평을 통해 “서사적이면서도 서정적인 요소가 잘 가미되어 문학으로 형상화시켰다”며 “금아 피천득이나 이양하 선생을 뛰어넘는 작가로 대성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칭찬했다. 그의 글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잠깐 인용한다.

“조종수 님의 ‘산행과 짐’에서는 ‘산에는 우리의 인생처럼 함께 가지만 결국은 혼자 가는 외로운 걸음이다. 두 어깨에 짊어진 배낭의 무게와 오롯이 혼자 감당해가며 올라야 한다’는 것은 등산을 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생각이겠지만, 가끔은 등산이 마치 앞동산 놀이터나 또는 내려와서 술 먹고 노는 뒤풀이로 치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조종수 님은 이번 산행에는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산행 시 음주는 죽음을 부를 수 있다’는 깨달음을 알았던 것이다. 새벽 일찍 산행 길을 떠나다 보니 미처 준비물을 확인하지 못해서 산을 올라갈 때 쓰는 ‘스틱’과 점심식사를 할 때 필요한 ‘간이의자’를 빼놓고 온 실수로 힘들어하는 모습이 선하다. 그러나 큰 어려움 없이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이번이 마지막 산행이 아니고 다음 달에 또 갈 수 있어서 두 번 다시는 이런 시행착오가 없을 것’이라는 다짐을 하면서 오랫동안 건강하게 등산을 하고픈 욕망을 글에서 느낄 수가 있다.”

조 팀장은 지난해 2월 이미 ‘국제문학’을 통해 등단한 시인이다. 그 후 여러 문예지에 주옥같은 시를 발표하고 있는 그는 다시 1년 만에 수필가로 등단해 문단에 주목을 받고 있다. 공주사대에서 물리교육학을 전공한 그는 학생 시절부터 문학에 관심이 많아 꾸준히 시를 습작했다고 한다. 대학 졸업 후 비인기 과목의 교사로 진출하기가 쉽지 않아 차선으로 선택한 길이 지방공무원이었다. 1992년부터 홍성군청 서기로 근무하면서 그저 시가 좋아서 혼자서만 읽고 쓰기만 하다가 2016년말 충남문학관 이재인 관장을 만나면서 서재에 묵혀뒀던 시가 빛을 볼 수 있게 됐다. 시인이 산문을 쓰기가 매우 어려운 일인데 꾸준한 독서와 오랜 습작을 통해 내공을 쌓아왔기에 그로서는 가능한 일이다.

함축된 언어로, 때로는 충분한 묘사로 두 개의 장르를 넘나들며 펼쳐낼 문학세계가 벌써부터 큰 기대가 된다. 조만간 시집을 낼 계획이라고 밝히는 조 팀장은 동료 공무원들에게도 잘 알리지 않았던 일로 신문에 나가면 욕 얻어먹을까봐 조바심한다.

“일도 제대로 안 하고 게으름피웠다고 하지 않을지 모르겠어요.” 일찍이 영국인들은 셰익스피어를 인도와도 바꿀 수 없다고 했다. 만일 이 시대의 한국에서 조종수 시인의 존재에 대해 자랑스러워할 줄 모른다면 ‘천년 인문학도시 홍성군’은 헛구호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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