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성찰, 밑지지 않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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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성찰, 밑지지 않는 삶
  • 한학수 칼럼위원
  • 승인 2018.05.24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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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공감하는 감정이 있다. 인간이기 때문에 공유할 수 있는 내적 세계가 있는 것이다. 특히 독서는 나와 다른 사람과의 접속, 세계와의 교류를 의미하며 원활한 소통의 기폭제 역할을 한다. 따라서 문학은 인간의 공통적인 감정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편이다. 문학은 말과 글로 된 예술이며, 가치 있는 경험을 내용으로 담고 있고 형상화를 통해 심미적으로 표현한다. 나와 남 사이의 벽을 허물고, 내가 남이 되는 트레이닝을 하게 된다. 나 자신을 저자가 창조한 세계에 푹 잠영(潛泳)하고, 삶의 변화와 전환을 다루는 새로운 방식을 목격하게 한다.

이해와 공감의 능력을 키우는 데 책읽기만 한 게 없다. 좋은 책을 많이 읽되 잘 읽어야 한다. 문학은 말과 글로 작가 자신의 경험과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예술이며, 인간의 정신활동의 산물이자 문화며 인간 사이의 소통 활동 가운데 하나인 셈이다.

혹자는 ‘지식을 얻는다는 것은 묘한 쾌감과 기쁨을 수반한다’고 말한다. 안다는 것을 통해 사람은 따뜻한 무언가를 나누는 것이다. 안다는 것에는 알고 싶은 의욕과 호기심이 존재하지만 아는 척하는 것에는 호기심이 없다. 책읽기는 남의 이야기를 엿보려는 호기심과 지적 열망,  정서적 공감의 즐거움이 한데 뭉친 상태다. 한 권의 의미 있는 책이 그 사람의 인생을 결정하기도 한다.

인류사에 과학의 역사를 새롭게 쓴 천재 과학자나 과학 부문 노벨상 수상자는 주로 미국, 프랑스, 영국, 독일 같은 서구 국가에서 많이 배출됐다. 위 국가는 철학 강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고전 독서로 단련된 철학적 두뇌가 현상 이면에 있는 본질을 관통할 수 있어야 한다는 방증이다. 본질이 변해야 현상이 변할 수 있다. 21세기는 지식경영과 창조경영의 시대라고 한다. 이는 곧 인문학, 수학, 과학의 시대라는 의미와 같다. 컴퓨터로 비유하면 과학기술이 하드디스크라면 인문학은 운영체제에 해당한다. 인간을 위하고 세상을 구제하는 통섭학문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다.

프랑스와 미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인문학을 하는 국가로 이름이 높다. 인간은 생각하고 대화해야 행복한 존재다. 그것을 통한 소통으로 삶의 문제를 해결한다. 치열한 독서와 사색을 통한 자기혁신이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얘기다. 평상시 뚜렷하게 뜻을 세우고 뜨거운 열정으로 살다가 극적인 순간이 오면 과감하게 실행하는 불굴의 투지가 필요하다. 어쩌면 인생에 걸쳐서 꾸준히 해야 할 일이 아니겠는가 싶다.

개미집단은 여왕개미를 중심으로 형성된다. 특히 점프개미 종족은 여왕개미가 사망하면 일개미 중 한 마리를 여왕개미로 추대한다. 늘 노동을 하고 경계를 서는 등 임무에 충실했던 평범한 일개미의 몸이 여왕개미처럼 커지고 수명도 열 배 이상 늘어난다고 한다. 자신이 여왕개미라는 확신이 유전자조차도 바꿔버리는 셈이다.

요즘 같이 급속한 사회변화 속에서 기계에 종속돼 가는 현대인이 닮아야할 본보기 같다. ‘파우스트’에서 괴테는 신의 입을 빌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니라”라고 말한다. 지금 이 순간, 고민하고 방황하는 것도 노력의 한 방편일 수 있다.

창의성도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 살짝 너머에 있는 개념이다. 행복 또한 내가 찾고 느낄 때까지 늘 곁에서 그림자처럼 동행한다. ‘남이 가는 길을 가면 편안하지만 종속되고, 새로운 길을 가면 험난하지만 독립적으로 서게 된다’는 말에 귀를 쫑긋 열어야 할 일이다.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인간의 창조적 능력을 증진하는데 문학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간의 사유(思惟)는 경계가 없다. 역사는 매일 그렇게 층계를 쌓는다. 새들은 바람이 가장 강하게 부는 날 집을 짓는다고 한다. 인생의 농사(農事) 또한 그러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에겐 불가능한 삶을 꿈꿀 자유가 있다.

한학수<청운대 방송영화영상학과 교수·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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