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 먼 평화와 인류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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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 먼 평화와 인류의 행복
  • 권기복 <시인·홍주중 교사·칼럼위원>
  • 승인 2016.06.23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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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0일은 ‘세계 난민의 날’이었다.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 직접 피부에 와닿지 않기에 별스럽지 않게 여긴 문제였는데, 전쟁과 박해를 피해 강제로 살던 곳을 떠나게 됐거나 난민 생활을 하는 사람 수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사상 처음 6천만 명을 넘어섰다는 보도를 보고 경악하게 되었다. 유엔난민기구(UNHCR)가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발표한 연례 동향 보고서에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외 강제이주를 당했거나 난민으로 사는 사람 수가 6천530만 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난민의 수가 우리 대한민국의 국민 수보다 많으며, 현재 세계 인구 100명 중에 1명  꼴로 난민이 상존해 있다는 사실에 인류의 평화와 행복은 아직 요원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난민들 대부분이 서·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대륙 및 남아메리카 대륙의 일부 나라들이고 보면, 20세기 중반까지 이들 나라들을 식민지 지배를 하면서 온갖 착취를 일삼았던 유럽의 전 제국주의 국가들의 책임이 더 크게 느껴졌다. 그 지역들은 20세기 초·중반에 서구 열강들로부터 독립을 회복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지역의 민족과 종교, 정서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열강들의 지배 편의로 그어놓은 경계선을 국경으로 하였기에 전쟁의 악순환이 멈추지 않고 있다.
21세기에 들어와 난민의 수가 갈수록 증가하여 2000년에 비해 2015년에는 2배가 되었다고 한다. 1일 난민 발생 빈도 또한 1분에 6명에서 24명 꼴로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는 "전쟁과 박해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살 곳을 잃고 난민이 되고 있는데, 그들을 위험하게 만드는 요소들도 늘고 있다"며 "바다에서 매년 많은 난민이 죽고, 국경은 더욱 더 완고하게 봉쇄되고 있다"고 말했다.
난민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콜롬비아, 이라크 등도 문제이지만, 수많은 난민이 유입되는 그 주변 국가들의 고충 또한 섣불리 지나칠 일이 아니다. 게다가 난민의 절반이 넘는 51%가 어린아이들이라고 한다. 부모가 없는 채로 망명 신청을 한 어린이도 9만8400명에 달했으며,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재정착할 수 있는 사람 수는 점점 줄고 있다. 그만큼 전 세계로의 떠돌이 난민 수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로 망명을 신청한 난민 수는 5442명이라고 한다. 우리는 난민이 대대적으로 발생하는 지역과 상당한 거리가 있기에 아직 부담스러울 만큼의 수는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앞으로 그 수가 점차 늘어난다면, 우리나라 또한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뿐더러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경우도 얼마든지 예견되는 일이다. 이에 미국과 서구 열강으로 불리었던 나라들은 역사적 책임감을 갖고 도의적이고, 인권을 존중하는 가운데 적극적으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강 건너 불구경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난민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서야 할 때라고 본다.
사과의 어느 한 쪽이 상한 것을 방치하게 되면, 그 상처가 깊어져서 결국 사과 전체가 상하게 되는 것처럼 난민 문제 역시 전 지구적인 심각한 국제문제임을 인식하는 의식의 전환이 꼭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유엔 또한 수많은 난민들의 인권과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해 주기 위한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의 정치권력 욕구에 사로잡힌 정치지도자가 있다면, 이제는 그 나라 안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시민의 입장에서 대처하는 노력도 생각해 볼 일이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인간의 자유와 행복을 추구해주기 위한 노력은 제각기 더욱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해, 종교나 성적 취향 등을 이유로 다른 나라로 난민 신청을 한 사람이 261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비록 그 수는 많다고 할 수 없지만, 우리도 난민 국가임을 벗어날 수는 없다. 우리 주변에서는 좀 더 유연하고, 다양성을 인정해 주기를 더욱 바라는 사람들이 그만큼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모두 지구상의 모든 국가들이 성숙한 민주주의를 실현함으로써 인간의 자유와 평화, 행복의 요람에서 살아가는 멋진 21세기를 꿈꾸어 본다.

<이 보도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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