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계절, 한가위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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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계절, 한가위만 같아라
  • 홍주일보
  • 승인 2018.09.2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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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은 설날과 함께 우리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추석은 음력 8월 대보름으로 중추절, 가위, 한가위 등으로도 불리어지기도 한다. 한가위라는 말은 이미 신라시대에서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우리나라 고유의 명절이다. 추석 무렵이 되면 곡식이 무르익고 추수가 시작되는 시기이다. 때문에 사람들은 햇곡식과 햇과일, 송편 등으로 푸짐하게 음식을 차려 놓고 먹으며 이웃들과 함께 즐겼던 대표적인 명절이다. 추석에는 조상에게 차례를 올리고 성묘를 다닌다. 전통 사회에서는 매년 정월 초하루와 한식날, 추석, 동짓날 등 4차례에 걸쳐 차례를 지내거나 성묘를 했는데, 반드시 차례와 성묘를 함께 하는 명절이 바로 추석이다. 우리의 문화적 특성과 전통을 가장 잘 나타내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일 뿐만 아니라 민족적 정서가 듬뿍 담겨 있는 소중한 유산이라 할 수 있다. 우리들에게 명절이란 의미는 다양하고 독특한 의식이나 행사 등의 전통적인 풍습이 면면히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러한 명절풍습은 지역사회 구성원간의 유대감을 돈독히 하는 계기가 돼 왔다. 이를 통해 가족과 사회공동체의 든든한 연결고리가 되고 단결과 화합을 이뤄 지역사회 발전의 밑거름의 돼 왔던 것 역시 명절의 의의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오늘날 시대가 변하고 사회 환경이 달라지면서 명절의 의미가 퇴색되는 측면이 없지는  않다. 올해도 추석(24일)명절이 눈앞에 성큼 다가왔고 이번 주말부터 5일간의 짧지 않은 연휴가 시작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차분히 명절의 의미를 되새겨 봐야할 일이다. 자칫 소홀하기 쉬웠던 주변을 돌아보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는 주문을 하고 싶다. 자신을 다시 한 번 돌아보면서 우리의 이웃들도 돌아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분명한 것은 추석은 즐겁게 노는 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팍팍한 삶의 무게를 지탱하는 힘마저도 없다고 하소연 한다. 이러한 연유로 전통명절에서 멀어지는 것은 놀고 즐기는 진정한 전통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요즘 즐겁고 행복한 명절문화 만들기가 화두인데, 명절의 근본 의미를 제대로 알고 이를 실현하면 가능한 일이다. 이것이야말로 명절의 참 의미가 아닐까. 하지만 한두 시간 차례를 지내고 나면 서로 떠나기에 바쁘다. 함께 즐길 마땅한 놀이도 없을 뿐더러 함께 있는 것이 오히려 서먹하다는 장탄식의 시대로 변한 탓이다. 모처럼 만나는 가족, 친지, 친구와 이웃들의 반가운 얼굴들이지만 어쩌면 의무감에 참석하는 명절 때문에 피곤한 것은 아닌지.

조선 중기의 학자 율곡 이이는 “제사는 사랑하고 공경하는 마음을 극진히 하는 것을 중심으로 삼아야 한다. 가난하면 가난한 대로 정도에 맞추고, 병이 있으면 근력을 헤아려 무리하지 않아야 진정 효를 다하는 후손의 모습”이라며 제사에서 예의는 상에 올리는 음식보다는 제를 올리는 사람의 정성에 있다고 했다. 넉넉한 계절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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