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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박인경의 사람과 길 展에

홍성군은 오는 6일부터 내년 5월 26일까지 홍북읍 중계리에 있는 고암이응노 생가기념관에서 ‘도불 60주년 이응노·박인경展=사람과 길’을 개최한다고 한다. 세계적인 거장 이응노 화백과 박인경 화백 부부의 도불 60주년을 맞이해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총 73여 점의 작품들을 선보인다고 한다. 특히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들도 공개될 예정이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이응로 화백이 태어난 고향인 홍성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져야만 했던 이응노와 박인경의 행로와 그의 그림이 태어난 이 땅의 근원에 점점 더 가까워지는 빛나는 역설을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한다. 일제 치하의 굴욕, 동족상잔 전쟁의 참상, 남북 분단의 쓰라림 등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었던 두 예술가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하겠다. 이번 전시를 총괄 기획한 박응주 미술평론가는 “전통회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발견함으로써 민족미술을 새로운 표현으로 세계화한 위업을 이룬 두 사람의 예술적 반려의 궤적을 그리고자 한다”며 전시의 의미를 밝혔다. 또한 “이응노와 박인경의 1958년은 한국미술 사랑하기의 역설적 숙명을 따라갔던 그 길 이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사랑할수록 검어지고 어두워지는 먹빛의 사랑을 통해 한국미술의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이응로는 홍성사람이다. 1904년 1월 홍성군 홍북면 중계리에서 태어났다. 이응로 화백이라고 하면 알 만한 사람은 거의 다 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화가라는 것도 알고, 동양 미술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린 화가라는 점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1967년에 6·25한국전쟁 때 헤어진 아들을 만나기 위해 동베를린에 갔다가 동베를린간첩단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르다가 프랑스 정부의 주선으로 석방돼 다시 프랑스로 건너갔다. 이 일로 인해 국내화단과 단절됐으나 스위스와 프랑스에 이어 일본·미국·벨기에를 중심으로 수십 차례의 초대전에 출품하는 등 꾸준한 활동을 했다. 1977년 문헌화랑에서 신작 ‘무화(舞畵)’로 개인전을 열었으나 같은 해 백건우·윤정희 부부납치음모라는 정치적 사건에 연루돼 국내와는 완전 단절됐다. 이후 1985년 도쿄(東京)에서 개인전을, 1989년 호암갤러리에서 초대전이 열리던 중 파리에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이응로 화백을 비롯한 작곡가 윤이상 등은 이 사건 이후 징역을 살다가 추방된 뒤 다시는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망명 생활을 했다. 국내 언론을 통해 온갖 비난을 받아가면서 살아야만 했다.

분명한 것은 이응로의 예술적인 진면목이 그의 역사의식이나 정치적으로 박해 받은 면과 과연 무관한 것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누가 왜 세계적인 예술가를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서 추방한 것일까. 그리고 홍성사람인 이응로는 어떤 과정을 거쳐서 세계적인 예술가로 다시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일까를 되돌아보는 기회였으면 한다.

홍주일보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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