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살아가기와 함께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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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살아가기와 함께 살아가기
  • 김옥선 칼럼위원
  • 승인 2020.07.30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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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말했다. 공동체는 하나하나의 존재들이 생명으로 존중받으며 어우러지는 순간들이며 공동체의 회복이란 자본과 이기심과 부와 명예를 거둬 내는 것이라고 한다. 이어 말한다. 공동체가 스스로 구동된다는 것은 동시대의 살아 있는 사람들의 공동된 노력과 함께 공동체를 만들어온 옛 사람들의 역사가 일상의 의미 있는 이야기로 회자될 때 이뤄진다고 말이다.

쉽게 말하면 이런 의미가 아닐까 싶다. 사람은 누구나 개인으로 존재한다. 그러다 가족을 구성하고 친구를 만나며 이웃을 형성하게 된다. 그 어떤 사람도 혼자 살지 않는다. 비록 가족  구성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마을에 거주하며 이웃과 친구를 만나게 된다. 이웃과 친구 외에 마을을 구성하는 요소에는 자연이라는 환경이 있다. 자연은 경이롭고 인간에게 온정을 베풀기도 하지만 때로는 자연 앞에 한없이 무력해지는 것이 바로 인간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혼자 힘으로는 어렵지만 이웃과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협력자, 조력자를 구성한다. 협력자가 구성됐으니 함께 모여 움직일 근거가 필요했다. 개인들이 모여 집단적 합의를 형성하기 위한 공동의 방식이 필요했다. 회의하는 과정에서 개인 간 대립과 갈등을 조정할 리더가 요구됐고, 개인의 합의를 공동으로 발현할 공동규약이 만들어졌다. 바로 각 개인의 정치적 성향이 발현되는 과정을 공동으로 합의하는 절차인 마을공동체의 시작이다.

그러나 요즘 농촌사회에서 마을공동체의 힘이 소멸되어 가고 있다고 말한다. 도시처럼 그저 각자 알아서 살아가면 된다고 한다. 왜 그런 현상이 생기는 것일까. 먼저 농촌에서 마을공동체의 힘이 생기게 된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전쟁이 종식되고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농촌은 점점 살기가 어려워졌다. 사람들은 먹고 살 방법을 찾기가 어려워지자 도시로 떠났다. 농촌에 남은 이들은 먹고 살기 위해 혼자 힘으로는 어려우니 마을 사람들과 힘을 합했다. 공동으로 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들고, 함께 마실 수 있는 우물을 파며, 공동축사, 공동 품앗이 등을 통해 경작을 했다. 혼자 힘으로 안 되는 것들이 한 명이 모이고 두 명이 모이니 가능했다. 그렇게 해서 자식을 키우고, 결혼해 자식을 낳아 대대손손 이어왔다. 그래서 결혼을 하는 일이 마을의 기쁨이 되고, 아픈 곳 없이 건강하게 육십을 맞으면 마을주민들이 한마음으로 축하해줬다. 성장한 자식들은 농촌을 떠나고 이제 노인들만 시골에 남았다. 흔히 노인들은 할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앞서 말한 그 어떤 이는 노인에 관해 이런 시(詩)를 썼다. 

‘노인은/망치질도 못 할 것 같고/운전도 못 할 것 같고/영어도 못 할 것 같고/싸움을 못 할 것 같아 보인다/짜투리 땅에 무단으로 텃밭을 만들고/골목에서 고추를 말리고/손수레에 폐지를 주워 담고/여름날 나무 그늘 밑에 힘없이 주저앉아 있는 그들은/무기력한 것이 아닌 지혜롭다/언간생심 쪽발이들에게 고개 숙이며 지낸 어린 시절/찬성하지도 않은 분단으로 반쪽이 적이 되어 무서워 도망치던 날/보릿고개 없겠지 달 떠도 백열등 켜진 공장에서/곧장 갈 수 없어 산중턱 몸이라도 뉘이려 지은 집에 살며/열심히 살고 있는 자신을 위로하려 먹은 술에 취해/나랏님들 사장님들 너무한 욕심 욕했다가도/그래도 그 분들 때문에 먹고 산다고 감사하며/너희들은 공부해서 돈 많이 벌어 성공해서 행복하라고/지금도 여전히 옛 주인 자식에게 고개 숙이고/옛 기억과 정을 어찌 버리겠노 하시는 어르신들에게/왜 그러시냐 반문하던 나는 어리석다.’

지혜로운 노인들과 새로 유입된 젊은이들이 모여 마을 구성원으로 살아간다. 공동체는 스스로 살아가기와, 함께 살아가기를 이뤄내는 일이다. 각자의 생활과 생계를 위한 활동과 마을에서 공동의 삶을 살아가기 위한 공동의 활동이 함께 할 때 진정한 마을공동체의 힘이 생기는 것이다.  
 

김옥선<홍성군마을만들기지원센터 팀장·칼럼·독자위원>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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