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 한 가운데 난민촌 같은 LH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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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 한 가운데 난민촌 같은 LH토지
  • 최효진 기자
  • 승인 2023.02.23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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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매년 말 다음연도 사업평가, 내포신도시 영향 사업성 부족”
이용록 군수, “LH에 다시 한 번 촉구… 안 된다면 다른 대안 제시”

남장리 LH토지 주변은 이미 LH의 공동주택이 높게 올라있다. 하지만 LH 소유의 빈 땅은 주민들이 지었던 밭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농사를 짓는데 이용한 비료 포대 같은 것들은 그대로 남아 쓰레기로 모여 있고, 농사를 짓기 위한 농막이 2~3곳 지어져 있다. 박문길 남장2리 이장은 “불법으로 농사를 짓는 주민들은 누가 먼저 지었는지를 가지고 큰 싸움도 벌어졌다. 남에 땅 가지고 니땅내땅 주장하는 것이 흡사 난민촌 같다”고 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의 토지가 흉물스럽게 방치된 지 13여 년이 되고 있지만 토지 개발이 되고 있지 않아 주민들의 원성에 대한 ‘불똥’이 홍성군까지 튀고 있다.

홍성군 남장2리의 ‘LH홍성남장지구’ 중 개발이 되지 않는 약 3만 2000㎡(약 1만 평) 가량의 토지는 10년 넘게 방치 중이다. 이 토지는 2007년도에 허가를 받았지만 16년이 다 되어 가도록 아직도 이곳을 개발한다는 말은 묘연하다. 긴 세월이 지나면서 주민들은 하나, 둘씩 농사를 지었고 이제는 ‘거대한 농장’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더욱이 각종 농사 쓰레기와 드문드문 지어져 있는 농막 등 때문에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마저 연출하고 있다.

박문길 남장2리 이장은 “남장 2리 이장을 10여 년 전부터 맡아왔다. 그때부터 LH토지를 어떻게든 처리해야 한다고 말해 왔다. 이 토지를 보고 있으면 난민촌 같은 느낌이 든다”면서 “홍성군에도 처리를 해 달라고 몇 번 이야기를 해 봤다. LH가 개발을 안 한다고 하면 사 들여서 공원으로 만들든지 분양을 하든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LH대전충남본부의 주택사업부에서는 “홍성읍 남장 지구의 경우 내포신도시 등이 있어서 사업이 계속 진행되지 못했다. 매년 연말 다음연도 사업평가를 하는데 (작년 사업성 평가 때) 올해에도 사업성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관리가 되지 않았다는 질문에 대해 “주민들께서 농사를 짓고 있어서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LH 쪽과는 반대로 지역의 분위기를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인근의 명가부동산의 임수연 중개인은 “개발을 하려면 빨리 해야 한다. 근처 LH의 물량도 다 들어찬 것으로 알고 있다”라면서 “그곳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도 많다. 공동주택의 토지라면 원래 목적대로 공동주택 용지로 써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홍성군청의 한 관계자는 “LH가 저렇게 땅을 놀리고 있으니 답답하다. 긴 세월 동안 공동주택을 개발해 완판할 기회가 없었다고도 할 수 없다. 민간 업자가 아니어서 느긋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용록 홍성군수는 “LH에게 공동주택을 빨리 건립하도록 한번 촉구를 하도록 하겠다. 만약 공동주택 안 된다면 다른 대안을 제시해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문길 이장은 “청운대학교가 있는 남장리에서 눈살이 찌푸러지게 하는 토지가 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공동화 현상을 얘기할 것이 아니라 정주 여건을 더 관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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