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상 영정 및 한유도 진품명품에서 최고가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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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상 영정 및 한유도 진품명품에서 최고가 경신
  • 최선경 편집국장
  • 승인 2011.07.1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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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마을 장충영각에 보관 중인 전일상 영정 3억 원, 한유도 15억 원
KBS 1TV에서 오는 24일 방송 … 역대 사상 최고가의 감정가
△ 한유도(김희겸 作)

오는 24일 방송 예정인 KBS 1TV 진품명품(일요일 오전 11시) 프로그램에서 구항면 내현리 거북이마을 장충영각에 보관 중이던 전일상(田日祥) 영정과 한유도(閒遊圖)가 역대 사상 최고가의 감정가를 경신해 화제다.

16년째 방송 중인 프로그램인 만큼 ‘진품명품’만의 기록도 많은데 역대 감정품 중 최고가를 기록한 것은 2004년(467회) 방송된 ‘청자상감모란문장구’이다. 12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작품은 역상감 기법을 사용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12억 원의 감정가를 기록했다.

이밖에 추사 김정희가 남긴 그림 ‘불기심란(700회, 감정가 10억 원)’, 석당 권협의 공신상 2점(456회, 9억 원), 석봉 한호의 서첩(542회, 7억 원), 안중근 의사의 글씨 ‘경천(739회, 6억 원)’과 청화백자수조난문호(754회, 6억 원) 등이 역대 최고 감정가 5위 안에 들었다.

그런데 지난달 30일 내현리 거북이마을에서 이미 현장 녹화를 끝낸 전일상 영정과 한유도는 각각 3억 원, 15억 원의 감정가를 기록해 최고가를 경신했다고 전해진다.

담양 전씨 일가의 종손인 전용국 씨는 조상의 유품을 돈으로 평가받는 것을 꺼려 출연을 고사했지만 KBS 김일환 PD와 감정평가단 등의 적극적인 권유로 출연을 결심했다는 후문이다.

거북이마을 운영위원장 전병환 씨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전일상 영정을 설명하는 전병환 운영위원장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우리 악기, 우리 음악’이라는 주제의 전시회에 한유도가 걸렸다. 한유도를 자세히 살펴보면 정자 마루에서 두 여인이 거문고와 연죽을 올리는 모습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어 이번 전시회에 전시됐었는데 전시관계자와 전문가들이 저마다 한유도가 보통의 그림이 아니라고 말들을 하더라. 그러던 중 진품명품에 한번 나가서 작품을 평가받자는 의견이 있어, 귀한 보물이라고 해서 꽁꽁 감춰두는 것보다는 이런 좋은 작품을 많은 분들과 공유하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어 작품 소장자인 전용국 씨를 설득했다. 처음엔 조상의 유품을 돈으로 평가하려는 못된 놈이라고 혼도 났고, 어르신이 고집을 꺾지 않아 무척 힘든 설득 작업이었다”며 전병환씨는 회상하듯 웃으며 말한다.

거북이 마을 담양 전씨 문중에는 조선시대 화가 김희겸(1722~ 1791)이 그린 전일상 영정과 한유도가 전하고 있다. 전일상 선생은 경상좌병사로 종2품의 당상요직을 지낸 인물이다. 비단에 채색하여 그린 선생의 초상화는 가슴의 흉배에 두 마리의 학을 수놓은 관복을 차려 입고, 의자에 앉아 있는 전신좌상으로, 가로 90.2㎝, 세로 142.4㎝의 크기이다. 한유도에는 ‘무진류월일제(戊辰流月日制)’라고 적혀 있는데, 무진은 1748년(영조 24년)이다. 현재 충청남도유형문화재 제127호로 지정되어 있다. 18세기 화원 김희겸은 궁중의 도화서 화원 출신으로 전신초상화를 잘 그려 영주 일대의 어용화가로 활약했다고 전한다.

한유도는 석천 전일상 장군을 주인공으로 한 그림으로 넓은 정자에서 호기를 자랑하며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정경을 표현한 그림이다. 장군의 무인다운 우람한 체구와 호방한 기질이 한눈에 보이는 듯하다.

전병환 씨는 “김희겸의 그림이 많지 않고 풍속화 속에 실존 인물이 등장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다. 또한 제작 연대와 대상이 명확히 드러나 있으며 그림의 크기가 큰 점, 한 폭의 그림 속에 문방사우, 무반사호, 기생, 복식, 음식 등 모든 것이 표현되어 있다는 점, 보관이 잘 됐다는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참고로 이 그림에는 호남사호 또는 무반사호라 불리는 무관들이 좋아하는 네 가지가 나와 있는데 그것은 첫째 매(鷹), 둘째 말(馬), 셋째 검(劍), 넷째 여자(色)이다.

또한 전병환 씨는 “감정가는 최소한의 금액이라고 하는데 물론 문중 소유라 팔지는 않겠지만 만약 거래가 된다면 감정가보다 3배 이상 호가로 거래될 수도 있다고 한다. 어찌됐든 벌써부터 전국의 박물관에서 사겠다는 연락이 온다”고 말한다.

현재 그림이 보관된 곳은 구항 내현리 장충영각으로, 담양 전 씨 문중에서 전운상·전일상 두 분의 영정과 한유도를 봉안하고 있는 건물이며 내현리 마을이 홍성군 전통테마마을로 지정되면서 장충영각 안에 전통문화체험을 위해 찾아오는 방문객이 숙박할 수 있는 현대식 편의시설도 갖춰 놓았다. 전운상 영정, 전일상 영정, 한유도는 9월 27일부터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초상화의 비밀(가제)’이란 제목으로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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