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토박이, 농업농촌에 창조를 담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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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토박이, 농업농촌에 창조를 담아내다
  • 글=이은주 기자/사진=장윤수 기자
  • 승인 2016.08.1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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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창의적인 생각이 창조농업이끈다 <6>
- 청년창업 두마리 토끼 잡는다 (주)젊은농부들 이석무 대표

유기농 재배·저온 농축기술 활용 가공식품 개발위해 발품 팔아
수확부터 캠핑까지 즐기는 ‘팜핑’… 농업 6차산업 성공사례 주목
농식품부 지정 6차 산업인증업체… 미래농업인상 등 다수 수상
도시, 농촌 잇는 전문매장·팜핑 어우러진 대규모 단지 조성 계획

충청북도 음성군 감곡면에서 블루베리 재배와 유통을 겸하는 농업회사법인 (주) 젊은농부들 이석무(34) 대표는 농촌 출신이 아니다.

이석무 대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출신으로 강남 토박이인 그가 농업농촌에 뿌리를 내리게 된 것은 숭실대학교 정보사회학과에 재학 중일 때였다.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이 대표는 2010년, 당시 각광을 받던 블루베리를 사업아이템으로 선정해 창업을 결심했다. 탁월한 노화방지와 항산화 효능을 가진 블루베리는 300가지 품종으로 기후조건에 맞는 것을 선택해 재배한다면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재배가 가능하다. 이에 향후 각광받는 작물이 될 것이라 예상한 이 대표는 이때부터 블루베리의 매력에 빠져들게 됐다. 당초 블루베리 유통·가공을 위주로 사업을 준비하던 이 대표는 2011년 건설업에 종사하시던 부모님이 자재창고로 활용하던 농지에 농장시설을 마련한 후 농업회사법인 ‘(주) 젊은 농부들’을 설립했다.

사업초기 6차 산업으로 승부를 걸어보겠다던 이 대표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블루베리를 유기농으로 재배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운 후 각종 영농서적과 전국 20~30곳의 농장을 직접 발품 팔아 찾아다니며 영농기술을 습득했다. 도시청년으로 농업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었던 탓에 처음에는 블루베리 재배에 실패해 심었던 나무를 다시 식재하기도 하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재배에 성공한 이 대표는 블로그를 운영, 재배과정을 비롯해 체험농장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공개하며 판로개척을 위한 소통에도 힘을 쏟았다. 현재 농업회사법인 (주)젊은농부들은 ‘창조적인 6차 산업’을 모토로 블루베리 생산, 가공, 유통, 체험농장, 농업교육에 이르는 폭넓은 농업경영을 해나가고 있다.

▲ 보라농원.

이러한 노력 끝에 10만 여㎡의 농장에서 약 3000주의 블루베리와 블랙초크베리를 유기농법으로 재배해 소비자와 직거래를 하고 있다. 또 1500㎡의 규모의 식품제조가공공장과 저온저장고를 갖추고 음료와 잼을 생산하며 지난 해 1억5000만원~2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얻었다. 이 대표의 젊은 아이디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14년 농업기술센터 지원 사업에 선정된 이 대표는 2년여에 걸친 기술개발을 통해 저온 농축기술을 이용한 영양소와 맛이 살아있는 쥬스와 블루베리 잼, 발효원액 등의 먹거리와 비누를 제조했다.

▲ 보라카페.

제조된 가공식품은 직접 운영하는 보라마켓과 보라카페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국 최초로 농장체험과 캠핑을 결합한 이른바 ‘팜핑’이라는 사업모델을 착안해냈다.

보라체험농원을 찾은 체험객들은 별도의 캠핑 준비 없이 농촌캠핑을 즐길 수 있고 블루베리, 쌈 채소 수확체험과 블루베리 초콜릿 만들기 등의 가공체험을 즐길 수 있어 블루베리 수확기를 맞는 여름과 가을에 농장을 찾는 방문객이 1000여명이 넘을 정도로 각광을 받으며 6차산업 우수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로 인해 농림축산식품부 지정 6차 산업인증업체·음성군농업기술센터 ‘농산자원농외소득 시범사업자’ 선정, 2013년 농림축산식품부 6차산업화 우수사례 경진대회 은상 수상, 한광호 농업상 미래농업인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다.

▲ 팜핑체험.

이 대표가 추구하는 농업회사법인 (주)젊은농부들의 6차 산업 농업경영의 틀은 네 가지이다. △1차 산업 농업을 통한 보랏빛 열매 및 작물의 재배, 직판 및 2차 가공사업 △보랏빛 열매 및 작물의 온라인 전문매장인 ‘보라 마켓’, 도심에 위치한 오프라인 전문 매장 겸 디저트카페 ‘보라 샵’을 통한 유통사업 △다양한 교육체험 프로그램과 카페테리아를 갖춘 ‘보라 교육체험농원’과 농촌체험캠핑인 팜핑(Farmping)을 운영함으로서 농원의 관광지화 및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 △농업의 비전에 대해 알리고, 예비 귀농인들을 위한 귀농교육을 통해 올바른 귀농문화 정착과 함께 농업농촌 유입을 통한 인구 증가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미 전국 방송매체를 통해 널리 알려져 블루베리 총각으로도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이 대표의 식을 줄 모르는 도전에 대한 열정으로 농업농촌의 밝은 미래가 엿보인다.

 

미/니/인/터/뷰  청년농부, 창조농업을 말하다 - 이석무 대표

청년 눈높이에 맞춘 창농정책 필요

▲ 이석무 대표.

“청년들이 농촌 창업에 대해 환상을 버려야 합니다. 무조건 농촌에 가면 희망이 있을 것 이라는 생각보다는 직접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시간적·경제적 투자와 치밀한 계획으로 도전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농업농촌의 무한한 가능성과 함께 그만큼의 노력과 자본 등 어느 정도의 기반이 뒷받침 되어야  창조농업(창농)을 이룰 수 있다는 이석무 대표의 생각이다.

농림수산식품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체 귀농인구 중 36.4%가 30대가 차지할 정도로 요즘 귀농 트랜드가 도시 젊은 세대의 창농이다.  이 때문에 농촌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지만 기존에 자리 잡은 농가들이 경쟁 상대이다 보니 독특한 아이디어를 농업에 접목시켜야 성공할 수 있다.  또한, 자본 등 어느 정도의 기반 없이 시작하는 창농은 결국 빚만 남기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도 있다.

이 대표는 “ 청년들의 풍부한 아이디어에 자본력이 뒷받침 되어준다면 농촌 고령화 현상 등으로 침체되고 있는 농업농촌을 되살릴 수 있다”며 “뜻이 있는 청년들이 공동농업의 형태로 협업농장을 설립해 창농한다면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지자체에서 청년의 눈높이에 맞춘 창농 정책이 필요하다. 아이디어 외에 가진 것 없는 청년들에게 창농은 힘들게 넘어야 할 높은 산맥으로 귀농지원금보다 휴농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적극적인 홍보가 뒷받침 된다면 청년들의 도전이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취재는 충청남도 지역언론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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