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개편, 충청출신 정종환-정진석 거취에도 관심

한나라당이 4·27 재·보선에서 참패함에 따라 대대적인 개각과 청와대 개편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대전·충남 출신 인사들의 거취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각 부처 장관과 청와대 수석급 이상 중 우리 지역 출신 인사는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과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청양 출신인 정종환 장관은 지난 2008년 2월 이명박 정부 출범과 동시에 입각, 대운하 및 4대강 사업 논란에도 나름의 추진력으로 최장수 장관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후폭풍과 전세난 등으로 경질론이 확산된 만큼 이번에는 교체될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이에 반해 대전이 고향인 진수희 장관은 지역적인 안배가 아닐뿐더러 지난 해 8·8 개각을 통해 입각해 교체 대상 명단에는 빠져 있다.
지난 해 7월 차출된 공주 출신 정 정무수석의 경우 차기 총선 출마가 유력한 소위 ‘출마조’로 분류돼, 사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지난 달 28일 회의에서 “총선 출마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5월 중에 (신변을) 정리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정 정무수석은 최근 <디트뉴스24>와의 통화에서 거취에 대한 질문에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자진사퇴 가능성을 사실상 부인했다.
홍문표 사장, 입각 가능성 ‘유력’ 점쳐
이런 가운데 홍성 출신인 홍문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후임으로 거론돼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장관의 경우 지역적인 안배가 적용됨에 따라 유 장관이 교체될 경우 홍 사장이 ‘충청 몫’으로 입각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홍문표 사장은 제17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현재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으로 있다. 홍 사장의 국회의원 당시 지역구는 당시 홍성·예산이다. 홍 사장은 지난 2004년 총선에서 충청과 호남을 통틀어 탄핵 풍을 견디고 한나라당 간판으로 유일하게 국회의원에 당선돼 ‘4전5기’의 역경 끝에 승리를 안았던 정치인이다. 여기에는 수십 년간 야당을 지켜 온 홍 사장의 정치인생을 높이 평가한 유권자들의 선택이 있었다.
아울러 홍 사장은 1988년 국회의장 정무수석 비서관 출신으로 20여년 동안 홍성지역을 기반으로 표밭을 다져왔으나 매번 고비를 넘지 못했었다. 당시 총선에서는 홍성이 예산과 통합되는 바람에 선거 막판까지 예산과의 소지역주의 갈등을 겪으면서도 당선됐다. 또한 당시에는 이회창 전 총재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던 게 사실이다.
이러한 연유에서 홍문표 사장에게 지난 2008년 제18대 총선은 한마디로 운명으로 다가왔다. 이회창 전 총재가 세 번째 도전한 대선에서 낙선하고 홍성·예산지역구에서 총선에 출마함으로써 홍 사장에게는 고민거리일 수밖에 없었다. 인간적인 도리를 좇아 이 전 총재를 따랐다면 홍 사장의 국회의원 당선은 확실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충청복심’인 홍 사장에게는 엄청난 정치적 모험일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당시 상황에서 홍 사장으로서는 인간적 도리를 따르느냐, 정당인으로서의 원칙을 지키느냐의 사이에서 깊은 고뇌가 뒤따를 수밖에 없었다. 결국 홍 사장은 국회의원 당선보다는 원칙과 소신을 선택했다. 홍 사장은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한나라당 충남도당 위원장과 제17대 대통령선거 한나라당선대위 농축산위원장,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 경제2분과 위원 등을 지내면서 이명박 정부 농어업분야의 청사진을 그렸다.
제18대 총선 당시 홍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으로서 지역발전에 앞장서겠다는 공약으로 유권자들에게 다가갔다. 현역 국회의원으로서 4년간의 의정활동 중에서 아직까지도 가장 큰 공적으로 평가받고 있는 ‘충남도청 홍성·예산 이전’과 관련 6000여억 원의 국가예산 지원내용을 골자로 하는 ‘충남도청이전특별법’을 통과시킨 것, 각종 농어업 및 농민·농촌 관련 입법 활동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결과적으로 홍문표 사장은 정치적 스승으로 불렸던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현 국회의원)가 당선되면서 낙선했다.
당시 현역이었던 홍문표 국회의원은 다음을 기약하며 깨끗이 승복했다. 그리고 그해 9월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으로 임명돼 지금까지 재직하면서 국회의원 시절보다 몇 배로 전국의 농어촌을 누비고 있으며, 고향인 홍성과 예산의 사업도 챙기고 있다는 평이다. 홍 사장은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으로서 ‘공기업 구조조정의 좋은 모델’로 만들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칭찬을 듣기도 했다. 또 전국의 농촌공사 사업장을 직접 찾아가는 현장 밀착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이래저래 이명박 대통령의 ‘충청 복심’이면서 ‘농어업분야 전문가’로 통하는 홍문표 사장의 농림식품부 장관 입각은 이번 개각과 맞물려 고향인 홍성과 홍성사람들에게는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오는 8일 유럽 순방 차 출국할 예정이어서 빠르면 6~7일, 5~7개 부처 장관에 대한 개각이 단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청와대 개편은 이달 중순 쯤 이뤄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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