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직장 아니야, 그만 다닐래” MZ세대 공무원, 줄사표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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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직장 아니야, 그만 다닐래” MZ세대 공무원, 줄사표 ‘초비상’
  • 한기원 기자
  • 승인 2023.06.0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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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선망의 대상 ‘공무원’ 5년 이내 그만두는 젊은 공무원 급증
낮은 보수, 조직 문화에 대한 회의감 등 이탈하는 원인으로 분석
충남도, 3년 차 미만 공무원 이직자 비율 10년 전 5배 이상 늘어

공무원의 인기가 사그라들면서 공직사회가 술렁거리고 있다. 공직을 떠나는 공무원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자발적으로 공직을 그만둔 의원면직 공무원이 4년 전보다 46% 늘었다는 통계도 있다. 40~50대 베테랑 공무원뿐만 아니라 20~30대 MZ세대 공무원의 ‘탈(脫) 공무원화’ 현상이 뚜렷하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우리 사회에서 그동안 선호하는 직업군으로 손꼽히던 공무원에 대한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특히 청년들의 1위 선호 직업군이자 선망의 대상이었던 ‘공무원’ 시험의 경쟁률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천신만고 끝에 합격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공무원들이 공직사회를 떠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잔잔한 파문을 던지고 있다.

인사혁신처의 ‘국가공무원 퇴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자발적으로 공직을 떠난 일반직 공무원(별정·특정직 제외)은 총 2만 2955명이다. 2018년 3837명에서 매년 늘어나 지난해 5601명으로 치솟으며, 이 기간 의원면직자 기준 이직자 증가율은 46.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퇴직자 가운데 의원면직자 비율은 지난해 59.2%로 2018년(45.2%)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이 기간 의원면직으로 공직을 떠난 20~30대와 40대 공무원은 각각 40.8%, 53.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재직기간 5년 미만 공무원의 퇴직자는 1만 69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 5181명에서 4년 만에 2.1배가량 증가한 통계다. 이처럼 5년 이내에 그만두는 젊은 공무원이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수십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공직사회에 들어왔지만, 낮은 보수나 조직 문화에 대한 회의감 등으로 빠르게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봉에 업무는 과다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MZ세대 들이 꺼리고 있으며, 민원인들의 폭언 등 스트레스로 인해 이탈, 경직된 조직 문화, 현 공무원 임금 체계가 무조건적인 희생일뿐이라는 인식’ 등을 원인으로 분석하면서 ‘워라밸 없는 힘든 노동에 쥐꼬리만한 임금으로 인해 8~9급 MZ세대 공무원들의 퇴사가 날로 늘고 있는’ 요인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안정성을 찾아 공무원이 됐지만 8·9급 공무원의 급여로는 아이들의 교육비 등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 등이 젊은 세대 공무원들이 퇴직하는 사유로 분석된다. 특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응대의 어려움 등도 퇴직하는 젊은 세대 공무원들이 늘어나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반면 과도한 공무원 쏠림현상, 평생직장, 철밥통이라는 개념이 사라진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인사혁신처가 발표한 최근 5년 동안의 국가공무원 9급의 경쟁률을 보면 2019년(39.2:1), 2020년(37.2:1), 2021년(35.0:1), 2022년(29.2:1), 2023년(22.8:1) 등으로 집계됐다. 매년 지속적으로 하락추세를 보여왔지만, 30:1보다 낮게 기록된 것은 지난 1992년(19.3:1)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를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이 중에서도 올해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원자 역시 지난해 16만 5524명에 비해 올해 4만 3998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인사 통계(2021년 12월 31일 기준)에 따르면 일반직 8·9급은 21~30세 사이가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된다. 여기에서 9급은 2만 8200명, 8급은 2만 3291명 등이다.

충청권 시·도별 총 근무연수는 1년 미만의 경우 대전 604명, 세종 122명, 충남 1350명, 충북 961명이었으며, 1~2년 차는 대전 805명, 세종 261명, 충남 2735명, 충북 1960명으로 나타났다. 

전국으로 따져볼 땐 일반직 기준 1년 미만은 9급 1만 9392명, 8급 2224명, 1~2년 차는 9급 2만 2501명, 8급 1만 4739명 등으로 나타난다.

특히 지난해 대전·세종·충남지역에서 퇴직한 공무원은 5700여 명인 것으로 알려지는 가운데 3년 차 미만의 신입 공무원 퇴직자도 1200명으로 전체의 2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충남의 경우 3년 차 미만의 공무원이 그만둔 것은 10년 전보다 5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혁신처의 ‘2022년 공무원 봉급표’에 따르면 올해 9급 공무원 초임(1호봉) 월 기본급은 세전 168만 6500원이다. 연봉으로 따져도 2000만 원이 겨우 넘는다. 최저임금(시간당 9160원)을 받는 근로자의 월급은 191만 4440원이다.

인사혁신처는 올해 9급 초임 공무원 월평균 보수액(1호봉 기준)을 236만 원으로 책정했다. 2019년(211만 원) 대비 25만 원 인상한 금액이다. 초과 근무를 비롯해 가족·특수업무 등 각종 수당을 합친 액수다. 올해 최저임금(시간당 9620원) 기준 4대 보험료를 제외한 실수령액은 182만 원 정도다. 이러한 현실에서 위기의식은 젊은층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MZ 세대’를 중심으로 그만두는 공무원들이 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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