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멋과 선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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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멋과 선의 아름다움
  • 전상진 기자
  • 승인 2009.10.12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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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우당체 만든 혜전대학 이봉연 교수
▲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만든 지 563돌을 맞이했다. 한자중심 시대의 우여곡절 속에 주시경 선생에 의해 한글이 이름 지어지고 영어중심의 오늘날 다시 우리말과 글은 아픈 상처를 또 견뎌내야 한다. 이 아픈 상처를 치유하는 아름다운 한글이 여기 있다. 우당 이봉연 교수의 한글사랑은 예술로 승화되어 있다. 이봉연 교수의 <힘 내라고(140×50cm)>.
"서예를 하는 많은 사람들이 한글의 구조적 문제 때문에 단정하고 예쁜 글씨는 쓸 수 있으나 멋스럽고 중후한 글씨는 쓸 수 없다고들 합니다"며 그래서 한글로도 충분히 멋스럽고 중후한 글씨를 쓸 수 있다고 고심한 끝에 만든 글씨가 '한글우당체'다.
 
이 아름다운 한글 글씨체를 만들어낸 사람이 바로 우당 이봉연(64) 교수다. 

이봉연 교수는 한자의 전서체와 한글의 인장글꼴 등 여러 글꼴들을 연구해 중후하고 멋스러운 글씨체를 만들어냈다. '한글우당체'라 이름 붙인 이 글씨체는 동양의 멋과 선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린 리듬감 넘치며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는 글씨체다. 또한 디자인적 공간구성을 통해 여백의 미를 한껏 살렸고, 다소 화려하고 아름다운 회화적 기법을 사용해 관람객들이 친숙하게 느끼도록 만든 것이라는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서예는 자신을 갈고 닦아 사리처럼 빛나는 결정체를 빚어내는 일"이라며 "그 결정체가 자기답고 멋스러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교수의 우리말글 사랑은 서예뿐만 아니라 자작시에서도 잘 드러난다. 시 작품 전편에 흐르는 우리말의 아름다움은 더없이 맑고 투명하다. 특히 이 교수의 자작시 전체에 담긴 '길'이라는 주제는 우리 모두가 던져보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다. 이 교수는 "길은 의미를 찾아가는 여행이며, 가치를 창조하는 과정"이라며 "사람으로 갖추어야 할 도리와 서예술이 지향해나가야 할 길이 바로 자신이 추구해야 할 길"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이 교수는 한 민족의 언어와 문자는 그 민족 나름의 고유한 사고방식과 감수성, 표현방법, 상상력을 담고 있는 것으로 "우리의 것을 아끼고 우리의 감성과 상상력을 표현하는 것이 한글서예를 고집하는 의미"라며 "항상 전통 정신과 현대 미감각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요구을 받아들여 그 해결을 위해 고민한다"고 말한다. 이 교수는 "정년퇴직은 무대를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무대를 바꾸어 서는 것"이라며 "정년 후에는 내 색깔, 내 냄새가 물씬 풍기는 한글서체를 완성하고 시․서․화를 접목시키는 예술작품을 창작하고 싶다"고 말한다. 

언제까지나 영혼은 맑고 투명한 것이라는 마음의 눈을 보여주고 있는 이봉연 교수의 한글작품이 문득 눈이 들어온다. '참 좋은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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