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을 잡을 것인가, 발목을 잡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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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을 잡을 것인가, 발목을 잡을 것인가
  • 이병희 칼럼위원
  • 승인 2018.09.1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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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일 제8대 홍성군의회가 개원했습니다. 소신 있는 의정활동을 통해 함께하는 의회를 만들어가는 그 출발점에 홍성 군정의 파트너이자, 견제 감시자로서 11명 군의원들이 있습니다.

“물론 의원 각자의 활동 양태나 의정에 임하는 자세와 방법은 분명 다를 거예요. 또한 그에 따르는 세간의 평가도 차이가 있을 수 있지요.” 그렇지만 홍성의 발전적 미래를 만들어 가려는 목표의식 만큼은 같아 보입니다. 비판에 귀 기울이고 칭찬에 겸양하는 기본적인 자세 역시 누구 하나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두 달간 홍성군의회는 의원 국내 연수를 시작으로 군정 업무보고, 조례심의, 추경예산심의, 현장방문 등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의회의 적극적인 의정활동 홍보를 뛰어넘는 출입기자들의 취재 열기가 사뭇 뜨겁다고 합니다. 또한 의회 생중계를 통해 의원들의 업무보고청취, 질의답변 모습을 꼼꼼히 지켜본 군민들의 수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군민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지요. 의원들이 조금이라도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대안 제시를 위해 공부하고 노력하는 거예요. 요즘 의회 분위기가 그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지방의원을 바라보는 시선이 온화하지 만은 않습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나의 생활이 조금치도 나아진 게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달라지고 좋아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에 부정적인 인식들을 그대로 가두어 놓고 있는 것입니다.

“선거 때는 내 삶을 바꿔줄 것처럼 약속하더니, 어째 당선되고 나면 두루뭉실, 어물쩍 넘어가는 꼴이라니… 불신의 반복이 이어지는 이유이겠지요.” 지킬 수 없는 약속을 내놓지 않고, 내놓은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의식들로 변화하고 있음에도 시선은 늘 따갑습니다. 그만큼 치열한 노력이 부족했던 탓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군의회가 군정의 질주 혹은 독주를 대하는 인식과 대처하는 방식이 군민의 눈높이 맞지 않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의회는 군정의 손목을 잡아야 할까요? 발목을 잡아야 할까요? 언뜻 손목을 잡는 것이 옳아 보입니다. 협력과 소통을 통해 막힘없는 군정을 이끌어가는 것이 타당하다 생각할 것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좋아진 것도 하나 없는데 서로 손목잡고 으쌰으쌰…못 이기는 척 넘어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잖아요? 때로는 방향 잃은 질주를 막기 위해 발목도 잡아줘야 올바른 방향을 찾지요….”

물론 몽니부리 듯 억지를 써서는 안 될 것입니다. 뚜렷한 방향과 대안을 마련하고 손목을 잡아 이끌 수 있어야 발목을 잡아도 제대로 된 방향성을 찾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아무리 좋은 방향과 대안을 제시해도 편의 논리에 밀려 힘을 잃고 그 뜻을 펼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결국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비판을 겸허히 경청하는 관대함을 4년 의정활동의 혹독한 기준으로 삼는 것이 우리 8대 의원 모두의 초심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의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무겁고도 차갑게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야 지방정치가 가벼워지지 않습니다. 그래야 흔들리지 않고, 나태해지지 않습니다. 의원 스스로의 경계를 굳건히 하는 가장 큰 힘은 유권자로부터, 바로 군민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병희<홍성군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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