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푸른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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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푸른 마음으로
  • 황 정 옥
  • 승인 2011.05.06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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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들에 지천으로 피어난 오월의 봄꽃들이 살랑이는 봄바람을 타고 눈처럼 흩날린다.
꽃눈이 온 거리를 가득 채우는 오월의 햇살이 푸르다.

센터 앞 잔디 마당에는 삼삼오오 짝을 이룬 미래의 꼬마 축구 선수군단이 앞을 다투어 공을 차지하려 안간힘을 쓰며 뛰어 놀고, 독서실 옆 자그마한 쉼터에는 어린 꼬마 아가씨들이 가위바위보로 술래 놀이에 빠져있다.

하동의 푸른 잔디밭에서는 오늘도 어제처럼 꿈을 간직한 꼬마 천사들의 깔깔대는 웃음소리와 들뜬 술렁거림으로 가득 차 있다.
이곳저곳 왁자지껄한 시끌벅적임 속에도 오카리나 유치원 꼬마 연주자 민경이의 맑고 청량한 곡조가 아름답게 울리고, 또 다른 한 켠에선 말썽꾸러기 삼총사들이 또 한바탕 싸움을 벌이는지 고래고래 목청껏 고함을 질러대며 씩씩거리고 달려와서는 싸움을 부채질한다.

한 바탕 소란이 그친 후 고요해진 센터 앞마당 산기슭 계곡 아래 맑은 숲 산책로에서 메아리처럼 들려오는 아이들의 소리를 따라가면 맑게 흐르는 계곡 바위틈 속에 꼭꼭 숨어 있던 가재를 찾아내어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가재들의 뒷다리 수를 세어보거나 가재를 뒤집어 놓고 암수를 구별해내는 뿌듯함으로 신이 난 말썽꾸러기 개구쟁이 녀석들의 행복에 겨운 풍경이 보인다. 잠시 행복의 동산에서 푸르름을 만끽하며 놀고 있는 아이들에겐 천국이 따로 없을 행복의 시간이다. 계곡아래 한데 몰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친환경 체험 생태놀이에 빠져있는 녀석들에게는 지긋지긋한 지옥같은 저승사자의 부름과도 같을 학습 시작을 알려야 할 시간! “얘들아 이제 수업시간이다!”

사랑스럽고 다정스런 녀석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불러야 할 시간이면 참으로 미안하고 안쓰럽지만, 그렇다고 놀이시간으로만 하루해를 보낼 수야 없지 않은가?
이래저래 궁색한 자기변명을 혼잣말처럼 되뇌이며 개구쟁이 녀석들의 이름을 불러댄다
“하늘아! 인협아! 병윤아! 영민아! 준희야! 근영아! 신비야! 종익아! 민경아! 한결아! 진희야! 이제 수업시간이다, 교실로 다들 모여라!”

월요일엔 오카리나 수업이, 화요일엔 일본어 수업이, 수요일엔 할아버지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시는 한자 수업으로, 목요일엔 난타 선생님과 신나고 흥겨운 수업들이 요일마다 기다리고 있다.

수업시간마다 아이들과 한데 어우러져 신나게 배우고 익히며 매일 매일 자투리 시간마다 오카리나 텅잉을 하며 반주에 맞추어 ‘하늘나라 동화’며 ‘어머님의 은혜’며 다양한 곡들을 연습한다. ‘곤니찌와’, ‘사요나라’, ‘이따다끼마스’, ‘오하요고자이마스’, ‘오야스미나사이’. 이처럼 짧고 간단한 실용 일본어를 활용해보며 신나는 아이들. 한자 선생님은 일주일마다 한자가 아이들에게 유익하게 쓰일 수 있도록 생활에 필요한 일상의 윤리와 도덕을 가르치신다. 아이들은 고사성어를 배운 대로 잘 정리해 게시판에 붙여 놓고 수시로 배운 기억을 일깨운다.

이렇듯 매일 매일 이곳 구항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온몸으로 부대끼며 하나가 되어 함께해 온 5년의 세월!
마음으로 자라며 성장해 가는 일상의 풍경들이 아이들 가슴 속에 저마다 아름다운 수채화로 그려진다. 그리하여 아주 먼 훗날 추억으로 기억될 그리운 날의 시간들마다 행복한 사진으로 남게 되기를 바라본다!
꿈을 간직하며 자라는 이곳 아동센터를 아이들은 모두 기억하게 되리라.
훗날 아주 먼 훗날!
오월의 푸름 가득한 이곳 하동의 푸른 잔디밭에서 뛰놀던 그 때 그 시절이 참으로 행복한 시절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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