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 부럽지 않은 ‘달빛 아코디언 합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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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 부럽지 않은 ‘달빛 아코디언 합주단’
  • 황동환 기자
  • 승인 2019.09.22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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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생활 즐겨보고 싶은 분들은 누구라도 환영

한 번 시작하면 지루함을 잊게 만드는 아코디언
홍성문화원이 마련한 공간에서 합주연습에 몰입하고 있는 ‘달빛 아코디언 합주단’ 단원들.

공중에서는 현란한 제비돌기가 펼쳐지고 원형의 바닥 공간에서는 외발자전거 타기 등 신기에 가까운 곡예와 동물들의 재주를 볼 수 있는 곳, 바로 곡마단이다. 그리고 곡마단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면 악단일 것이다.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 곡마단의 역할일진대, 빠른 템포와 함께 귓전에 와닿는 경쾌한 선율에는 어딘가 모르는 애잔함이 녹아있다. 사람의 간장을 녹일 듯한 선율을 따라가보면 한 손으로 커다란 주름상자를 접었다 펼치고, 나머지 한 손은 건반 위를 바쁘게 움직이며 멜로디를 발산하는 아코디언(accordion)을 만날 수 있다.

연주하는 것 자체가 또 다른 ‘곡예’인 것 같은 아코디언을 가슴에 품고 그 애잔한 음색에 푹 빠져 있는 사람들이 있다. 홍성의 아코디언 동아리 모임 ‘달빛 아코디언 합주단’을 만나보면 아코디언을 맨 사람들이 곡마단에 가야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이들이 아닌 우리의 이웃들임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연주를 하다보면 그 소리가 애절한 느낌을 줄 때도 있고, 정감있는 음색을 표현하는 악기입니다. 하지만 아코디언을 배우기가 쉽지는 않아요. 배우러 왔던 사람이 스무 명쯤 되는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어려워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들도 제법됩니다.”

현재 합주단을 이끌고 있는 단장 서준원 씨의 말이다. 혜전대 산업공학과 교수로 정년퇴임을 한 후 농장을 운영하다 10년 전에 하던 일을 정리한 그는 평소에 관심있었던 아코디언을 손에 잡은 것이 불과 7년 전인데, 지금은 다른 이들을 가르칠 정도가 됐다. 서 단장은 2017년 말 회원 4명이 모여 달빛 아코디언 동아리 모임을 결성하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아코디언을 처음 배우는 사람은 자신의 손이 건반의 어느 위치에 있는 지 확인하면서 연주를 해야하기에 힘들다. 이 때문에 초심자들은 대형 거울 앞에서 연습한다. 동아리 모임은 초급반과 공연반으로 구분해 운영된다. 초심자들은 수요일에 2시간 동안 서 단장이 레슨을 하고, 공연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 되면 금요일 공연반에서 함께 연습할 수 있다.

“아코디언은 소리가 엄청 다양해요, 플롯, 하모니카, 아코디언 소리 등을 다양하게 낼 수 있죠. 높은음, 중간음, 낮은음 등 소리 음폭이 다양하고, 박자를 자체적으로 맞출 수 있습니다. 아코디언은 별도의 반주기 없이도 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배우러 오는 이들의 반응은 어떤지 궁금했다. “둘로 나눠지는데, 남아있는 사람들은 열성적으로 연습하고 있고, 왔다가 포기하고 나간 사람들이 20명 정도 돼요. 마음 단단히 먹지 않으면 중도 포기하기 쉽습니다.”

올해 81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는 서 단장은 본인의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아코디언을 계속하고 싶다고 한다. 그에게 소망이 있다면 홍성에 아코디언 인구가 늘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과 함께 아코디언으로 인생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서 단장과 아코디언을 통해 같은 꿈을 꾸고 싶은 분들은 동아리 월회비 3만원을 준비하면 된다. 물론 악기 지참은 필수다. 자세한 문의는 홍성문화원(632-3613)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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