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광산 주변 주민 절반 '폐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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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광산 주변 주민 절반 '폐질환'
  • 이종순 기자
  • 승인 2009.06.1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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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광천 등 건강영향 기조조사 결과 '석면공포' 현실로

▲ 광천 폐석면광산.

설마설마 했던 석면 공포가 현실로 나타났다. 석면광산이 있었던 홍성, 보령 인근 주민 110명이 석면에 노출돼 폐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공식 확인되면서 이 지역 주민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최근 이곳 주민 251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가슴 방사선 촬영에서 절반이 넘는 110명이 폐에 이상이 있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이중 CT를 이용해 정밀검사를 받은 95명 가운데 석면 먼지로 가슴막이 두꺼워지는 흉막반 증상을 보인 사람은 87명. 이 가운데 폐에 석면섬유가 쌓여 굳는 석면폐 진단을 받은 사람도 55명이나 됐다. 이는 석면 광산 근로자뿐만 아니라 주변 주민들의 폐질환 발병률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결과다. 

석면은 폐로 흡입되고 나서 최대 40년간의 인체 잠복기간을 거친다는 점과 과거 석면수입 및 사용실태를 감안할 때 앞으로 석면질환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대책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976년부터 1990년까지 연평균 6만3000여 톤의 석면을 수입했고, 1992년 9만5000톤으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석면에 의한 건강피해 사실이 알려지면서 1995년 이후 지속적으로 급감추세에 있다. 그러나 석면함유 제품의 수입량은 여전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미 1993년 8월 석면분진에 의한 악성중피종이 최초의 직업성 암으로 보고된 이후 석면폐증에 의해 발생한 폐암이 직업성 암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이 같은 조사결과에 따라 환경부는 석면광산에 대한 건강영향조사를 확대 실시하고, 관계부처 등과 협의를 통해 석면건강 피해자에 대한 정부차원의 구제방안을 이달 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석면광산에 대한 복원도 단계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석면광산 인근 주민에게 석면폐 유병률이 높게 나타난 것은 광산 가동으로 석면노출이 있었음을 추정케 한다"며 "정부차원의 석면피해구제방안을 이달 말까지 확정하고, 석면피해구제법 제정이 조속히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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