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신도시 도청대로 위험천만 무단횡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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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신도시 도청대로 위험천만 무단횡단
  • 허성수 기자
  • 승인 2018.07.1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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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 너무 멀리 있어

눈치껏 중앙분리대 넘어
18일 이른 아침 보행자들이 홍예공원 쪽에서 도청 쪽 고속(시외)버스 매표소를 향해 도청대로를 무단횡단하고 있다.

흔히 도청대로로 알려진 지방도 609호는 내포신도시에서 장거리 직진차량과 단거리 차량을 위해 지하와 지상도로로 나눠져 있다. 장거리 직진차량은 지하로 뚫린 차도로 숨어서 거침없이 통과할 수 있으나 내포신도시가 종점이거나 거기서 방향을 틀 차량은 땅 위의 도로를 택해 달린다. 

지상도로는 군데군데 교차로와 횡단보도가 있다. 그러나 보행자들 가운데 지정된 횡단보도를 이용하지 않고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이 종종 눈에 띄어 자칫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그 중에서도 충남도서관 앞 도청사거리와 도청삼거리 사이 구간에서 가장 빈번하게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사진>

기하학적인 건축물 청사가 특징인 도청의 서쪽 울타리에 붙어 있는 내포신도시 고속버스터미널은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주요 도시와 가까이는 당진, 천안, 예산, 보령, 청양, 부여 등 다양한 행선지로 갈 수 있는 시외버스를 탈 수 있어서 지역주민들 뿐만 아니라 외지에서 공공기관을 찾아오는 손님들로 항상 붐빈다. 그런데 매표소가 있는 도청 쪽 상행선 도청대로변에서 티켓을 구입한 승객이 반대편 하행선 방향의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횡단보도를 건너야 하는데 무단횡단을 하는 일이 종종 목격된다.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하행선 승강장에서 버스를 내린 승객이 반대편으로 가서 고속(시외)버스나 군내버스로 환승해야 할 경우에도 무단횡단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무단횡단을 할 수 없도록 왕복 6~8차선 도로 한가운데는 쇠파이프로 성인 허리 높이만큼 중앙분리대를 만들어 놨는데도 소용이 없다. 사람들이 넘어 다니면서 검게 도색된 쇠파이프 봉이 군데군데 훼손되거나 뜯겨나간 곳도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건널 수 있는 곳은 쇠파이프 중앙분리대가 끝나는 지점과 양 방향 도로의 경계구실을 하는 잔디밭 형태의 중앙분리대가 시작되는 지점 사이 약간의 틈이다.

안전한 횡단보도를 놔두고 굳이 무단횡단의 유혹에 쉽게 빠지는 이유는 아무래도 매우 가까운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도청삼거리와 도청사거리의 사이 도청대로는 약 320m의 길이이며 도로 폭은 25m로 왕복 8차선이다. 고속(시외)버스 매표소와 함께 있는 상행선 승강장은 양쪽 횡단보도에서 거의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하행선 승강장은 도서관 쪽 도청사거리와 매우 가까운 편으로 불과 30여m 밖에 안 되는 거리에 횡단보도가 있는데도 대부분 굳이 무단횡단을 해 반대편으로 간다. 신호등에 맞춰 횡단보도를 선택하면 U자 형태로 우회하게 되니까 길게는 4~5분, 짧아도 2~3분이 걸리지만 도로를 무단횡단하면 1분도 안 걸린다.

홍성과 덕산 사이 장거리 직진차량이 지하도로로 다 통과하기 때문에 도청대로의 지상구간은 요즘 차량 통행량이 그리 많지 않아 누구든지 눈치껏 무단횡단을 하면 치명적인 사고는 면한다. 실제로 홍성경찰서 교통경비계에 확인해보니 도청대로가 개통한 후 이 구간에서 무단횡단을 하다 인명사고가 난 기록은 거의 한 건도 없었다. 홍성경찰서 관계자는 “무단횡단을 방지하기 위해 가끔 경고하는 현수막을 게시하면서 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사고가 나지 않았다고 앞으로도 사고가 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멀리 돌아서 우회해야 하는 승객들의 편의를 위해 엘리베이터가 딸린 육교가 건설되면 무단횡단을 막을 수 있다.

홍성군 건설교통과 관계공무원은 “매표소 쪽 승강장은 예산군, 반대편 하행선 승강장은 홍성군에 속하며 지방도 609호 관리는 충청남도종합건설사업소에서 맡고 있다”고 했다. 또 “이 구간에서 사고나 어떤 민원도 접수된 바 없어 그 문제에 대해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충남종합건설설사업소 홍성지소 도로보수담당 김원식 씨도 같은 반응을 보이면서 “육교를 가설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민원이 들어온 적도 없고 생각해본 적도 없다”며 “주민들이 법을 지켜서 도로를 안전하게 건너다니도록 해야 한다”는 말을 되풀이 했다. 육교 설치비용을 물어보니 약 3억 원이 들고 요새 있는 육교도 없애는 추세여서 쉽지 않은 일이라고 김 씨는 고개를 저었다.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횡단보도를 만들어 합법적으로 건너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현재 양쪽 횡단보도 사이 거리가 320m밖에 안 되는데 겨우 100여m 떨어진 중간에 또 설치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며 김 씨는 난색을 표했다. 그래도 차량보다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이 구간만큼은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는 지적이다. 홍성군과 예산군도 대책을 미리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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