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경작본능 따라 시골 오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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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경작본능 따라 시골 오는 사람
  • 김옥선 기자
  • 승인 2018.10.26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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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홍성귀농·귀촌학교

선도농가탐방과 체험 등 귀농선배 질의응답 시간
농부이반농장에서 벼 수확 체험을 하고 있는 참여자들.

“선배 귀농인들의 진솔한 삶에 대해 알고 배우고 간다. 다른 지자체에서 하는 귀농교육에서는 성공한 귀농인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정작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부분은 귀농해서 정착해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이다. 이곳에 와서 어렵고 힘들었던 부분이나 실수했던 점을 솔직하게 이야기해 줘 많은 도움이 됐다.” 서울에서 온 김영권 씨가 귀농·귀촌 학교에 참여하며 마지막 소감을 밝혔다. 

홍성군농업기술센터 2018 귀농·귀촌학교가 지난 19~21일까지 홍성군 일원에서 진행됐다. 이번 교육은 전국귀농운동본부 금창영 이사의 ‘소농으로 살아가기’, 홍동마을 탐방, 농부이반농장 이환의 대표의 ‘시골사람은 거울이다’와 농촌생활기술 익히기, 귀농선도농가 탐방, 귀농 선배와의 질의응답 시간, 농가 영농실습 체험 등이 이뤄졌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온 박원서 씨는 “귀농·귀촌학교에 참여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며 “인터넷으로만 귀농·귀촌에 대해 보면 불확실해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기 위해 귀농·귀촌학교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한다.

귀촌을 준비하기 위해 인천에서 온 한 주민은 “도시에서 나이 먹으면 사람 취급을 하지 않는다”며 “시골에 텃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농촌생활이 의미가 있을 것이라 판단해 학교에 오게 됐다”고 밝혔다.

농부이반농장 이환의 대표는 “귀농은 맨땅에 헤딩하는 것이다”며 “귀농해 2년 차 봄이 가장 힘들다”고 조언했다. 이어 “누구나 시작할 수 있지만 아무나 이어갈 수 없는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직업이 농부다”라며 “농사가 자신의 가슴 속에 뜬 별이라 생각하면 묻고 묻고 또 물어도 시골이라면 그 때에 와라”고 설명했다. 내 삶의 주인으로 살고 싶어서 혹은 도시 생활에 지쳐서 귀농·귀촌을 선택한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마음’이다.

이환의 대표는 “농촌이 각박하다고는 하지만 시골은 시골이다. 본인 스스로가 촌스러워지지 않으면 시골에 정착하기 어렵다. 우리 안의 경작 본능에 따라 시골에 왔다면 마음의 행보를 따라 움직여라”고 조언한다.

경기도 화성에서 온 정연성 씨 부부는 다음 달 서부면으로 이사를 하기로 결정하고 귀농·귀촌학교에 참여했다. “아직은 아무것도 결정한 것이 없다. 운 좋게 집을 구했고 앞으로 이사 와서 일 년 동안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생각이다. 다행히 마을 어머니들이 나만 보면 먹일려고 해서 먹을 것 걱정은 안 한다.”

돌봄형·치유형 농원인 풀꽃농원 김동영 대표는 “자연공생농업은 죽이는 것을 보여주지 않고 생명의 존중함을 보여주는 일이다”라며 “돈 벌 생각으로 이 일을 생각한다면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농가 영농실습으로 풀꽃농원을 방문한 아산에서 온 김민형 씨는 “정년퇴직 후 시골생활을 준비하기 위해 학교에 왔다”며 “귀촌해 정년 이후의 삶에 대해 많이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이번 귀농·귀촌학교에는 각 지역에서 온 35명의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조금은 생각도 다르고 살아온 방식도 다르지만 도시생활에 지친 도시인들은 시골에서의 삶을 꿈꾼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부유하고 성공한 시골에서의 삶이 아니라 행복해질 마음의 준비, 그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농기계사용기술과 모판에 볍씨를 뿌리는 방법에 대해 설명을 듣는 예비 귀농·귀촌인들의 모습이 진지하다.
홍동풀꽃농원에서 메리골드 수확을 체험하는 예비 귀농·귀촌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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