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도서관에 웬 동물복지 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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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도서관에 웬 동물복지 책이?
  • 이재환 오마이뉴스 기자
  • 승인 2017.02.0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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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동면 밝맑도서관서 동물복지 관련 전시회

밝맑도서관은 유기농업 종사자가 많은 홍성군 홍동면 사람들과 닮았다. 느릿하고 한적한 농촌 마을에 위치한 도서관답게 문도 아침 10시에 연다. 이 도서관에서는 페미니즘과 육아 관련 소모임이 열리기도 하고, 종종 정치와 경제 등 각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듣기도 한다. 도서관에서는 이따금 각종 사회문제나 GMO(유전자재조합식품)문제 등을 다룬 책도 전시가 된다.

요 며칠 밝맑도서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동물복지이다. 도서관에서는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과 홍성길고양이보호협회의 공동주관으로 작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일부 환경운동가들은 동물이 살기 좋은 세상에서는 결국 인간도 살기가 편하다는 지극히 당연한 명제 하나를 붙잡고 오랜 세월을 분투 중이다. 인간은 편리함과 명분 아래 공장식 축사를 짓고 동물을 대량 ‘생산’한다. 문제는 공장식 축산 방식이 알게 모르게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점이다.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전 세계의 신선한 물 4분의 1이 육류와 유제품 생산에 이용되고 있다. 게다가 전 세계 곡물의 3분의 1은 농장에서 키우는 동물의 먹이로 사용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지금 당장 공장식 축사를 모두 폐쇄할 수는 없다. 이와 관련해 임소영 홍성길고양이보호협회 대표는 “공장식 축산은 동물 복지 문제와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다”며 “어쩔 수 없이 육류를 섭취하더라도 그것이 환경에 적지 않은 영향 미친다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6일부터 오는 28일까지 밝맑도서관에서는 ‘사향 고양이의 눈물을 마시다’란 책이 전시되고 있다. 책이 전시 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임소영 홍성길고양이보호협회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홍성에 앉아서도 원하는 것을 다 취하고, 먹을 수 있고 쓸 수가 있다. 인간을 중심으로 취하는 선택들이 알고 보면 지구의 다른 곳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직접적으로 환경을 무너뜨리고 있고 동물들은 멸종 상태에 이르고 있다. 인간이 본의 아니게 동물들을 착취하고 학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리고 있는 책이 바로 ‘사향고양이의 눈물을 마시다’이다.”

임 대표는 또 “홍성과 같은 작은 지역에서도 동물 보호와 동물 복지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며 “동물복지와 관련된 활동을 널리 알려 좀 더 많은 사람들의 동참을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는 18일 오후 3시, 밝맑도서관에서는 ‘사향고양이의 눈물을 마시다’의 저자인 이형주씨의 북 콘서트가 열릴 예정이다.

기사제휴/오마이뉴스 이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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