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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남산 숲속의 터줏대감 홍단딱정벌레
<내포곤충학교·칼럼위원>

2013년 2014년 2년에 걸쳐 봄부터 가을까지 오전 정해진 시간에 홍성 남산과 용봉산에 올라 곤충을 채집한 적이 있다. 남산과 용봉산에 서식하고 있는 우리 고장의 대표적인 곤충의 종을 조사하여 표본으로 만들어 남산과 용봉산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우리고장의 대표적인 곤충의 종과 생김새를 안내하고 싶은 소박한 마음에서다.
아침마다 허름한 복장에 장화를 신고 한 손에는 비닐봉지 속에 큰 커피 컵, 호미, 포도주 등을 넣고 남산의 입구에서 시작하여 점점 높이 올라가면서 트랩을 설치하였다.
호미로 컵의 높이만큼 흙을 파고 컵을 묻은 후 포도주를 적당량 붓고 곤충이 포도주 속에 빠져 죽지 않도록 나무껍질을 컵 속에 넣어 주고 컵 위에는 붉은 색 끈으로 표식을 해 놓는 방식으로 채집을 진행하였다.
가끔 아는 분들이 무엇을 하느냐며 관심을 표하기도 하고 나이 먹은 사람이 하는 일 없이 곤충이나 채집하려 다닌다며 안타까이 바라보는 시선을 느끼기도 하면서 2년간 조사한 결과 남산의 숲 속에 서식하는 곤충 중 날지 못하고 다리로 이동하는 곤충 중에서 가장 큰 종이 홍단딱정벌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홍단딱정벌레 외에도 각종 먼지벌레와 송장벌레 등 크고 작은 곤충 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었지만 그 중에서 나는 홍단딱정벌레에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 관찰을 이어 갔다.
홍단딱정벌레의 몸길이는 30~45mm이며 몸은 흑색이나 등 쪽은 구릿빛 또는 짙은 구릿빛을 띠고 머리와 앞가슴등판은 거의 붉은빛을 하고 있으며. 딱지날개는 몸이 비하여 길고 표면은 약간 거칠지만 길이로 3줄의 깊은 구멍 모양의 점들이 있는데 이 점들은 금색 또는 금녹색이다. 홍단딱정벌레의 가운데와 뒷다리의 종아리마디가 안쪽으로 굽은 것도 특징이고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의 다리에 비하여 홍단딱정벌레의 다리고 길고 발목마디에 날카로운 가시 같은 돌기가 나 있어 이동할 때 거친 장애물을 헤치고 이동하는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먹이가 지렁이나 달팽이로 축축한 곳이면 어디든 흔하게 찾을 수 있는 먹이를 먹고 살기 때문에 뒷날개(속 날개)가 퇴화하여 날수가 없는 곤충이다. 뒷날개가 길어야 5mm 정도 밖에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앞날개(겉날개)를 펼칠 필요가 없어서 앞날개의 좌우가 딱 붙어 있다. 앞날개의 좌, 우를 분리시켜 보려고 했더니 날개의 중간이 깨져 버리고 말았다. 홍단딱정벌레의 겉날개는 죽을 때까지 한 번도 활짝 펼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딱 붙어버린 것이었다.
이렇게 뒷날개가 퇴화하여 날 수 없는 딱정벌레목 곤충에는 홍단딱정벌레 이외에도 멋쟁이딱정벌레, 고려딱정벌레, 우리딱정벌레, 애딱정벌레 등이 있는데 뒷날개가 좀 덜 퇴화된 딱정벌레는 겉날개의 좌, 우가 분리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렇게 날개가 퇴화되어 날지 못하는 딱정벌레는 멀리 살고 있는 사촌을 절대로 만날 수 없는 운영으로 태어난다. 날지를 못하므로 멀리 살고 있는 사촌들과는 절대로 만날 수 가 없기 때문에 홍단딱정벌레가 사는 좁은 지역에서만 특징적으로 발달하였다. 필자가 우리나라의 여러 곳에서 채집한 홍단딱정벌레의 겉날개 채색을 비교한 결과 지리산에서 채집한 종은 온 몸이 영롱한 녹색이어서 붉은 빛은 하나도 없었고 강원도에서 채집한 종은 붉은 색에 녹색이 섞여 있기도 하였다. 이런 결과는 날지 못하는 홍단딱정벌레가 각 서식지 별로 특징적으로 발달한 결과는 아닐까?
필자가 약 2년에 걸쳐 채집한 남산과 용봉산에 서식하고 있는 곤충표본과 지난 30여 년간 연구과정에서 확보한 표본들은 홍성군청 산림녹지과의 지원으로 남산 입구에 있는 남산 숲길 방문자 센터와 용봉산 수련원 입구 매표소 앞에 있는 전시실에서 전시하고 있다. 약 200상자의 다양한 모습으로 만들어진 표본을 건조표본과 돋보기로 확대하여 볼 수 있도록 전시하고 있으니 남산과 용봉산에 서식하고 있는 곤충들의 대표종과 그들의 모습에 관심을 가지신 독자 여러분들이 한 번 쯤 관심을 가지시고 둘러보시기를 기대해 본다.

박승규 칼럼위원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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