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고향 땅 주민등록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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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고향 땅 주민등록 찾기
  • 이종연(충남도청 지적과장)
  • 승인 2010.02.12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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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경인년 정초 설 명절이다. 고향 가는 마음이 앞서지만 아련히 뭔가 안타까움이 남는다. 연로하신 부모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고향 땅과 조상님 산소…. 언젠가는 확인하고 정리해야지 하는 마음을 늘 품고 살아왔지만, 분주히 명절을 지내고 고향을 떠나오다 보면 또 개운치 않은 발걸음이 된다.

고향의 땅은 부모님의 몸과 같다. 자식들을 낳고 평생 농사를 지어 자식들을 가르치고 키워내신 부모님의 열정과 삶이 배어있는 곳이다. 또한 조상님들이 묻혀계신 산소는 선조(先祖)의 백(魄)이 머무르는 보금자리요, 후손들의 마음의 고향이며, 일가(一家)를 연결하는 구심점이다.

이렇듯 우리 부모님의 몸과 혼인 고향의 땅과 조상님 산소. 과연 어떻게 관리되고 있나? 어떻게 보면 하찮을 수도 있는 토지의 경계분쟁으로 이웃 간 몇 십 년 다져온 정(情)에 금이 가고, 화병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을 종종 본다.

이전에는 이웃간 편리하게 서로 땅을 교환하여 사용하기도 하고, 없는 사람에게는 있는 집에서 땅을 내어주어 집을 짓고 살도록 배려해주는가 하면 산소 쓸 자리도 내어주는 등 토지의 경계에 대한 개념이 너그러웠다. 그런데 농촌이 쇠락하면서 농촌의 땅이 외지인에게 소유권이 넘어가고 지가가 상승하면서 이전의 묵인된 경계를 용납하지 않는데 따른 갈등이 넘쳐나고 있다.

이러한 토지분쟁에 대한 갈등은 땅에 대한 인간의 과도한 소유욕에서 비롯된다. 땅은 인간의 소유물이 아니다. 우리 인간은 하늘과 땅 사이에서 하늘의 공간과 땅의 토지를 빌려 쓰는 것이다. 우리 조상님들이 빌려 쓰던 땅을 우리가 대물림하여 빌려 쓰고, 또 우리 후손이 빌려 쓸 삶의 터전이다.

한편, 우리 마음을 늘 안타깝게 하는 것이 남의 산에 모셔져 있거나 어디에 모셔져 있는지 모르는 조상님 산소이다. 비록 남의 땅에 토지소유자의 승낙 없이 묘지를 설치하였더라도 20년 이상 평온공연하게 분묘를 점유하였다면 '분묘기지권'을 갖기 때문에 토지소유자가 임의로 이장할 수는 없다.

또한 충남도는 1995년 중앙부처에 '조상땅 찾기'제도 시행을 건의하여 조상님들이 재산관리를 소홀히 했거나 불의의 사고 등으로 조상님 소유의 토지를 파악할 수 없는 경우 소유토지를 확인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1996년부터 2009년까지 계룡시 면적의 2배가 넘는 147㎢를 8576명에게 찾아 드리는 성과를 거두었다.

다시 찾은 조상님들의 소중한 유산이 잘못하여 이웃간, 형제자매간의 불화의 씨앗이 되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조상님들이 지혜로 지켜왔던 이웃간 정감 넘치는 우애와 미덕이 이번 설 명절에는 유감없이 되살아나 조상님들의 유산을 잘 관리하고 형제자매간에 화목을 더욱 다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토지에 대한 이웃간, 형제자매간 갈등이 눈 녹듯 사라지고, 부모형제가 한자리에 모여 조상님의 음덕을 기리며 고향땅과 조상님산소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는 소중한 명절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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